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탈조선을 꿈꾸면서 살아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을 조선이라고 칭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물론 예전에 "조선"이었던것은 맞지만 이제는 남한,북한, 대한민국이라고 부르죠.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얕잡을 때 쓰는 말이 조센징인데,

한국인이 스스로 한국을 “조선”이라고 하다니!

 

한국을 탈출하고 싶다면..

“탈조선”보다는 그냥 “탈한국“이 더 맞는 표현이 아닐는지!

 

아무튼 한 아낙의 생각이니 딴지 걸지는 마시라~

 

한국을 탈출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말하죠.

“내 나라, 내 문화 속에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 할 수도 있습니다.

“너는 한국을 떠나서 사니 그런 말을 하는 거라고! 이곳에서 살아보라고!”

 

그러면 해외에 사는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외국에서 똥 빠지게 2~3개의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것처럼 살면 한국에서도 성공한다고!”

 

저도 해외에 사는 1인으로서 한국인은 한국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인종차별 속에 10년 넘게 살면서 깨닫게 된 결론이죠.

 

한국인은 한국을 떠나서 살게 되면, 자주 겪게 되는 것이 “인종차별”이죠.

 

가끔 유튜브에 “내가 겪은 인종차별”이런 영상들이 자주 올라오던데,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나라 사람들은 “불친절”로 보이는 일도,

나는 외국인이니 내가 느끼는 건 “인종차별‘이죠.

 

가끔은 내가 외국인이라서 당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그 사람이 원래 모두에게 불친절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외국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단, 백인(외국인)은 예외로 치고 말이죠.

 

나는 외국인이니 상대방이 나에게 불친절하다면 내가 느끼는 건 “인종차별”

나는 외국인이니 상대방이 나를 싫어해도 “인종차별”

 

이래저래 인종차별과는 뗄 내야 뗄 수 없는 것이 외국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입니다.

 

얼마 전에 나에게 불친절하게 한마디 했던 직원의 말 한마디.

“K할배가 너 싫어하니까 앞으로 K할배한테 가지마!”

 

무슨 말이래? 하시는 분은 아래 글을 읽으셔야 할 듯..

http://jinny1970.tistory.com/3078

참 내 맘에 안 드는 그녀

 

그 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K할배가 외국인인 나를 싫어할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놓고 말하는 직원들은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대답을 했습니다.

“몰랐어? K할배 외국인 싫어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A도 대놓고 싫은 티를 내고, 이번에 들어온 견습생 D도 외국인이라고 싫어하잖아.”

 

말을 돌려서 이야기 하는 직원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K할배 성질낼 때는 다 가라고 하잖아...외국인을 조금 안 좋아하기는 하지.”

 

K할배는 파킨슨 치매를 앓고 계셔서 시시때때로 공격적이 되시고, 그때는 모든 직원의 접근을 꺼려하시죠. 그때는 가급적 옆에 안 가는 것이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외국인들을 싫어하시는 건 몰랐습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racism/ 에서 캡처

 

요양원에 계신 분들 중 대부분은 전쟁세대.

히틀러가 주장했던 것이 “순수혈통의 게르만 민족”이었죠. 외국인들이 자꾸 들어와서 벌레처럼 번식을 할수록 순수혈통이 줄어든다는 교육을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나치들이 유태인만 가스실로 보낸 걸로 알려 졌지만...

실제로 그때 유태인만 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소수자들이나 장애인들도 게르만의 수치라고 수용소로 보냈고,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있던 엄청난 수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병원에 3주 이상 입원하면 다 수용소로 보내버렸죠.

병원의 침대는 나치군대들을 위해 비워놔야 한다면서 말이죠.

 

이건 오스트리아에 있는 한 수용소 견학때 그곳에서 보고 들은 설명입니다.

실제로 그곳의 가스실도 들어가 봤습니다.

 

독일이 전쟁에 지면서 히틀러는 자살을 했지만, 그런 교육은 계속 이어졌지 싶습니다.

 

그러니 지금 80대 노인이라고 해도 아직 정신 속에 “버러지 같은 외국인“일수 있다는 이야기죠.

 

여러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내가 찾은 결론은...

"K할배는 외국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정말 몰랐습니다.

 

내가 웃으면서 지나가면 같이 웃어주시고, 내가 경례를 하면 거기에 답을 해주시고..

어떤 날은 나보다 나를 먼저 발견하시고 손을 들어서 인사를 해 오시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하긴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니 제가 몰랐을 수도 있지 싶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일본인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지 않죠. 겉으로는 생긋 웃으면서 친절한데 속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절대 알 수 없는 민족 중에 하나입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racism/에서 캡처

 

근무를 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꽤 있었습니다.

