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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08-와이카키 강에서 만난 불친절한 키위 낚시꾼 할배

by 프라우지니 201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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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젤 우선으로 꼽는것이 키위(뉴질랜드 사람)들의 친절입니다.

 

어찌보면 한국의 인정 같기도 하고(속 정이 묻어나는)!

어찌보면 서양인의 전형적인 친절 같기도 하고( 겉으로만 보여 지는)!

 

어찌 정의를 내릴 수가 없지만, 키위들이 정말 친절하기는 합니다.

 

낚시꾼인 남편을 따라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온갖 종류의 키위 낚시꾼들!

 

외모, 나이, 인종(백인 혹은 마오리),직업에 상관없이 일관된 것이 있다면..

바로 친절입니다.

 

남편의 질문 한마디에 두 마디의 답변이 돌아오고..

 

때에 따라서는 무지하게 푸짐한 정보도 얻을 때가 있고!

때에 따라서는 공짜로 낚시 미끼들을 선물 받기도 하고!

 

일반인을 잘 모르는 지역사람들만 알고 있는 낚시꾼 출입로의 위치도 알려줍니다.

 

 

 

 

 

이제 Kurrow를 떠나서 Waitaki와이타키 강어귀로 이동하는 길입니다.

 

와이타키강옆에 나란히 난 길을 따라서 달리면서..

지역주민이 알려주신 낚시꾼 출입로도 확인하고, 낚시도 할 예정입니다.

 

남편의 이번 프로젝트에 무지하게 중요한 정보가 “낚시꾼 출입로”거든요.

 

가능하면 그곳을 통해서 강으로 진입하면서 길의 상태나 강의 위치, 잡히는 고기류까지도 가능하면 작성하려는 것이 남편의 일인지라..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물론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 주는 일도 아닙니다. 혼자 좋다고 하는 일이니..^^;)

 

 

 

 

현지인만 알고 있는 이번 낚시꾼 출입로는 농장을 지나서 가야 한답니다.

 

마눌은 질색하는 곳 중에 하나입니다.

양이라면 배설물의 크기라도 작은디.. 소는 그 크기도 큰지라..

피해서 걷는 일도 비위가 조금 상하는 일이거든요.

(도시에서 태어나서 계속 쭉~ 살아서 그렇답니다.^^;)

 

일단은 게이트 앞에 차를 세우고, 길을 쭉 따라서 낚시꾼 출입로를 걸어가는디..

 

멀리에 있던 소들이 일제히 저희가 걷고 있는 쪽으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저희부부의 뒤로 전 농장에 있던 소들이 전부 따라오는 겁니다.

(한 50여마리 됐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빨리 걸어. 소들이 계속 따라와!”

“뛰면 소들이 놀라서 안돼! 그냥 천천히 계속 걸어야해!”

“그러다가 소들이 와서 뒷발로 차면 어쩌누?”

(마눌은 걱정이 늘어지는 형의 아낙입니다^^;)

 

결국 저희부부는 1킬로미터(더 되는거 같기도 합니다.) 정도되는 농장 길을 걸은 후에 얼른 게이트에 문을 잠갔습니다.

 

 

 

 

사진을 보이는 게이트는 와이타키 강쪽의 게이트입니다.

 

이 게이트를 통과해서 한참을 걸어가면 반대쪽에 도로쪽 게이트가 있고, 차가 있습니다.

저 게이트 뒤로 지금은 흩어져있는 모든 소들이 다 왔던거죠!

 

남편이 낚시하는 동안에도 마눌은 사실 떨고 있었습니다.

 

“남편, 우리 갈 때에 그 소들이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면 어떻하지?”

 

마눌의 걱정과는 달리 돌아가는 길에는 몇 마리 소들이 배웅을 받았습니다.^^

(위 사진은 돌아가는 길에 찍은 겁니다.^^)

 

물론 다른 소들이 우리를 보고 또 따라올까봐 가능하면 조용하고 신속하게 걸었습니다.

