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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우리반 스캔들

by 프라우지니 201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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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Maiz의 이민여성들을 위한 강좌는 3월12일 종강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해 10월20일에 개강해서 3 개월을 넘어 4개월째로 달려가고 있는 현재까지 우리반 사람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 오늘은 우리반 사람들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을 살짝 아주 살짝 여러분께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읽으실 내용에 대해 전혀 사전 정보가 없으신 분들은 제 지난 포스팅을 읽으셔야할 거 같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만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431

Maiz, 내 동기들, 우리반 사람들

 

http://jinny1970.tistory.com/1461

나를 창피하게 만드는 내 동료들

 

http://jinny1970.tistory.com/1490

그녀들을 조심하세요.

 

그동안 저희반 사람들 사이에는 많은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네, 여자들만 있어서 그런지 서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습니다.

물론 내 뒤에서도 내 이야기들을 하겠죠.

 

 

 

오늘의 이야기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는 병원 실기실에서 실습중인 우리반 사람들입니다.

 

우리반 스캔들중에 가장 쇼핑한 사건은.. 우리 반 반장해도 될 만한 큰 목소리와 자기주장이 강한 시리아 아낙 라일라가 19살 하디에게 잘 봐 달라고 선물을 갖다 바친 사건입니다.

 

저도 가끔식 내가 안 쓰는 물건들을 우리반에 가져가서 나눠주기도 했었습니다.

단, 모든 사람 앞에서 내가 왜 그 사람에게 그 물건을 주는지 설명하면서 줬죠.

 

“라일라, 이건 아이라인 그리는 펜슬인데, 나는 안 쓰고, 우리반에서 아이라인 그리는 아낙은 너밖에 없으니 이건 너한테 딱인거 같아!”

 

 

“킨좀, 이 메니큐어랑 스티커는 나는 안 쓰는데, 너는 메니큐어 바르는 거 좋아하니..

너 가져!”

 

물론 속으로 “나도 메니큐어 있으면 바르는데..” 혹은 “나도 아이라인 있으면 그리는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밖으로는 표현을 안 하니 내 생각에 그 물건이 필요한 사람에게 줬었습니다.

 

 

아! 선물을 몰래 준적이 있기는 하네요.

크리스마스 선물을 수강생들 몰래 강사에게 준적이 있습니다.

 

어떤 걸 줬는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아주 저렴하고 작은 선물이였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483

내가 준비했던 재활용 선물

 

자! 어떻게 우리가 라일라가 하디에게 몰래줬다는 선물이야기를 알게 됐었냐구요? 선물을 주고받은 두 사람이 입을 딱 봉했더라면 몰랐을 뻔했지만, 선물을 챙긴 하디가 자랑스러웠나봅니다.

우리반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오늘 입고 온 이 옷! 라일라가 나한테 선물 한거다. 히히히히히히”

 

왜 라일라가 하디에게 선물을 했는지 대충 답은 나왔었습니다. 대화를 시작하면 전투적으로 싸우자고 덤비는 하디는 우리 반 전원에게 “주의해야 할 인물“인데, 라일라가 수업시간에 떠들다가 하디랑 싸움이 났었습니다. 강사가 앞에서 제발 수업을 하자고 사정해도 목소리 큰 두 사람이 한동안 서로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싸운 날이 있었는데..

 

그후 며칠도 지나지 않았는데, 라일라와 하디가 사이좋게 수업시간에 히히덕대고 있더라구요.

하디는 자기생각에 어긋나는 인물하고는 절대 다시 말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말이죠.

 

저는 처음부터 하디에게 찍힌지라 하디는 나랑 대화도 하지않고, 나에게서 필요한 정보가 있어도 자존심 때문에 묻지 않습니다. (덕분에 저는 하디랑 부딪힐 일이 없죠. 부딪혔으면 엄청 싸웠을텐데..)