 

90대의 치매 할매 한분.

자신에게 친절한 직원은 당신 손으로 볼을 어루만지시려고 합니다.

 

하. 지. 만

직원들은 어르신들이 자신의 몸에 손대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대부분은 당신의 배설물을 마사지를 하시는 실력이라 그 손에 엄청나게 많은 세균들이 잠자고 있을수도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 하죠.

 

내 볼을 만지려고 하시면 얼른 얼굴을 돌리지만 “당신의 지금 기분이 좋으신가보다.”하죠.

그렇게 금방 좋은 감정을 드러내는 할매가 순간적으로 눈빛이 변합니다.

 

날 경멸하는 듯도 하고, 무시하는 듯도 한 눈빛으로 당신에게 음식을 먹여드리고 있는 나를 쳐다보면 내 기분이 묘해집니다.

 

평소에는 정신이 외출해서 내가 외국인인 걸 모르셨는데,

순간적으로 정신이 돌아와서 옆에 앉아있는 외국인을 인지하신 것인지..

 

대놓고 외국인을 싫어하는 티를 내는 어르신 같은 경우는 “외국인”인 내가 안 가면 되지만..

안 그런 척 하면서 순간적으로 눈빛이 변하는 이런 경우는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거시기 합니다.

 

경멸하는 외국인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의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저 직원은 싫으니 나에게 보내지 마라”하지 않은 이상 외국인 직원은 손길은 계속 받죠.

 

독일어는 내 모국어가 아니라 발음이 다르고,

다른 문화에서 온 내가 하는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내가 외국인이여서 싫다”는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도움을 주면서 당하는 인종차별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내 땅을 떠나 사는 외국인 신분이니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저의 현실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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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0. 21. 00:00
  • 2019.10.21 01:2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21 06:12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점은 한국에 살고계신 외국분들 한테도 그대로 해당되는거 같습니다.

  • 2019.10.21 07:0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2 03:29 신고 EDIT/DEL

      주변에 외국인들이 꽤 많은데, 대부분은 이런 평가를 받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엄마. "XX에 갔는데 외국인 의사더라, 그런데 현지인보다 훨씬 더 자상하게 챙겨주더라." 물론 그 사람이 친절하고 맘에 들었을때 이런 반응이 나오는거죠. 외국인이 친절하지도 않으면 다시는 안 가겠죠??^^;

  • 호호맘 2019.10.21 19:16 ADDR EDIT/DEL REPLY

    그 외국인 직원의 손에 의해 자신의 밥 숟가락을 도움 받으면서도
    뼈속 깊이 박힌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절대 바뀌지 않는군요
    참 어이가 없네요
    맞아요 지니님
    지니님도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당할땐 일순간 거시기해도 상처 받지말고 다 툭툭 털어버리고
    씩씩 하게 살아가세요.마음에 두지 마세요
    그런분들은 지옥에나 떨어져 동양인 수발만 영원히 들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2 03:31 신고 EDIT/DEL

      그러려니 합니다, 내 동료직원이 가지 말라고했던 K할배랑은 여전히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분을 목욕시켜드렸네요. 목욕을 끝내고 "(폭력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무사히 목욕을 마치는데) 협조 해 줘서 고맙다"고 하니 당신도 "나도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

 

 

내 노트북의 사진들을 하드저장소에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에

잠시 멈춤.

 

그리곤 나의 지난 시간을 잠시 되돌아봤습니다.

 

“그래, 나 참 열심히 살았어. 매일 매일이 전투였지!”

 

내가 이런 혼잣말을 하게 만든 것이 어떤 건지 짐작이 되실런지..

그것은 바로 직업학교 졸업식에 쓰였던 영상파일 하나!

 

이 영상 파일속의 사진들이 보였다가 사라지는 5분 남짓의 시간.

내 머릿속에 그 시간들이 함께 생각이 났다가 사라집니다.

 

나에게는 참 “아더메치유”한 순간들이 많았던 한 시간들이었죠.

 

아시죠?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고, 유치한..

 

졸업식 영상의 첫 화면.

 

입학 초기 1박2로 갔던 MT에서 팀을 나눌 때 왕따를 시켰던 그 순간부터,,

졸업하는 순간까지 나는 한 번도 그들과 함께인 적이 없었습니다.

 

그때쯤에 썼던 글 중에 2개만 가져왔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남편과 시댁식구들 외에도 좋은 오스트리아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는데..

학교에서 제대로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고!

