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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64-노숙중 맞은 한밤중 날벼락

by 프라우지니 201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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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피터네 농장을 구경하고 나와서 저희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지금 이 아낙이 무슨 얘기를 하는겨?" 생각되시는 분만 아래를 클릭해주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311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63-신나는 3시간의 사슴농장 투어

 

피터가 한마디만 했더라도 피터네 마당에서 하룻밤 머물 생각이였지만...

 

아무 말도 안하는데, 먼저 “저희가 마당에서 하룻밤 머물려도 되나요?”할 수는 없는지라..

그냥 길을 나섰습니다.

 

잠은 마당에 차를 세우고 차안에서 잔다고 쳐도 화장실은 집안에 있는 걸 이용해야 하니 서로에게 불편하게 되고, 주인이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저희부부를 초대해줘야 저희도 불편하나마 머물 수 있지만 주인이 허락을 안 하면 그것도 불가능 한거죠!

 

남편은 피터네 집을 떠나면서 이미 걱정을 시작했습니다.

 

“어디에서 잠을 자지?”

달리는 내내 걱정을 늘어지게 합니다.

 

잠자리를 걱정하는 남편과는 달리 마눌은 걱정이 없습니다.

 

“달리다가 어두어지면 아무데서나 차 세우고 자면 되지 뭔 걱정을 해!”

 

 

 

달리다가 저희가 발견한 잠자리는 도로옆의 주차가 가능한 쉼터였습니다.

 

도로에서 안쪽으로 들어가서 있는 공터의 가장 자리에 잡았습니다.

(너무 안쪽에 주차를 하면, 무슨 일이 생겨서 빨리 이동해야 할 경우 힘들거든요.)

 

저희가 잠자리를 잡고 조금 지나니.. 우리가 세운 차 근처에 또 다른 차가 자리를 잡습니다.

오늘 저녁은 저희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또 다른 여행자)가 있다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뉴질랜드 5월의 날씨는 해가 일찍 지는 관계로 저녁6시가 되면 이미 어두어지고,

노숙을 할 경우 7시면 밖이 이미 깜깜해져서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된답니다.

 

그날 저녁 10시경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밝아지길레 저희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저희가 있는 쪽으로 차가 달려오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차가 온다고 벌떡 일어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도 없으니...^^

만약에 경우 남편은 운전석으로 날아가서 바로 출발해야 하니 말이죠!

(저희는 지금 허허벌판에 주차를 해놓고 자려고 하는 “노숙”이니 말이죠!^^;)

 

저희가 나란히 차안에 앉아서 달려온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쯤,

갑자기 그 차가 서더니 (자기네) 차를 두드리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합니다.

 

“get up 일어나~” “get up 일어나~” “get up 일어나~”

 

이런 저런 곳에서 노숙을 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인지라 조금 겁이 났습니다.

 

이미 10시가 넘은 깜깜한 한밤인지라..

“술 먹고 집으로 가는 길에 술주정 한번 한 건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토요일로 넘어가는 주말이니 말이죠!

 

무지하게 시끄럽게 한동안 소란을 피우던 차의 사람들은 조금 후에 사라지고, 10 여분 정도는 그 인간들이 다시 올까 싶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지만, 안 오길래 안심하고 다시 잠자리로 들었습니다.^^

 

두 시간쯤이 지나고 자정쯤의 시간!

저희가 누워있는 차안 주변이 다시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차가 오고 있다는 얘기인거죠!

 

불을 밝히면서 달려온 차가 우리 차 주변에서 서더니 우리 차쪽으로 뭔가를 던지고 또 소리를 지릅니다.

 

“get up 일어나” “get up일어나” “get up일어나~”

 

아까보다 훨씬 더 소란스럽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도 켰다 껐다를 반복하고..

뭔가를 우리 차 쪽으로 던져대고..

 

이미 일어나서 차 안에 나란히 앉아있던 남편에게 마눌이 한마디 했습니다.

 

“커튼 밖을 내다보고, 여차하면 이곳은 떠야하니 빨리 운전석으로 앉을 준비를 해!”

 

남편은 오히려 마눌에게 짜증을 내면서 한마디 합니다.

