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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잊었던 결혼 7주년 기념일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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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4일은 저희부부의 결혼 7주년 기념일이였습니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남편이 한번도 챙겨준 적이 없는 결혼기념일이기는 했지만, 이번 결혼기념일은 참으로 드라마틱하게 처절하게 보낸지라 여러분께만 살짝 공개합니다.^^;

 

결혼기념일을 기념해서 2007년 저희의 결혼사진을 한번 휘리릭~ 찾아봤습니다.

시부모님과 시누이, 결혼증인 2명과 신랑,신부가 참여한 아주 단촐한 결혼식이였네요.

 

결혼식 사진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봐 준비했습니다.^^

 

 

 

 

네^^ 결혼반지를 끼고 있는 사진입니다.

신랑,신부의 얼굴을 안 보시는 것이 눈 건강에 좋으실거 같아서 말이죠!^^

 

그렇게 저희는 2007년 7월4일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어찌 된일인지 해마다 결혼기념일을 챙긴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몇 번은 이 기간에 저희부부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였고, 그 외는 기념일에 선물 같은걸 챙기는 것에 관심이 없는 남편과 선물 챙겨서 받는데 무심한 마눌의 합작품인것도 같고 말이죠!

 

사실 2014년 7월4일은 정말로 딴(결혼기념일) 생각할 겨를없이 보낸 하루였습니다.

그 날이 “결혼기념일”이라는 것도 그 다음날 일기를 쓰면서 발견할 정도로 말이죠!

 

 

 

구글 지도에서 캡쳐했습니다.^^

 

저희는 이날 새벽5시 30분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저희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시댁인 Linz린츠!

저희가 전에 살던 곳은 2시간30분 거리에 있는 Graz그라츠!

 

2년간의 휴가를 마치고 다시 회사로 복귀해야하는 시점인 8월1일까지 남편은 근무할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 저희 부부의 현재 당면과제입니다.

 

3군데의 근무처중에 저희부부가 가고자 하는 곳은 저희가 몇 년을 살아온 그라츠!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에게 마눌도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날 오전 9시와 12시에 잡혀있는 인터뷰 때문에 저희는 새벽6시경에 린츠를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그라츠에 인터뷰시간에 거의 맞춰서 도착을 했죠!

 

남편이 인터뷰하는 3시간을 마눌은 회사의 주차장 차 옆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라츠에 간만에 왔는데,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마눌된 도리로서 남편이 최선을 다해서 인터뷰하고 있을 시간에 친구들과 히히덕거리면서 보낼 수는 없어서 말이죠!

 

그렇게 3시간 정도는 남편이 전에 함께 근무하던 부서의 상사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름휴가철도 맞물려있는지라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는 상태이고, 일도 없는 사무실에 출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같은 회사이지만 다른 계열의 근무도 불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3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남편은 또 다른 곳을 차를 달렸습니다.

 

같은 회사이기는 하지만, 남편이 하던 일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일을 한다는 곳!

왠 인터뷰 시간도 점심시간인 12시인지 원!

 

그렇게 12시 인터뷰에 들어간 남편은 아무래도 늦어질거 같은지, 마눌에게 전화를 해왔습니다.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늦어질거 같아.

당신이 주변에 가게가 있나 찾아보고 있으면 음료수랑 사서 점심 먹도록 해!”

 

인터뷰를 기다리는 긴장된 순간인데도 남편은 마눌의 끼니를 챙기는 군요.

(하긴 배고프면 헐크되는 마눌이니 끼니를 챙기는 것이 사랑받는 지름길이죠!^^)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마눌이 남편에게 대답을 했습니다.

 

“응, 수퍼마켓 찾으면 나도 먹을거 사고, 당신 것도 사가지고 올께!^^”

 

그렇게 남편이 인터뷰 보러간 회사의 주차장에서 차를 지키다가 차를 잠시 떠나 땡볕을 걸어서 가게를 찾아 나섰습니다. 산업공단인지 회사들만 줄지어 있는 거리를 걸어 30분 정도 나가니 차들이 다니는 큰 길이 나왔습니다.

 

큰 길을 나왔는데, 왜 수퍼마켓은 안 보이는 것인지..

 

그렇다고 “호텔(식당)”이라고 써있는 곳에 찾아가 혼자 식사를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남편또한 마눌과 마찬가지로 새벽 6시 이전에 먹은 아침이 전부인디..^^;

 

혼자서 식사를 하다가 시간이라도 늦게되면 인터뷰를 마친 남편이 땡볕에 마눌을 차옆에서 기다리게 되는 것인디.. 이런 일은 만들 수는 절대 없는 것이 마눌의 생각이였습니다.

 

결국 30분 걸어 나갔다가 다시 30분을 걸어서 회사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12시에 갔던 남편은 오후 4시쯤에 다시 나왔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와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라고 하네!”

 

만족스런 대답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는 대답입니다.^^

 

부부는 다시 린츠로 돌아오는 길에 수퍼마켓에 들려서야 간식거리를 샀습니다.

 

마눌은 오전 6시 이후로 오후 4시까지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했고, 덕분에 화장실에 갈 필요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인 회사 주차장에서 화장실을 가고 싶었다고 해도 큰일 아닌 큰일일뻔 했습니다. 벌건 대낮에 궁디를 까고 볼일을 보고 있는 중년의 아시아여성이 회사건물에서 목격 됐을테니 말이죠!^^;

 

부부는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수퍼마켓 주차장에서 해치우고 다시 린츠로 돌아오기 위해서 차를 달렸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전투적인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알았습니다.

 

남편은 인터뷰 7시간에 운전 5시간을 하고, 하루종일 커피 한 잔를 마셨고, 마눌은 인터뷰간 남편을 기다리며 하루종일 땡볕아래 차 옆에서 보냈던 그 날이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였다는 사실을!

 

제가 결혼기념일을 이리 쫄쫄 굶으면서 땡볕에서 보냈다고 해서 결코 투정하는건 아닙니다.

 

결혼기념일인 것을 미리 알았던들 달라질 것은 없었을 인터뷰 일정이였고, 마실 물이나 간식거리가 차에 있었다고 해도 화장실(볼일?)을 찾아서 허허벌판을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더 분주하고 치열하게 보냈을지도 몰랐을테니 말이죠!

 

결혼 7주년 기념일을 기억하지 못 할 정도로 저희부부는 치열하게 이 날을 살았었다는 것만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항상 옆에 있는 든든한 마눌로 이 날을 보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결혼하고 7년이 지나도록 변함없이 마눌을 사랑해주는 남편이 오늘은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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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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