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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380-캠핑장옆 배나무 집 아저씨

by 프라우지니 201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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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하루 종일을 노트북 앞에 앉아있어도 꼼짝도 안하고 잘 견딥니다.

하지만, 마눌은 한 두시간을 고비로 또 다른 일을 찾아서 열심히 돌아다닌답니다.

 

지금 저희가 머물고 있는 곳은 크롬웰 옆마을 Bannockburn배녹번.

 

볼 것도 갈 곳도 별로 없는 쪼맨한 마을입니다.

 

간다고 말도없이 사라졌던 마눌이 갑자기 남편을 부르면서 달려옵니다.

 

“남편, 남편, 이것봐! 배야 배! 많지?”

 

 

 

 

 

갑자기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아온 배를 대야에 담아서 남편에게 보여줍니다.

 

“이거 남의 배나무에 달린 거 따온 건 아니지?”

(그랬다가는 소송이 걸릴수도 있겠죠?^^;)

 

“뭐시여? 마눌을 뭘로 보고? 이거 내가 얻어온 거거든..”

“달라고 했지?”

“아니야! 달란 말을 절대 안 했어.”

“근디..어떻게 배를 얻어와? 그냥 가져가래?”

“아니, 배나무에 배가 무지하게 많이 달렸네요.” 했지!

 

아저씨가..

“며칠있으면 다 떨어져서 버려야 하니 먹고 싶은 만큼 따 가요!”

“그냥 바닥에 떨어진 배 몇 개 주어 갈게요.^^”

“아니야. 떨어진것을 왜? 그냥 따 가!”

 

하시면서 아저씨는 잘 익은 놈으로 배를 마구 따셨습니다.

 

마눌도 주머니에 가져갔던 비닐봉투를 주머니에서 낼름 꺼내서 따주신 걸 담아왔죠!^^

그렇게 얻어와 놓고는 혼자서 자랑스럽고 대견한 모양입니다.^^

 

 

 

 

 

사실 이때는 배가 제철이였습니다.

 

제철이라고는 하나 뉴질랜드 경제의 특징상 싼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철과일인 배의 가격은 kg당 5불입니다.

 

참 눈나오게 겁나는 가격입니다.

제철인데 5불이면, 제철이 아니면 도대체 얼마를 내라는 애기인지...^^;

 

kg당 5불하는 배를 3kg도 넘게 얻어왔으니 마눌이 혼자서 신날만도 했죠.

 

거기에 마당에서 자란 배니 따로 농야같은것도 쳤을리 없고, 완전 유기농인거죠!

 

 

 

 

 

마눌에게 배를 나누어 주신 아저씨네 배나무에는 정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배가 많이 달려있었습니다.

 

“어차피 며칠 있으면 다 떨어질테니까, 와서 많이 따 가!”

뉴질랜드의 인심은 대부분 이렇게 훌륭하답니다.^^

물론 인심 사나운 키위들도 가끔씩 만나기는 하지만 말이죠!

 

 

캠핑장에 영구거주민으로 사시는 러시아 아줌마가 나중에 말씀 해주시기를..

“그 배집 아저씨가 괘팍해서 말 안하고 따 가면 무지하게 성질낸다.

항상 물어보고 따 와야 해!”

 

괘팍 안 해도 내 것을 묻지 않고 따 가면 나도 성질낼거 같습니다.^^

 

한국에서 자라서 “나주 배” 처럼 둥그렇고 물이 많이 나는 배만 먹어온 마눌은 사실 윌리엄배 라고도 불리는 조롱박 형태의 배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먹을 기회가 많이 없었다는 것이 맞겠네요.

 

이번기회에 우리나라의 둥그런 배와 조롱박형의 배가 어떻게 다른지를 아주 잘 알게됐습니다.

 

조롱박 배는 익을수록 단맛이 우러납니다.

설익은 상태는 과질도 딱딱하고, 맛도 없지만,

일단 익고나면 과질도 부르러워지고, 단맛이 기가 막힙니다.

 

물론 나시배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배도 맛이 끝내주지만,

우리나라 배는 물도 많고, 단맛이 나는 아삭아삭한 맛이라면..

 

조롱박 배는 익으면 아삭거리는 맛은 없지만,

부드러운 과질과 더불어 단맛이 우러나 우리나라 배 맛 못지 않는 맛을 선사한답니다.

 

오늘은 어찌 얻어온 서양배로 서양배 맛의 예찬론을 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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