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외식을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외식이라고 해서 근사한 식당에 가야하는 건 아니구요.
길거리 음식도 좋아하고 잘 먹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거리에서 만나는 음식도 맛있는 것이 꽤 됩니다.
떡볶이, 오뎅, 순대등은 기본이고, 엄청나게 다양한 것들을 거리에서 맛볼 수가 있죠!
사실 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젤 그리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다양한 거리음식입니다.
저렴하고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 할 수도 있고,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한!
반면에 남편은 외식은 별로 안하는 스타일입니다.
시댁 분위기도 외식을 그리 즐기는 것 같지 않고 말이죠!
정원에서 재배한 유기농 야채와 과일, 수퍼에서 산 신선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집에서 요리를 해서 드십니다.
제가 시집와서 시부모님이랑 한 외식을 손꼽아보라고 한다면..
크로아티아로 해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5일정도 휴가를 가는데..
휴가 가서도 매일 해 먹다가 휴가 마지막 날이 되면 레스토랑을 갑니다.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비싼 곳도 아니고, 먹어봤자 음료 포함해서 1인당 10유로(15,000원)도 안드는 저렴한 레스토랑에 가서 두어번 식사를 했습니다.
(사실 비싼 메뉴도 있지만, 저렴한 메뉴를 고르게 되는거죠!^^;)
아! 오스트리아에서도 근사한 레스토랑을 간적이 딱 한번 있기는 합니다.
저희 결혼식 때!
(결혼식도 시부모님없이 증인 2명만 불러다가 조용히 하려고 했던 남편입니다.
"그래도 당신이 장남인디,부모님 없이 결혼한걸 나중에 시부모님이 아시면 섭섭하실텐데..
시간이 안되시면 어쩔수없지만, 일단 결혼한다고 알려드리라." 는 마눌의 조언덕에 시댁식구들만 참석한 결혼이였습니다.)
시청에서 결혼식 끝나고 시부모님, 시누이, 저희부부와 증인2명, 모두 7명이 식사를 했었는데..
나중에 시엄니가 계산 하시는 거 보니 200유로정도 내시더라구요.
저희 결혼식이라고 부모님이 식사를 쏘셨습니다.
(에궁 그러고 보니 전 시부모님 예단도 안 해준 며느리군요!
예단뿐이 아니라 혼수용품도 하나도 안 해서 시집 왔습니다.
정말 몸뚱이 하나에 20kg짜리 여행가방만 달랑들고 시집온 며느리네요.
결혼식때 입은 원피스도 신발도, 결혼반지도 모두 남편이 구입했습니다.
연하남편이랑 결혼하면서 한 푼도 안 들이고 결혼했으니 대박이였네요.^^)
어찌 오늘도 얘기가 쪼매 이상한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아무튼 남편과 살면서 레스토랑을 가는 것이 무지하게 드물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거죠!
그랬는데..
안디가 송별회를 하자고 합니다.
그것도 레스토랑에서 말이죠!
하지만 아시죠?
서양사회에서는 “같이 밥 먹자”가 한국하고 다르답니다.
한국에서는 먼저 전화해서 “밥 먹자!”하는 사람이 대부분 밥을 사죠!
하지만 외국에서는 “밥 먹자!”는 의미는 그대로 “밥 먹자”입니다.
먼저 전화했다고 해서 “밥 먹자(=내가 살께!)는 아닌 거죠!
오아마루를 많이 와 봐서..
어디에 무료 인터넷이 가능한 도서관이 있고,
어디에 수퍼가 있고, 어디에 도미노 피자가 있는지는 잘 알지만..
이 동네에 괜찮은 레스토랑은 잘 모르는 거죠!
레스토랑을 이용해봐야 어디가 괜찮은지 알텐데 그런 적이 없어서리..^^;
오며가며 눈에 많이 띄었던 레스토랑 중에 하나인 Fat Sallys 팻 샐리스를 골랐습니다.
얼마나 뚱뚱하길레 Fat(뚱뚱이) 샐리 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이 집의 주인장인 뚱뚱한 샐리는 식당 안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정말 뚱뚱하고, 정말 벽에 걸린 그림과 똑같이 생겨서 놀랐습니다.
