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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새로운 시작과 익숙한 언어.

by 프라우지니 201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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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서 6년 연애하는 동안에도 저는 독일어의 시작인 ABCE(아베쎄데)를 전혀 몰랐습니다. 연애하는 동안 결혼을 전제로 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저에게 독일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전혀 주지 않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남자과 결혼 후에야 저의 독일어가 시작됐죠!

결혼하고 7년이지만 이래저래 계산해보면 제가 실제로 오스트리아에 산 시간은 4년이 조금 모자라는 시간입니다. 결혼해서 살아온 세월의 반은 오스트리아를 떠나서 산 까닭이죠.

 

오스트리아 생활 4년이 조금 안 되는 저의 독일어 실력은 중급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공식적인 인정하는 독일어 레벨은 6등급이 있습니다.

A1,A2,B1,B2,C1,C2

 

A(아) 1,2는 초급수준입니다.

이 수준을 지나면 버벅이기는 하지만 독일어로 대화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때쯤에는 독일어와 영어가 섞여서 아주 가관입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제가 결혼할 때만 해도 오스트리아 사람과 결혼한 후에 A2시험을 봐서 시험성적을 정해진 기관에 보내야 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과 결혼해서 살면서 최소한의 독일어 실력은 갖춰야한다고 법에서 정해놓은 시험인거죠!

 

B(베)1,2는 중급수준입니다.

B1 수준은 초급수준의 중급으로 오스트리아에서 비자나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봐야하는 수준의 시험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오스트리아에서 일상을 사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죠!

 

물론 일상대화정도입니다.

정치, 경제등의 조금 더 깊은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얘기죠!

 

B2 시험은 오스트리아에서 대학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 수준입니다.

물론 B2(중급)수준을 요구하는 대학교 있지만, C1(상급)을 요구하는 대학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오스트리아 대학에서 공부하려면 중 상급의 독일어실력이 되어야 가능 한거죠!

 

물론 입학 혹은 편입할 때 이정도의 실력을 요구하는 건 아니고, 학교를 다니면서 정해진 기간내에 시험을 봐서 학교에서 원하는 정도의 성적을 올려야합니다. 시험에 떨어질 경우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가 없다고 전에 유학생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 다시 제가 하고자 했던 얘기로 돌아와서...

제 독일어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말씀 드리다가 말았었죠?^^

 

2007년도에 결혼하고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저는 A2에 해당하는 시험을 봤습니다.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까지 봐야하는 시험인지라 쉽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절대 쉽지 않은 시험이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08년도에 B1 시험을 봤습니다.

물론 “좋은 성적”은 아니였지만 일단 합격은 했습니다.

 

지난 2008년도에 봤던 B1 독일어 시험이 제가 가지고 있는 공식적인 독일어 실력입니다.

“공식적인 독일어“ 실력이라 함은 제가 본 공식적인 시험이라는 얘기죠.

비자를 연장하는데 필요한 독일어 시험인지라 봐야만 했었죠.

 

그 후로 오랫동안에도 B2,C1 수준의 독일어 수업을 들었었지만, 공식적으로 시험을 본 것은 아닌지라 제가 마지막으로 봤던 B1 시험만이 제가 말할 수 있는 저의 독일어 레벨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B2 시험을 한번 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시험 응시료가 100유로(15만원)에서 조금 빠지는 금액인지라 심심해서 보기에는 조금 과한 금액입니다.

시험을 합격한다는 보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재 응시할 때 또 응시료를 내야하거든요.^^;

 

저와 함께 독일어 공부를 했었던 사람들이 독일어 레벨시험을 봤었습니다.

대부분은 B2시험을, 그중에 한 명은 C1 시험을 본다고 했었지만, 심심해서 보기에는 과한응시료 인지라 저는 응시하지 않았었습니다.

 

그 당시에 C1 시험을 보겠다고 했던 (외국인) 남자는 어느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는 젊은 선생(교수는 아니고)이였는데, 시험을 봐서 학교에 내야만 한다고 하더라구요.

