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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27-낚시도 하고 캠핑도 하고!

by 프라우지니 201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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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서 낚시를 하는 낚시꾼인 남편을 자주 노숙(캠핑)을 하게 됩니다.

 

그 옆을 지키고 있는 마눌도 예외 없이 이 노숙에 참여해야 하는 거죠!^^

 

강 옆에서 노숙을 하게 되면..

 

낚시의 황금시간이라고 불리는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의 시간을 낚시에 집중 할 수 있고!

 

홀리데이파크(캠핑장)을 찾아서 달려야 하는 기름 값을 줄여주고!

 

노숙과 동시에 하룻밤 숙박비가 절약이 되는 금전적인 이득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멋진 풍경 에서 하루를 마감하고, 새 날을 맞습니다.

 

 

 

(KIWI MAPS에서 발췌)

 

지금 저희부부는 또 다른 막다른 골목에 있습니다.

 

Taieri Ferry Road 타이에리 페리 로드!

 

지금은 한적하고 인적도 드물어진 외딴곳이 되어버렸지만..

예전에는 타이에리강에 페리도 다니던 전성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너무 먼 옛날의 얘기인지라 별로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말이죠!

 

1850년대에 더니든과 이곳으로 짐들을 싣고 오가는 페리들의 전성기였고,

이곳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업소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에리 강어귀까지 이어지는 Taieri Millennium Track 타이에리 밀레니엄 트랙의 출발지일 뿐입니다.

 

 

 

 

 

테이에리 페리 로드의 막다른 곳!

 

강 옆에는 예전에 매표소였던 것으로 보이는 빈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가 이곳에 도착 했을 때는 낚시꾼 한명만이 있었습니다.

 

더니든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온 낚시꾼은 꽤 오랜 시간 낚시를 했지만 원하는 것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잡은 것은 옆에서 구경하던 마눌에게 주고 갔습니다.

 

 

 

 

마눌은 얼떨결에 받은 물고기를 옆에 두고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둘이서 먹기에는 조금 작기는 한데..

일단 남편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죠!

 

“먹을 껴? 미끼로 쓸껴?”

 

마눌이 선물로 받은 이놈의 이름은 Perch 퍼치라고 합니다.

 

사전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perch 〖어류〗농어류의 식용 담수어

 

 

 

 

퍼치와 함께 이날 미끼로 당첨된 것이 또 있었습니다.

 

이때쯤에 잡히는 송어는 배에 알을 한가득 품고 있답니다.

가을은  산란기거든요.

 

송어 알은 먹어도 되는데, 남편은 송어 알을 낚시미끼로 사용했습니다.

 

“내가 안 먹는 것은 마눌도 먹으며 안 된다!”

 

남편은 마눌이 다른 문화에서 왔다는 것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자기와 똑같은 식습관을 가진 아낙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이 송어 알은 남편한테 사정해서 내가 따로 통에 담아놨던 것인데..

(나중에 찌개 같은거 끓이려고..^^)

남편이 “조금만..조금만..”하면서 다 써버렸습니다.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였던거 같습니다.

마눌이 송어 알을 먹게 두기는 싫었을테니 말이죠!^^;

 

 

 

 

남편은 마눌의 낚시대에 미끼를 달아서 마눌에게 주고 다시 사라집니다.

남편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낚시를 하는 관계로 이동을 해야 하니 말이죠!

 

낚싯대 앞에 두고 앉아있는 마눌은 낚싯대에 걸리는 고기에는 관심이 없고,

강에 내려앉은 구름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날입니다.

 

강에 내려앉은 구름을 쳐다보는 것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렇게 날은 저물었습니다.

 

뉴질랜드 강의 특징은..

 

강의 상류로 갈수록 강물이 더 많고, 고기도 더 잘 잡히는데,

하류 쪽으로 이동 할수록 강물도 적어지고, 고기도 없는 거 같습니다.

 

낚시꾼들이 하류에만 몰려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낚시꾼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쉽게 고기를 잡거든요.

 

날도 저물고, 오가는 사람도 없고..

제일 중요한 “No Camping"(노숙금지) 사인도 없으니..

 

오늘의 숙박지는 이곳으로 결정됐습니다.^^

 

 

 

 

 

남편은 이 멋진 풍경이 어두워서 안 보일 때까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타이에리강의 상류 쪽에서 이미 세 마리의 송어를 잡은지라 더 이상 잡을 필요는 없었지만,

강 앞에서 낚시꾼의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낚시인지라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낸 거죠!

 

처음에는 무섭게만 느껴지던 노숙이 이제는 만만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눌의 눈치를 슬슬 보며“노..숙...할까?”하던 남편이었고,

“노”자만 들어도 눈꼬리를 올리던 마눌 이였는데..

 

이제는 마눌이 먼저 말을 합니다.

 

“여기 풍경 좋다! 인적도 별로 없으니 노숙하기 왔다네!”

 

그런 마눌이 남편은 고마운 모양입니다.

 

고맙다고 말을 하냐구요?

부부가 꼭 그런 말을 해야만 아나요.

 

남편의 얼굴에서, 하는 행동에서 고마움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자기가 하는 낚시를 좋아라하는 마눌은 아니지만, 마눌 나름대로 하는 배려를 남편도 느끼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저희는 치고받는(말로^^) 치열한 전투 속에 사랑하며 여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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