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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그녀의 맥도날드 아침메뉴,요거트

by 프라우지니 201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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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타스 개강일이 다가오니 제가 다니던 Maiz와 작별할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일단 나에게 작은 것이라도 주었던 사람들은 제가 떠나기 전에 뭐라도 주고 싶었습니다.

 

대부분은 주고 받는 사이가 아니였지만, 아프샤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맥도날드 아침메뉴를 가지고 와서 강사나 우리반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저도 두어번 얻어먹은거 같습니다.

 

 

 

 

과자류나 초코렛은 제가 안 먹는걸 아는 아프샤가 어느 날 내 앞에 내민 요거트!

 

아프샤는 벌써 몇 번 이 요거트를 가지고 와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걸 본적이 있어서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기에 씩 웃으면서 거절을 했습니다.

 

“아프샤, 나는 아침먹고 와서 아직 배가 안 고파! 다른 사람에게 나눠 줘!”

“아니야, 다른 사람들은 이미 한번씩 다 먹었거든, 이번에는 네 차례야!”

 

아프샤가 친한 사람들에게만 나눠주는 줄 알았는데..

나름 우리반 사람들의 순번을 정해놓고 차례대로 주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아프샤가 요거트를 가지고 와서 누군가를 지정하지 않으면 서로들 자기 달라고 손을 내미는 통에 전쟁 아닌 전쟁이 일어난답니다. 사람을 지정해서 그 사람에게 준 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만만하면 달라고 하지만, 저처럼 만만치 않고, 달라고 해도 안 주는걸 아는 경우는 조용하게 넘어가죠.

 

도대체 어떤 인물들이 남의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달라고 하는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490

그녀들을 조심하세요.

 

아프샤의 남편이 맥도날드에 근무한다는 건 알고 있었던지라..

 

“이것도 사려면 1유로 넘는데, 이걸 왜 우리한테 줘? 너희 아이들 간식으로 가져가게 주지!”

“남편이 맥도날드에서 하루에 6 유로 정도의 물건을 가지고 올 수 있데, 그 가격에 들고 올수 있는 중에 이 요거트가 가장 좋은 아이템이라 남편이 가지고 오는데, 우리 집에는 먹을 사람이 없어!”

 

그녀의 남편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한 달에 1200유로를 번다고 그녀에게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맥도날드에서 가지고 올수 있다는 6유로도 사실은 그녀 남편의 한끼 식사입니다.

맥도날드에서 먹는 대신에 6 유로어치를 집으로 챙겨서 가지고 오는거죠!

 

4인 가족이 1200유로면 그리 넉넉한 환경은 아닙니다. 아프샤가 들고 오는 이 요거트도 그리 싼 아이템은 아닌지라 그냥 그녀의 가족들이나 나눠먹었음..싶은데 그녀는 자주도 들고 왔습니다.

 

나에게는 요거트를 안줘도 된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지만, 그녀는 순번을 운운하면서 그후에 몇 번 더 제 앞에 요거트를 둔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 앞에서 맛있게 그 요거트를 먹었었습니다.

 

이제 제가 그녀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표시를 해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그녀는 무슬림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을 줄 아는 아낙이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는 성격인지라, 그녀에게 “무슬림”에 대해서 “무슬림 아낙”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물었고, “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묻고 했었거든요.

 

뭔 얘기여? 하시는 분들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466

무슬림아낙의 여러 모습

 

아프샤는 결혼하고 얼마 안 되서 돈 벌어 오겠다고 고향을 떠난 남편을 20년이나 기다린 끝에 오스트리아에서 자리 잡은 남편의 부름으로 오스트리아에 정착한 아낙입니다.

 

지금 38살이니 18살 때 떠난 남편을 20년 수절하면서 기다렸다는 이야기네요.

전 그 20년 동안 남편이 가끔씩 돈도 보내고 연락도 했었는줄 알았는데..

남편에게는 아무 연락이 없었고, 생활은 친정이 도움으로 했었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주변에서도 “니 남편 새 여자 만난 거 같으니, 너도 새 남자를 만나라!” 했다고 하더라구요. 말이 쉬워 20년이지 여자 혼자서 아이 둘 키우면서 산 그 세월이 절대 쉽지는 않았겠지요.

 

나보다 어리면서도 같이 이야기하다보면 언니같다는 느낌을 갖게 했던 아낙!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프샤에게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선물주머니를 열심히 뒤졌습니다.

 

아프샤는 머리 수건을 쓰는지라 귀걸이도 목걸이도 (착용했다고 한들)보이지 않으니..

어떤 선물을 줄까 생각하다가 찾아낸 아이템!

 

 

 

 

커다란 하얀색 스카프입니다. 무슬림 아낙에게는 정말 딱인 아이템이죠!^^

 

제가 아프샤를 만난 계절이 겨울인지라 항상 어두운 머리 수건만 봤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면 머리 수건의 색도 밝아질테니 그때쯤 사용하면 좋을거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스카프 선물은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줬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선물을 주는지도 자세히 설명을 했습니다.

 

“아프샤, 요거트 너무 고마웠어. 이건 그동안 고마웠다는 나의 작은 성의!”

 

아프샤가 갖다준 요거트는 우리반 사람들이 순번대로 먹었으니 한 두 번씩은 다 아프샤의 요거트를 얻어먹었죠. 처음에는 고마워 하더니, 그것이 몇 번 이어지니 고맙다는 인사보다는 “언제 요거트 가지고 올껀데?” 묻던 사람들! 지금까지 만나왔던 사람들과 너무도 다른 종류라 날 당황케 하던 사람들!

 

이제는 더 이상 볼일이 없을테니 추억속에서만 머물게 될 몇몇의 사람들!

생각지 못한 인연으로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사람들^^;

 

http://jinny1970.tistory.com/1517

내 오지랖이 찍은 내 발등

 

더 이상 Maiz 마이스 사람들을 못 본다니 몇몇은 그리울거 같습니다. 그중에 내동갑이면서 나랑 같은 취향을 가져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마리아가 제일 그리울거 같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주 만나고 싶지만 그녀도 오스트리아 중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면서 시간제 일을 한다고 하니 바쁠테고, 저 또한 풀타임으로 배우고, 실습하게될테니 시간이 되려는지..

 

마이스에 다닐때는 “앞으로 안 봤으면 좋겠다.”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리운 추억속의 한 인물로 남겠고, 그때쯤이면 거리에서 우연치않게 만나도 피하기보다는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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