 

제 성격이 조금 그렇습니다. 옆 사람이 제 맘에 안 들면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등등) 제가 다른 자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을 개조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개조 당하기 싫다면 옆 사람이 다른 자리로 가는 것이 최선이죠.^^; 별로 좋은 성격은 아닌데, “한번 아니다!” 라고 생각한 것은 끝까지 아닌 조금 고집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라일라와 하디가 싸운지 며칠 안되서 히히덕대는걸 보고는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냥 넘겼는데, 그 사이에 라일라가 하디에게 선물을 갖다 바쳤던 모양입니다. 잘 봐 달라고 말이죠. 뇌물을 받았으니 하디는 라일라에게 살갑게 대하고 친한척 하고 다했던 것이고 말이죠.

 

하디가 라일라한테 선물 받은 옷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현장에 저도 있었지만, 저는 라일라의 얼굴을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나중에 티키에게 들었습니다. 그 순간 라일라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고 말이죠. 알려지면 안되는 일이 알려졌으니 많이 당황했던 모양입니다.

 

라일라는 얼굴이 벌개진 사건이 있던 날로부터 며칠동안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얼굴이 다시 하애질 때까지 며칠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남친에게 쫓겨나서 갈 곳 없는 천사였던 아그네스는 전투적인 하디네 집에 얼마간 사나 싶더니만, 드디어 남자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디네 집에서 나와서 그 남친네 집에서 살고 있다고 말이죠. 그녀의 원했던 대로 “오스트리아 남자” (결혼해서 비자받고 오스트리아에서 살아야하니)를 만났다고 해서 “잘됐다!”고 축하까지 해줬는데...

 

나중에 마리아에게서 들었습니다.  아그네스가 새로 만난 오스트리아 남자는 그녀보다 2배 나이가 많은 아빠 또래의 아저씨라는 것을!

 

아그네스의 소원대로 “가을에 결혼”을 하게 될 지, 아님 늙은 오스트리아 아저씨가 딸 또래의 어린 여자아이와 잠시 연얘만 하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그네스가 제대로 된 사랑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오스트리아에 계속 머물 수 있는 조건(결혼 해 줄 오스트리아 사람)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잘 됐음 하는 마음이 드는 건 나에게는 그녀가 “지인”이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나에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던 티벳아가씨 돌마는 그동안 일이 잘돼서 직업교육에 들어갔습니다. 저와 같이 BFI 시험을 보고, 합격을 했지만, 노동청의 지원이 없어서 힘들거 같다고 절망했었는데, 복지부에서 “그동안 당신이 이곳에 머물면서 항상 뭐든지 열심히 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관계로.. 원래 이런 적은 없었는데.. 직업교육 받는 2년동안 한 달에 900유로씩 지원을 해 주겠다.” 고 해서 지금은 복지부의 지원으로 직업교육에 들어갔습니다.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한평생 하려는 직업으로는 아닌 거 같아서 제딴에는 조언을 했었습니다.

 

“정말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싶어? 나야 이미 나이가 있어서 일을 해도 10년 남짓이겠지만, 넌 아직 나이도 어린데, 요양보호사 일을 앞으로 40여년 할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너라면 다른 직업교육을 생각 해 볼 거 같은데..”

 

그래도 일단 직업교육을 받고나면 사회인으로 적지않는 월급을 받게 되니, 오스트리아에서 살아 가는데는 충분조건이 되지 싶습니다.

 

1월말에는 우리 반 전원이 1주일간 요양원 실습을 다녀왔습니다. 3월초에 또 다른 40시간의 실습이 기다리고 있지만, 저는 카리타스 직업교육이 시작하는 2월23일부터 카리타스로 가서 공부하게 되니, 종강 날인 3월12일에는 그들과 함께하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간들이였지만, 이제 끝이 보인다고 생각하니 참 아쉬운 것이 많습니다.

 

우리반 사람들 전원을 앞으로 만나게 될 일은 없지만,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열심히 살았음 좋겠다는 것이 이들을 먼저 떠나는 저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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