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건 해 먹어야 하는지라..
자주 린츠시내의 아시안마트를 갑니다.
린츠는 그라츠보다도 작은 도시라는데 도대체 뭐가 작은 것인지 원!
(오스트리아에서 젤 큰 도시 비엔나, 두 번째 그라츠, 세번째 린츠)
린츠는 시내도 시내를 오가는 사람들도 그라츠에 비하면 훨씬 더 큰 도시같이 느껴집니다.
특히나 그라츠 시내에는 딱 2개뿐인 아시안마트도 린츠시내에는 아주 많습니다.
중국인이 하는 것도 있고, 태국인이 하는 것도 있고, 베트남인이 하는 곳도 있고!
(제가 2012년 이후 그라츠 사정은 모릅니다. 지금은 다른 식품점이 생겼을라나요?)
재밌는 것은 같은 제품인데, 식품점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가격비교해서 조금 더 싼 곳을 이용하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격 비교편도 한번 포스팅 해 볼까 생각중인데, 이 정보는 린츠에 사는 분들에게만 해당이 되는지라 그냥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린츠시내의 많고 많은 식품점중에 저는 베트남인이 하는 곳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된장찌게를 끓이는 환상의 재료들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제가 된장찌개를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잘 먹지 않던 것 중에 하나였습니다. 식당에 가서 “순두부 먹을래? 된장 먹을래?”하면 “몸에 좋은 순두부 먹지“(된장도 좋은디?)하는 스타일이였습니다.
한국을 떠나서 사니 평소에 안 먹던 것들을 자주 먹게 되는거 같습니다. 입맛이 변한 것인지 아님 있을 때는 안 먹고 싶더니만, 없으니 먹고 싶은 것인지 아직도 그 답은 찾고 있는 중입니다.^^;
아니, 왜 된장찌개 환상적인 재료라면서 안 가르쳐주고 자꾸 딴소리 하냐구요?
제가 원래 조금 산만합니다. 이야기가 자꾸 삼천포가 가려고 하죠.^^;
자! 정신을 챙겨서 다시 집중 해 보겠습니다.^^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된장찌개 재료를 사러 간 것은 아니였습니다.
코딱지 만한 가게 안을 두어번 돌면서 가격을 확인 해 보니 된장이 엄청시리 쌌습니다.
몽고 된장 1.20유로!
도대체 수입가격은 얼마이길레 판매가가 1.20유로인 것인지 궁금하지만..
그것을 파헤치다가 가격이 올라갈 수 있으니 얼른 된장하나를 챙기시고..
사실은 미역을 사고 싶었는데, 그때는 미역이 없고, 중국산 다시마만 눈에 띄었습니다.
“다시마로 국물 맛을 내면 맛있지..”하면서 다시마도 구입!
사실 말린 표고버섯은 혹시나 잡채를 할까 싶은 마음에 샀던 것이였는디...
잡채 할 기회가 없어서리 다른 용도(된장찌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쪼맨한 새우 말린 것이야 말로 왜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가격도 별로 안 착해서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샀었는디..
정말로 된장찌개에 넣으려고 산 것인지..^^;
사실 된장찌개에 넣으려고 샀던 재료들은 아니였는데, 어느 날 볶음밥에 함께 먹을 국물을 끓이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재료들을 몽땅 넣었습니다. (제가 조금 그렇습니다. 일단 요리를 할 때 눈에 보이는 재료들을 몽땅 다 넣어서 하죠. 그래서 할 때마다 다른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된장찌개를 만드는 과정에서 국물을 내야하니 눈에 보이는 말린 버섯도 넣고, 말린 새우도 넣고, 눈에 보이길레 다시마도 두어쪽 넣고, 있는 야채들을 몽땅 집합시킨 후에 마지막에 된장을 풀었더니만..
“정말로 내가 끓인 것이 맞아?”하는 맛이 탄생했습니다.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한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맛이 없거든요.^^;
(그럼 하지를 말던가, 해 놓고 군소리는..^^;)
그럼에도 해 먹어야 하는 본인의 심정을 아시려는지..^^;
아시안마트에서 산 이 사총사는 정말로 아무 때나 해도 같은 맛이 납니다.
전에 없던 일이죠. 항상 같은 맛이 난다니!
전 이렇게 제 된장찌개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감자랑 여러 가지 야채를 넣어서 끓인 된장찌개는 남편의 단골 저녁메뉴입니다.^^
처음에는 흙이 씹히던 된장찌개였는데, 이제는 흙도 거의 안 씹히게 됐구요.
“아니, 왜 된장찌개에서 흙이 씹히냐구요?”
저도 처음에는 영문을 몰랐는데, 하나하나 재료를 확인하다 보니..
중국산 다시마는 씻지않고, 흙으로 다시를 해서 건조한 것인지, 중국산 다시마를 요리 전에 물에 담가놓으면 바닥에 흑이 흥건히 고이더라구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다시마를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위의 사총사를 넣고, 거기에 야채만 첨가해서 된장찌개를 마무리 합니다.
따로 소금을 넣지는 않고, 된장의 양으로 짠맛을 조절하죠!
한국식품점이 없어서 아시안마트를 기웃거리고, 거기에서 사 모은 재료들이 이렇게 생각지도 않는 훌륭한 요리로 탄생하는걸 보니, 한국식품점이 우리 도시에 없어서 아쉬운 점만 있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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