 

함께 공부한 학생들은 “C1는 원어민 수준의 실력을 요구한다는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선생님까지 만류하고 나설 줄은 몰랐습니다.

 

“120유로(레벨에 따라서 응시료가 틀려집니다.)내고 시험에 떨어지면 억울하니까, 그냥 B2 시험을 보는 것이 어떻겠냐? 지난번에 C1에 응시했던 학생들이 다 떨어졌었다.

C1 정말로 어렵다.”

 

만류하는 선생님의 염려와는 달리 그 남자는 C1 시험에 당당하게 붙어서 학원을 떠났습니다.

 

저는 어디에 독일어 시험을 봐서 제출할 일이 없는 관계로 B1의 시험으로 머물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제 수준 역시 B1인거 같습니다. 2년이나 오스트리아를 떠나 있다가 왔으니 당연히 제 독일어실력도 떠나기 전보다 더 뒤떨어져 있을터이고, 일상이 아닌 대화를 할 상대가 없으니 더불어 제 실력 또한 그저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도죠!

 

이번에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길.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데, 언어는 이미 익숙한지라 공항에서 들리는 독일어가 친근하게 들렸습니다.

 

다른 나라에 있을 때는 영어에 따갈로그(필리핀언어)에 한국어까지 섞여서 정신없던 제 언어가 오스트리아 공항에 들어서니 "독일어" 로 채널로 자동 고정되는 모양인지 제 입에서는 자동으로 독일어가 나갑니다.^^

 

입국할 때 여권과 함께 오스트리아 비자를 함께 내밀어서 말 한마디 필요없이 통과했습니다.

비자가 있는 사람은 여권과 함께 제출해야 쓸데없는 대화없이 “무사통과”거든요.

 

짐을 카트에 싣고 관세지역을 통과하려는데, 오스트리아 세관직원이 절 잡습니다.

커다란 트렁크를 스캔하는 곳에 넣으라고 하더니만 기계를 작동시키더라구요.

언니한테 선물받았던 동그란 모양의 향수병이 모니터에 나타납니다.

 

“여기 동그란 것 뭐야? 혹시 수류탄 같은건 아니지?”
“동그란 병? 향수인디.. 언니한테 선물 받은 거야!”

“가방 안에 음식종류는 있남?”

“음식종류는 없는거 같은디.. 가방을 열어야 하남?”

“아니, 됐어. 그냥 가!”

 

영어로 대화를 했다면 관광객이라 분류가 됐겠지만, 독일어를 하니 오스트리아에 사는 외국인으로 분류가 된 모양인지 트렁크를 열 필요없이 통과했습니다.

 

 

 

그렇게 오스트리아에 입국해서 인터넷으로 노동청에 실업신고를 하고, 노동청에 상담을 받으러 갔었습니다. 그리고 며칠후 “실업수당”이 나온다는 안내가 이멜로 왔는데, 인터넷으로 접수한 날짜와 실업수당이 나온 날짜가 2주정도 차이가 납니다.

 

14일이나 실업수당이 안 나오면 억울한거죠!

당장에 노동청에 이멜을 보냈습니다.

 

독일어는 대화하는 말과 글로 쓰는 말이 조금 다른지라 이건 남편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이멜로 보내는 글은 조금 더 격식을 갖춰서 써야하거든요.

 

남편에게서 얻은 약간의 도움으로 저는 저의 권리(실업등록을 한날부터 실업수당을 받아야 하는..^^)를 찾았습니다. 저의 항의메일이 접수되고, 그 다음날 바로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시작 일을 정정하는 이멜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제게 불이익이 오는 건 따질 수 있을 만큼의 독일어실력은 된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곳에 사는 것이 더 수월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서 뿌듯해하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말 못해서 당하는 불이익은 없게 되겠죠!^^

 

2년이나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온 오스트리아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언어만큼은 새롭게 시작할 필요없어서 좋은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 독일어에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독일어로 일상을 살 수 있으니 그래도 나름 편안하나 새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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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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