제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2012년)
카이코우라의 캠핑장에서 자두를 따 먹다가
아랫니가 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자두 씨에 붙은 과육을 사탕 먹듯이
살살 발라먹으려고 했는디..
잘못해서 씨를 깨무는 바람에 아래쪽
앞니가 비딱하게 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캠핑장에는 잘 찾으면 보이는
자두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자두도 크고 맛이 있어서 여기서
엄청나게 자두를 먹었드랬습니다.^^
뉴질랜드의 치과는 땜빵 하나 떨어진 거
본드로 붙이는데도 100~150불씩 하는데,
감히 깨진 이빨을 때울 생각은 하지 못하고,
뉴질랜드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었죠.
그리고 도착한 한국에서
전 바로 치과를 찾았었죠.
한국의 의사는 제 깨진 앞니에
대해서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깨진 부분만 붙이는 것과 깨진 앞니를
약간 깎아내고 크라운을 씌우는 방법이 있는데,
깨진 부분만 붙이는 것은 10만원,
크라운을 할 경우는 40만원이다.”
“도대체 얼마나 깨진 이인데,
”크라운“까지 운운하누?”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별로 보기
좋은 사진은 아니지만 참고 사진 올립니다.^^;
아직 멀쩡한 이를 갈아내고
크라운 씌우는 건 마음에 안 내키는지라,
그냥 깨진 부분만 붙여달라고 했었습니다.
그때 의사는 이렇게 말을 했었죠.
“일단 원하시는 대로 깨진 부분만 붙여드리는데,
붙인 부분이 떨어져 나오면 크라운을
하시는 것이 나을꺼예요.”
의사 샘은 “크라운”을 추천합니다.
크라운이 가격이 훨씬 쎄니 말이죠.
그렇게 한국의 치과에서 붙였던 부분은
한 달도 되지 않아 떨어졌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었다면 다시 그 치과에 가서
의사 샘이 추천했던 “크라운”으로 했었겠죠.
하지만 전 그때 필리핀에 있었던지라,
필리핀 치과로 갔었죠.
그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아니라
필리핀에서 뉴질랜드로 날아가는 여정이라,
어쩔수 없이 필리핀의 치과를
가야만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필리핀 치과에서는 한국병원에서 처럼
“크라운”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깨진 부분을 때우라고 추천했습니다.
한국에서 붙였던 부분이 한 달도
안 되서 떨어져서 불안했죠.
“이거 붙이면 얼마 안 가서 또 떨어지지 않을까요?”
“내 환자 중에는 3년 전에 깨진 이를 붙였는데,
아직 다시 오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요? 일단 단단하게 붙여주세요.”
그렇게 필리핀에서 깨진 이를 다시 붙였습니다.
나이 지긋한 의사는 한 시간 동안
내 깨진 이만 바라보고 치료했죠.
그리고 전 한국 돈을 5만원 상당을
지불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붙여놓는 앞니는
1년 동안 무탈하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찾은 필리핀.
그 무렵에 제가 붙여 넣었던
부분이 떨어졌습니다.
마침 필리핀이고, 전에도 필리핀에서 때워
넣었었으니 다시 또 그 치과를 갔죠.
이번에도 치과 의사는 1시간 동안
제 이빨과 씨름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이미 한번 시술했던
이가 떨어져 나온 것이니
서비스 차원에서 반값만 받았죠.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었던 내 이는
이번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깨졌습니다.
사실은 깨진 것이 아니라 붙였던
부분이 또 떨어져 나간 거죠.^^;
이미 한국 의사가 한번 권했던
적이 있었으니 남편에게 말했었죠.
“남편, 이번에는 앞니를 갈아내고
크라운을 씌울까봐, 깨진 부분만 메우면
또 떨어질 까 걱정해야 하잖아.”
“일단 치과에 가서 보자.”
그렇게 남편은 마눌이 다니기 가까운 곳에
치과에 예약을 해 달라고 했건만..
자전거 타고 20분은 족히 가야하는
거리에 있는 치과에 예약을 했습니다.
다행이 그날이 남편의 휴무 날이라
부부가 나란히 치과에 출동했습니다.
(남편 차타고^^)
치과에 들어가서 일단 접수를 하는데,
남편이 날려주시는 멘트.
“가격은 상관없고, 지금 상태에서
가장 최선, 최상으로 해 주세요.”
저번에 대충 때워도 되는 어금니도
세라믹으로 때워서 거금 600유로를 냈었는데..
일단 남편은 의사 앞에서
“가격”운운하는 걸 무지 싫어합니다.
그렇게 의사를 만나서 다시 상담을 했습니다.
할 일없는 남편도 의사의 양해를 구하고
마눌이 치료받는 진료실까지 따라왔습니다.
남편이 일단 마눌의 상태를 물었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젤 좋은 방법인가요?”
“치아의 뿌리가 상한 것이 아니니
그냥 깨진 부분만 메우면 될 거 같은데요.”
이쯤 되니 크라운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마눌이 끼어듭니다.
“이를 조금 갈아내고 크라운을
씌우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크라운 한다고 멀쩡한 생니를
갈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그냥 깨진 부분만
메우는 것이 치아 상태에 최상입니다.“
“그럼 또 깨지지 않을까요?”
“깨진 부분을 메울 때 약간 안으로 둥글게
굴리면 이가 깨지는 일은 없을 거 같은데요.
지금 이가 깨진 이유도 때운 부분을
너무 수직으로 세워서 그런 거 같거든요.”
의사 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더 이상 우기면 안 되는 거죠.
그렇게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전 이번에도 필리핀처럼
1시간 넘게 치료 할 줄 알았었는데..
의사와 보조직원 둘이서 툭탁하더니만
20분도 안된 시간에 치료는 끝났습니다.
앞에 때운 재료가 레진은 될 텐데..
치과를 나오면서 돈도 내지 않았습니다.
“얼마냐?”고 하니 “그냥 가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동안 들어왔던
오스트리아의 치과에 대한 정보는..
(어금니)레진 같은 경우는 첫 번째는 무료로
해 주고 그 다음부터는 100유로정도씩 낸다.어금니를 때우는 경우도
저렴한 재료(환자가 돈을 안 내는)는
어두운색과 밝은 색 두 가지가 있다.
이 정도가 그동안 치과를
다녔던 친구에게 들은 정보였는데..
내 어금니를 때우러 갔을 때는
공짜 재료(아말감?)라는 건 듣지 못했고,
그냥 바로 “세라믹”처리가 되면서
600유로를 내야했었습니다.
하긴, 어떤 치과를 다니느냐가 중요한 거 같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이왕이면 환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안 가는 선에서 치료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비싼 재료만 권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치과도 있죠.
다행이 제가 이번에 가게 된 치과는
환자를 제대로 생각해주는 곳 같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때워 넣은
제 앞니는 여전히 안녕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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