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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걱정하는 아내의 건강

by 프라우지니 201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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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의 척추가 약간 우측으로 기울었다는 진단도 진단이지만 허리가 아프다고 궁시렁 거리는 마눌을 “그냥 무덤덤하게 보는가 부다..”했던 남편이 어느 날 저녁 무심하게 한마디를 했습니다.

 

“내 (사무용) 의자 내가 위(마눌이 공부하는 주방)로 올려 줄때니까 당신이 오늘 그거 한 번 써봐!  거기에 앉아서 허리가 편하다 싶으면 당신 공부할 때 앉는 의자 하나 사자!”

 

원래 “쇼핑가자”, “뭐 사러가자” 뭐 이런 돈 나가는 소리는 질색하는 인간형인 남편이 마눌의 허리가 걱정스럽기는 했던 모양입니다. 사러 가자고 말하는걸 보니 말이죠.^^

 

“낼(토욜) 아침에 IKEA이케아에 가서 아침도 먹고, 의자도 보자!“

 

이렇게 대충 계획은 잡았지만, 사실 주말은 저희부부가 유일하게 늘어지게 잘 수 있는 날인지라,

마눌이 제때에 일어나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계획이기도 합니다.^^;

 

좋은 의자에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도 기회지만, 일단은 허리가 아프고, 아픈 곳의 통증을 덜 느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은 것이 아픈 사람의 마음이죠!^^; 그래서 토요일 아침에 마눌은 벌떡 일어나서 자고 있는 남편의 이불을 휙~ 걷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나란히 일어나서 세수하고 이닦고 빈속으로 이케아로 갔습니다.^^

아침메뉴를 먹기 위해서 말이죠.^^

 

 

 

 

이케아의 아침 메뉴의 가격이 그동안 살며시 오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크로아티아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저희가 살던 그라츠에 들려서 지인의 집에서 하룻밤 자고 아침은 이케아에서 해결한 적이 있었습니다. 회원카드를 안 챙겨갔던지라..

 

“회원카드 없이는 1인당 2유로니 그냥 4유로 내지! (회원카드면 2명이 3유로)”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이때 이미 이케아 메뉴는 가격이 살며시 오른 상태인지라 회원카드 없이는 2.50유로, 회원카드가 있으면 2 유로더라고요. 일단 남편에게 “아침을 내가 산다!”고 큰소리를 치기는 했는데, 회원카드가 없다고 1유로를 더 내는 것은 알뜰한 아낙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지라..

 

계산대에 서 있는 할매께 부탁을 했습니다.

 

“어르신, 제가 회원카드를 잊고 안 가지고 왔거든요.

 어르신 계산하실 때 함께 하면 안 될까요?”

 

우리나라의 통신회원카드처럼 사용하면 “차감금액”이 있는 것이 아닌지라 어르신은 쉽게 “그렇게 하라” 고 하셨습니다.^^”

 

외국에서도 부탁하면 이렇게 소소한 일들은 별 거부감 없이 들어주신답니다.

당신에게 손해나는 일도 아니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들으실 수 있느니 말이죠.^^

 

부부가 나란히 앉아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의자를 보러 이케아 안의 매장으로 들어갔죠!

 

 

 

 

책상용 의자가 있는 코너에 가서 남편은 직원에게 허리에 좋은 것들을 권해달라고 합니다.

 

가격을 떠나서 제 허리에 무리가 없고, 제가 장시간 편하게 않아서 공부할 수 있는 의자를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우잉~ 짠돌이 남편의 무안한 아내 사랑이 보입니다. 가격에 떠나서라니 말이죠.^^)

 

 

 

 

이왕에 마눌의 허리건강을 위해서 사온 의자 마눌을 위해 조립 해 줬으면 좋았으려만..

 

“당신 의자니 당신이 조립해!”

 

말 한 마디하고는 사라져버린 남편!

사주고, 조립까지 해 줬으면 더 감동의 도가니탕 이였구먼...^^;

 

전에 공부할 때 쓰던 주방 식탁 의자와 남편이 새로 사준 사무용용 의자입니다.

앞으로는 제 허리가 쪼매 더 편할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허리의 통증까지 사라져주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그렇게 제 공부방(=주방)은 딱딱한 나무의자에서 허리가 편안한 의자로 탈바꿈했습니다.

전기방석까지 놓고 앉으니 궁디에서 허리까지 뜨끈한지라 저녁 공부가 편안합니다.

 

저는 이번에 마눌의 건강을 염려하는 남편을 봤습니다.

남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옆에 있어주는 마눌의 건강인거 같습니다.^^

 

아마도 저는 남편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인거 같습니다.^^

(아닌디.. 부모님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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