 

“조용히 해, 밖에 사람들이 있잖아!”

 

 

"뭐시여? 밖에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는 안에 짱 박혀서 밖을 보지 말자고?"

 

이것이 더 위험 한건지 모르는 모양입니다.

밖의 상황을 확인 안 하고 차 안에만 있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남편은 밖의 술 취한 사람들이 다 떠나갈 때까지 그 상태 그대로 마눌의 말을 무시하고 "꼼짝마라" 상태로 앉아있었습니다. 그 시간 내내 마눌은 남편을 째려보고 있었고 말이죠! ^^;

소란을 피우던 인간들이 사라질 때 까지 말이죠!^^;

 

아까 소란을 피우면서 가던 길은 술집을 가는 중이였고, 지금 소란을 피우면서 가는 길은 집이였을까요?

 

저희부부를 공포에 떨게 했던 사람들이 사라진 후!!!

남편이 갑자기 서둘러서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뭐하는 겨? 아까는 밖의 상황 좀 보라고 했더니 커튼 뒤에 숨어있더니만..

그 인간들 떠난 지금은 어디를 가겠다는 것이여? 이제 갔으니 우리도 자야지."

"아니야, 또 올지 모르니 얼른 이곳을 벗어나자고!

와서 뭘 던졌는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자다가 차가 망가질 수도 있겠어."

 

그렇죠! 남편은 차의 안전을 우려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지극한 차 사랑은 차종과 우리가 머물고 있는 위치 불문입니다.^^;

 

 

 

 

저희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 저희가 주차한 곳을 빠져나와서 다시 달렸습니다.

저희가 날을 밝을 때까지 머물 곳으로 고른 곳은 퀸즈타운이 마주 보이는 킹스턴의 호숫가!

 

호수가 바로 보이는 곳은 "프리덤캠핑 금지지역"이고, 걸렸을 경우 벌금 200불짜리입니다.

벌금을 내야하는 곳에서 머물다가 걸린다면.. 하룻밤 숙박비로 200불을 내야한다니..

 

"여보세요? 여기서 자다가 걸리면 벌금 200불짜리야! 왜 하필 여기서 머물려고 해?"

"여기는 최소한 안전하잖아. 그리고 그 사람들이 병이라도 던져서 차가 망가지면 200불로는 어림도 없어. 그냥 200불내고 차가 안전한 것이 훨씬 더 저렴한 방법이야."

호수변의 나무마다 "No Freedom Camping 노숙금지"하고 쓰여 있는 Lake Wakatipu 와카티푸 호숫가의 가로등 밑에서 저희는 그날 밤을 보냈습니다.

 

그 다음날, 마눌은 남편에게 풀리지 않는 문제를 따졌습니다.

 

"엊저녁에는 둘 다 제정신이 아니여서 내가 그냥 덮었는데..  

 어제 같은 상황일 때 어떻해야해?

 

당신처럼 커튼 뒤에 숨어서 밖의 상황이 하나도 안 보이는 상태로 있어야해?

아님 당신 마눌이 말했던 대로 커튼 뒤의 상황을 후딱 확인한 후에 운전석에 빨리 가서 달릴 준비를 해야 해?"

"...."

"말을 해보라고! 어제 당신 마눌이 한 말이 틀렸었어?"

"......   아니."
"근디 왜 마눌이 빨리 운전석에 앉아서 달릴 준비 하라고 하니 "조용히 해"라고 했어?"

"...."

"당신처럼 밖의 상황을 모른 상태로 있다가 그 사람들이 정말로 우리 차를 망가뜨렸다고 해도 그 사람들을 하나도 못 본 상태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었어."

"...."

"다음에 같은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행동해야해?"

"당신이 말한 대로 해야지."

 

남편이 대답은 이렇게 했지만, 다음에 같은 상황이 생긴다고 해도 남편은 커튼 뒤에 숨어 있을거 같습니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노숙금지"지역에서 자다가 걸려서 벌금 200불내는 것이 어제 저희부부가 느낀 공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으려나요?

 

저희가 노숙하다가 느꼈던 한밤중의 공포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남았습니다.

아무데서나 "노숙"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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