무지하게 뚱뚱한데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이였습니다.
일단은 식당에 왔으니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했습니다.
열악한 경제력을 가진 남편을 배려해서 메인메뉴중에 젤 저렴한 쪽으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아시죠? 저희는 (남편이) 저금 해 놓은 돈을 빼먹으면서 2년 여행 중인거...^^;
타이 비프 샐러드!
소고기에 태국양념을 무친 샐러드?
그중에 젤 착한 가격인 19,50달러입니다.
처음 본 메뉴이고, 처음 먹어본 맛인디..
생각보다는 꽤 훌륭했습니다.
샐러드위에 소고기의 양도 꽤 됐고 말이죠!^^
우리나라 불고기를 이렇게 샐러드로 둔갑시켜도 맛있을 거 같기는 했지만 말이죠!^^
남편도 예외없이 가격표 중에 저렴한 쪽의 메뉴를 골랐습니다.
스테이크 샌드위치 20,50달러
거기에 6불짜리 맥주 한 병이 추가됐군요!
샌드위치라고 해서 고기는 쪼매만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스테이크도 크고 훌륭했습니다.
돈 잘 벌고 짧은 휴가 온 안디는 주머니사정 상관없이 아무거나 고를 수 있는 거죠!^^
안디는 30불정도하는 램 스테이크를 골랐습니다.
거기에 9불에 해당하는 고급 맥주도 추가로 마셨습니다.
메뉴가 나올 때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마눌의 행동을 남편은 질색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오는 식당이 아니니 이것도 기념으로 남겨야 하는 거죠!^^
여행 중에 하루 세끼 뭘 먹었는지 사진으로 찍어두는 것도 좋은 기념이 된답니다.^^
아! “팻 샐리스”에서 먹은 메뉴는 훌륭했습니다.
오아마루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이 곳은 남편과 나중에 한번 더 가고 싶은 곳입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이제는 계산할 시간!
계산서를 확인하던 안디가 남편과 뭐라고 하더니 돈을 냅니다.
나중에 남편한테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안디가 남편에게 줄 돈이 조금 있었는데, 안디가 식대를 지불하는 걸로 퉁 쳤다는..
안디가 남편에게 줘야할 돈이 우리부부의 식대 반 정도의 금액이였나 봅니다.
결론적으로 마눌은 안디가 사준 저녁을 먹었습니다.^^
부른 배를 안고 레스토랑을 나오면서 본 문 앞의 풍경입니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다보면 이런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수퍼마켓 앞에도 이렇게 장화를 벗어놓고, 맨발로 수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장화는 못 신고 들어가게 하나?”
궁금하지 않으세요? 다른 신은 되는데 왜 장화만?
장화는 대부분 가축을 키우는 농부들이 착용하는 신발입니다.
농장 안에 양떵,소떵들 사이를 이 장화를 신고 누비는 거죠!
장화이다 보니 떵을 밟았다고 해도 상관이 없고 말이죠!
떵묻은 신발을 신고 아무 영업집이나 들어가면 온 동네 떵천지 될테니,
대부분의 영업집에서는 장화는 문 앞에 벗고 들어오라는 안내가 있답니다.
이렇게 저희는 안디와의 송별회 만찬을 즐겼습니다.
캠핑장으로 돌아온 후에 남편과 안디는 여러 종류의 뉴질랜드 맥주를 마시면서 둘만의 오붓한(?)시간을 보내면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답니다.^^
제가 쓰기 시작한 ”길 위의 여행기“가 이번으로써 500회가 됐습니다.^^
앞으로 써야하는 양으로 봐서는 1000회를 넘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조금 되기도 합니다만, 그만큼 여러분께 뉴질랜드의 이곳 저곳을 자세히 보여드리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문화등을 여러분께 알린다는 마음으로 쓰다보니 써야하는 분량이 늘어나는거 같기도 합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덕에 여기까지 온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써서 “길 위의 생활기”를 끝 마칠수 있게 여러분의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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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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