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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02-운 좋은 낚시꾼, 운 없는 낚시꾼

by 프라우지니 201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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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타키 강어귀의 하루가 밝았습니다.

 

낚시꾼들은 출근하듯이 아침을 챙겨먹고 다들 강어귀로 출발합니다.

 

도로가 끝나는 곳까지는 차를 가지고 갈수 있지만, 멀지 않는 거리라 그냥 걸어갑니다.

 

 

 

 

캠핑장에서 강어귀까지는 30여분 걸리는데..

산책하기에는 딱 좋은 시간이라 마눌도 남편이 강어귀 가는 길에 함께 했습니다.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캠핑장을 나와서 길을 따라 우측으로 쭉~ 갑니다.

 

자갈해변이 나오면 자갈길을 따라서 강어귀로 가면 됩니다.

 

사진속의 강어귀는 서로 가까워 보이는데..

이것은 파도가 어떻게 자갈을 옮겨놓느냐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모양이 바뀝니다.

 

 

 

 

 

마음 급한 남편은 얼른 강어귀로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고, 산책삼아서 나온 마눌은 천천히 뒤를 따라갑니다.

 

강어귀 쪽에는 미리 나온 사람들(대부분의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와이타키 강어귀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어르신들이라 하루종일 낚시하지 못 하시고, 밀물 시간때에 맞춰서 두어시간 있다가 가시곤 하십니다. 다른 강어귀들은 힘 좋은 아저씨들이 하루 종일 있기도 하거든요.

 

아마추어 낚시꾼인 남편에게는 이렇게 적당히 낚시하고 어르신들이 가신다음에야 맘에 드는 자리를 골라가면서 낚시할 수가 있죠!

 

 

 

 

 

강어귀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중입니다.

 

바다쪽으로 낚시대를 던지는 사람들은 강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준비중인 연어를 노립니다.

 

이미 강 안쪽으로 들어온 연어보다는 아직 바다에서 시간을 기다리는 연어가 더 확률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와이타키 강어귀에서 잡히는 연어는 예전에 비해서 확 줄어들어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년 오시던 어르신들이 발길을 끊으시는건 아니죠!

 

그나마 이곳의 연어를 잡는 강어귀치고는 나름 여유도 있는 곳이거든요.

다른 강어귀들은 정말로 치열하답니다.

 

강 안쪽으로는 이미 자리를 잡으신 어르신들이 의자까지 갖다놓으시고 앉으셔서 연어를 기다리십니다. 물살이 쎈 곳이라 낚시대를 던져서 감는 것도 꽤 힘이 든데..

 

여든이 넘으셔서 손을 조금씩 떠시는 할배 한분을 캠핑장 주방에서 만났었습니다.

 

할매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신 분이셔서 끼니때마다 냉동제품을 하나씩 전자렌지에 데워서 드시는 분이셨는데, 거동도 자유롭지 못하시고, 손까지 떠시면서도 연어낚시 오신거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연어낚시의 매력이 뭐길래????

 

 

 

 

 

마눌이 강어귀의 이곳저곳을 봐가면서 어르신들을 관찰하고 있는 동안에..

 

여기 운없는 낚시꾼 등장했습니다.^^;

 

기분좋게 와서 낚시대를 바다에 던진 후에 다시 감았을 뿐인데...

멀쩡했던 낚시대는 두 동강이 났습니다.

 

마눌을 불러서 부러진 낚시대를 보여주는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워쩌! 낚시대를 큰걸(서프 캐스팅-바다용)로 가져와야 하남?”

(아니죠! 이걸로는 강어귀의 연어낚시를 제대로 할 수가 없죠!)

 

“그냥 돌아가야지 뭐! 낚시점에 가서 교환이 가능한지 물어보고..”

 

그렇게 운없는 낚시꾼의 하루는 일찍 끝이 났습니다.^^;

 

 

 

 

자! 여기 운 좋은 낚시꾼 등장했습니다.

 

연어낚시라는 것이 몇사람이 나란히 낚시를 해도 한사람만 연어는 잡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어낚시를 “로또당첨”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십명이 서서 낚시를 해도 한두 사람만 잡을 수 있으니 말이죠!

(그나마 로또에 비해서 확률이 높은건가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라 서서 낚시하는 것이 쪼매 버거우신지..

의자에 앉으셔서 낚시대를 던지십니다.

 

(사실 낚시대 던졌다가 감는 것도 저에게는 버거웠습니다.

몇 번 하고나니 지치던데..어찌 그걸 두어시간씩 하시는지 싶습니다.)

 

오늘 운 좋은 낚시꾼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자! 낚시대에 뭔가 걸린 듯 합니다.

 

그렇게 뭔가 걸린듯한 신호가 잡히면 주변에서 낚시하던 사람들은 모두 “동작그만”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잡힌 것을 해변으로 끌어 올릴 때까지 말이죠!

 

연어는 때에 따라서는 해변에 올라올 때까지 몇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옆사람들에게는 이 시간동안이 “재밌는 볼거리”가 되고 말이죠!

 

 

 

 

 

자! 할배가 잡으신 연어가 드디어 해변으로 올라왔습니다.

 

보기에는 별로 안 커보이지만 보통 어른 허벅지정도의 넓이를 자랑하는 크기입니다.

 

“얼른 회로 쳐서 먹으면 맛있겠다..”싶지만..

 

연어를 잡았다고 해서 당장에 낚시를 때려치우고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잡은 연어는 잘 모셔두고 다시 낚시를 시작하죠!

 

아마도 정해진 시간동안은 있다가 가시는 듯 합니다.

 

아! 옆에 두 어르신들은 할매가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부부가 함께 낚시를 취미로 갖고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 연어를 잡으신 할배댁은 완전경사 난 집이 됐지만...

낚시대 해 잡수신(?) 우리 집은 초상난 집이 됐습니다.

 

고개 숙이고 가는 남편 뒤를 따르는 마눌도 오늘은 우울합니다.

 

“왜 낚시대는 그렇게 해 먹어서 ...”

 

뒤에서 궁시렁 거리면서 따라가지만..

해 먹고 싶어서 해 먹은 낚시대는 사실 아닌거죠!

 

운없는 낚시꾼의 짧은 하루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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