 

 

 

 

소들을 뚫고 와이타키 강까지 열심히 걸어간 저희부부와는 달리..

보통은 도로옆 게이트를 열고 차를 안으로 들여놓은 후에, 농장을 통과한 후에 다시 게이트를 열고 농장을 탈출합니다.

 

 차를 가지고 두 번에 게이트를 통과하면 와이타키 강바로옆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거죠! (물론 사유지입니다.)

 

남편은 차도 아끼지만, 처음 가는 길인데..

중간에 도로가 이상해서 차가 못 나올 상황이 되면 안 되니..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해서 열심히 걸어서 강까지 가는 거죠!

 

와이타키강은 어디에서 봐도 그 규모가 참 거대합니다.

물도 맑고, 크기도 크지만 고기가 많이 사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와이타키 강으로 작은 냇물이 들어오는 곳에서 키위 낚시꾼 할배 2분을 만났습니다.

 

한분은 남편처럼 루어(가짜 물고기모양의 미끼)낚시를 하시는 분이였고..

다른 한분은 플라이낚시를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남편이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 플라이낚시죠!

 

플라이낚시를 하신다는 키위 할배한테 남편이 여쭤봤습니다.

 

“어르신, 플라이 낚시하시는데 옆에서 잠시 구경해도 될까요?”

 

보통 이런 질문이 가면..

 

“그려, 내 낚시실력이 별로 신통하지는 않지만.. 보고 싶으면 봐!”

이런 대답이 나옵니다. 친철한 키위들이니 말이죠!

 

근디.. 이 할배는 무지하게 독특하십니다.

 

남편의 질문을 봤자마자 남편을 한번 획 돌아보시더니만..

 

“안돼!”

 

헉^^; 남편도 놀라고 마눌도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는디..

얼굴에 선크림으로 팩을 하신 할배는 안 된다고 하시네요.

 

그 할배옆에 계시던 할배가 웃으면서 말씀하십니다.

 

“저 영감은 원래 저렇게 괘팍해!”

 

하시면서 남편옆에 와서 지금 있는 장소에서 낚시할 때 조심해야 하는 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세찬 물살이 자꾸 땅을 깍아 먹어서 제방의 너무 밖에서 낚시를 하다가는 어느 순간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로 휩쓸려갈 수 있고, 한번 휩쓸리면 절대 못 빠져나오니 조심하라는 젤 중요한 당부를 하셨습니다.

 

남편이 이 할배랑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마눌은 괘팍한 할배를 관찰했습니다.

 

서양인중에서 얼굴에 선크림을 팩 바르듯이 바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할배도 그런 분 중에 한 분이시고..

한손에 지팡이를 집으시고, 몸의 한쪽이 불편하신 걸로 봐서는..

얼마 전에 뇌출혈이 있으셨던 모양입니다.

 

한손으로 지팡이를 잡고 한손으로 플라이낚시를 하시려면 몸의 균형 잡기도 쉽지 않으실텐데.. 불편한 몸으로라도 낚시를 하시고픈 마음에 일단 강으로 나오시기는 하신거 같습니다.

 

그날 할배들보다 먼저 그 자리를 뜨면서 마눌이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아까 그 할배가 안 된다고 했다고 서운했던 건 아니지? 그 할배 건강하신 분이 아니시더라.

한손에 지팡이 집고, 한손으로 플라이 낚시 휘두르시는 그런 불균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시지 않으셨나봐..“

남편이 표정으로 말을 합니다.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야?”

“몰랐어? 그 괘팍하신 할배! 몸의 한쪽이 불편한 상태셨어.”

사람 관찰을 잘하는 마눌에게는 한눈에 들어온 상황인데, 남편은 잘 몰랐던 모양입니다.

 

키위들은 다 친절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서 가끔씩 불친절한 키위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왜 저 사람만 저렇게 불 친절한거야!”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만났던 친절한 키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는 기회를 삼는것도 좋은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길 위에 사는데 도움을 주신 많은 키위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_ _(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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