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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384- 비오는 날의 캠핑장 풍경

by 프라우지니 201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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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머물고 있는 Bannockburn배녹번에 비가 내립니다.

 

별로 할 일없는 저희 부부는 비가 오나, 해가 뜨나 별다른 일과가 없는지라..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먼산에 구름이 내려와 앉아있고, 비는 하루종일 억세게 내리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합니다.

사실 어제부터 비가 계속  심하게 오기는 했습니다.

 

차 안에서 잠을 자는 저희부부와 더불어서 캐빈에서 자는 체코 커플.

일반 승용차보가 길이가 약간 긴 스테이션왜건이라고 불리는 차안에서 자는 일본아낙들(아츠코,미사토)까지 별로 느끼지 못했을 뿐이죠!

 

캠핑장 가족중에 유일하게 텐트에서 생활하던 키위,아르헨티나(조엘,라우라) 커플의 텐트가 홀라당 젖는 바람에 안에 있던 슬리핑백까지 완전 젖었다고 투덜댑니다.

 

“워째? 침낭까지 젖었으면 잠자기 힘들겠네.. 어디 방이라고 알아봐야 되는겨?”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인지라 쪼매 걱정이 되기는 했습니다.

 

“식당 소파에서 자면 안 될까?”

 

나름 아이디어라고 내놓기는 했는데, 관리인 아줌마가 괘팍한지라..

절대 안 된다고 라우라가 손을 내졌습니다.

 

“안돼! 평소에는 살살거리면서 잘 웃다가..

뭔가 부탁하는거 같으면 얼마나 차가운 얼굴로 쳐다보는데..“

 

마눌이 좋아하는 비오는 날씨가 다른사람에게는 집을 잃은 천재지변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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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플은 관리인 아저씨의 배려로 마침 비어있던 캐빈에서 하룻밤을 잤다고 합니다.

부부인데도 안과 밖이 전혀 다른 관리인 내외분입니다.

 

 

 

 

 

 

 

오전중에는 비가 그치더니만..

오후부터는 비가 내려서 일하러 갔던 사람들이 중간에 돌아왔었는데,

저녁이 되니 또 비가 그치는 모양입니다.

 

구름 속을 누비는 석양이 참 멋들어집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식당에 모여서 하루 일을 얘기했습니다.

 

조엘,라우라 커플은 25km를 달려서 일하러 갔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45분 일하고 돌아와야 했다고 합니다.

 

“와! 완전 기름값 날린거네.. 어떻해!”

 

체코커플도 아침에 일하러 갔었는데..

중간에 비가 하도 억수같이 오는 바람에 2시간만 일하고 돌아와야 했다고 합니다.

 

“날씨가 안 좋으면 오지 말라고 말을 하던가..

자기네 기름 값 안 든다고 배려를 안 한다니깐..”

 

나름 불만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외국인이여서 그런지 성실 하나로 밀어붙이는거 같습니다.

 

 

여기서 잠시 키위와 외국인의 일하는 태도에 대해서 알 수가 있었습니다.

 

키위는 조엘은 45분 일하고 돌아온 날 이후로는..

날씨가 조금 꾸물거리면 전화도 안 하고 그냥 출근을 안 합니다.

 

이런 태도의 키위는 같은 키위라고 해도 농장쪽에서 별로 환영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물론 모든 키위가 이렇게 불성실하게 일하지는 않겠죠!)

 

키위인 조엘이 왜 외국인들(워킹 홀리데이 워커)이나 하는 농장 일을 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단기간에 돈을 만들기에는 이만한 직업이 없거든!  라우라네 부모님이 다음 달에 이곳에 오시는데, 가지고 있는 돈이 없어서 일단 돈을 만들려고 이곳에 왔어.”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에 워킹 홀리데이로 왔던 라우라는 키위 조엘을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조엘이 제대로 된 직업이 없었나봅니다.

 

그래서 부부가 같이 계절별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농장 일을 해서 돈을 버는거죠!

젊을때는 괜찮으나, 나이가 들면 이것도 못 할거 같습니다.^^;

 

반면에 외국인인 체코커플은 농장측에서

“내일은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하니 출근하지 마시오.”하지 않는 이상은 일단 출근을 합니다.

 

영어는 약간 버벅대지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변함없이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합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난다고, 저녁 9시면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하루 종일 포도밭에 서서 잎따는 것이 생각보다는 고된 노동이라고 합니다.

 

(제가 말씀 드렸나요?

포도가 햇볕을 더 받게 하려고 포도송이 주변의 잎을 다 따낸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비자로 와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일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는 관계로..

이 체코커플은 처음 취직된 포도농장에서 6개월 꾸준히 일한다음에,

나머지 6개월은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제 3주만 일을 더 하면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서 여행하기 힘들텐데...”

 

마눌이 살짝 걱정을 해 보지만..

그들의 조건이 그런 것은 어쩔수가 없는 거죠!

 

한 겨울에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으니, 더운 여름날 일하고, 추울때 고생스럽겠지만,

벌어놓은 돈으로 여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이였을테니..

 

 

 

 

 

비가 온 날의 하루는 그렇게 하루를 마감합니다.

 

남편은 여전히 노트북 앞에 앉아서 간간이 TV에 눈을 주고..

조엘과 라우라는 항상 그렇듯이 저녁내내 TV앞 소파에 앉아서 왠만한 프로그램은 다 시청하고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사진의 우측으로 조엘이 보이고, 좌측이 슬리퍼는 라우라 것인데,뒤에 앉아서 안 나왔네요)

 

이날은 어디선가 등장한 중국인 청년이 주방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등 보이고 앉아있는 인물입니다.)

 

저희부부의 차 바로 앞에 차를 대는 바람에 마눌을 뒤로 넘어가게 만들었던 청년!

 

“뭐야? 우리 차 바로 앞에 차를 대고 자겠다는 얘기야?

해도 너무 하는거 아니야? 주차장도 아니고..

다른 넓은 자리 놔두고 하필이면 왜 우리 차 바로 코앞이냐고???“

 

마눌이 이런 마음이였던지라.. 곱지 않는 눈으로 쳐다봤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어디서 일하는지 물어볼 만도 했는데..

그렇게 이 중국인청년은 캠핑장 가족들의 냉대(?)을 한 이틀 받는가 싶더니만..

다시는 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냉대”라기보다는 새로온 사람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없는지 묻지를 않습니다.

새로 온 사람이 알아서 말도 걸고 적응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새로운 환경에서는 항상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먼저 친한 척을 해야만..

인간관계의 형성이 시작된답니다.^^

(어째 오늘은 마무리가 영~이상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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