 

http://jinny1970.tistory.com/1566

무서운 사람들, 오스트리아 사람들

 

나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동료도 있었습니다.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병동이 다르기는 했지만 같은 요양원에서 실습을 했던 슈테피.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르게 날 대하는 줄 알았었는데..

남들이 놀릴 때 함께 놀리는걸 보고 그녀와 친구가 되는건 포기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581

날 놀리는 인간들

 

제 블로그를 오랜 시간 방문하신 분들은 아실지도 모를 그때의 내 심정.

 

참 많이도 울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분해서 울고, 억울해서 울고, 내 처지가 짜증나서 울고!!^^;

 

이 기간 내 뒤에서 날 받쳐주고, 내가 견딜 수 있게 지켜준 유일한 사람은 남편!

또 한 번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이 영상은 카리타스 졸업식에 왔던 남편도 봤었습니다.

영상 속의 여러 번 등장하는 마눌의 모습을 보면서 남편은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요?

 

갑자기 그때 남편의 마음이 궁금해지네요.^^

 

영상에는 공부외 다른 활동을 하는 모습들입니다.

 

같은 반 사람들과 MT도 가고, 견학도 하고, 이런저런 시간을 같이 보냈지만!

그 사람들과는 딱 거기까지!

 

 

지금은 “그래, 저런 사람들과 한때 시간을 보냈었지..”싶습니다.

 

같은 카리타스 학교라고 해도 다른 반은 현지인과 외국인들이 같이 잘 지내고, 힘을 합해서 2년간의 시간을 함께 한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 반은 그렇질 못했습니다.

 

2년간 함께 달리기가 아닌 각자 달리기였죠.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는 과정인데, 왜 그랬던 것인지..

 

원어민인 자신들도 어려워했던 교육 중에 나오는 단어들과, 현지인들인 자신들도 힘들어서 중도 포기하는 그 과정을 힘들게 버티면서 달리는 외국인의 다리 걸어 넘어뜨리고 싶었던 것인지..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더 전투적으로 공부를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참 고마운 사람들이네요.

 

영상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는 2년간의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지인들도 힘들어서, 혹은 거의 낙제상태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과정들.

 

남들은 힘들다고 할 때, 난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나는 전투중” 이라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던 시간들.

 

어떻게 보면 인생을 중반을 넘겼던 나이, 마흔 다섯.

이제와 돌아보면 내 인생 중에 “최고로 열심히 살았던 두 해”입니다.

 

스물이 넘어서, 혹은 서른이 넘어서 “이제 뭔가를 시작하기는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난 마흔 다섯에 새로운 도전을 했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과정이었고, 외국인이라 차별받는 것이 싫어서 최선을 다했던 시간들.

 

직업교육이 끝나고 2년.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내가 카리타스 학교를 다녔던 그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배우느라 지치고, 시험공부 하느라 지치고, 잠이 부족해서 지치고, 나만의 시간이 없어서 지쳤던 시간들 이었지만, 뭔가에 몰두를 하고, 해 내려고 버둥거리면서...

 

 반짝반짝 빛났을 내 모습.

그런 내 모습을 옆에서 내내 지켜봤을 내 남편.

 

힘들다고 울고, 서럽다고 울고, 머리가 아프다고 울고, 시험이 코앞인데 암기가 안 된다고 울고..  시도 때로 없이 울어대던 울보 마눌.

 

그래도 끝까지 지치지 않고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을 끝낸 마눌의 졸업식날.

남편은 딸 키운 아빠의 심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마눌을 시시때때로 딸 취급하는 건 설마 아니겠죠?

 

그래도 좋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자식) 마눌이면 좋은거니 말이죠.^^

 

날 생각에 빠뜨렸던 그 졸업식 영상은 아래에서 바로 보실수 있습니다.

 

주의!!

못생긴 아낙이 얼굴이 자주 등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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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5. 30. 00:00
  • toto 2019.05.30 02:50 ADDR EDIT/DEL REPLY

    그 모든걸 견뎌 내시고, 이자리까지 오신(?)지니님, 항상 존경 스럽고, 제가 다 뿌듯해요^______^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5.30 03:28 신고 ADDR EDIT/DEL REPLY

    타지도 아니고 타국에서의 삶이 결코 쉽지 않지요.

  • Favicon of https://keijapan.tistory.com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5.30 09:34 신고 ADDR EDIT/DEL REPLY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30 17:17 신고 EDIT/DEL

      케이님도 저 못지 않게 힘차게 인생을 살고 계신분인데..케이님께 이 말을 들으니 괜히 신이 나네요.^^

  • 2019.05.30 10:5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30 17:18 신고 EDIT/DEL

      일단 발을 들여놓으셨다면 후진은 없습니다. 그냥 앞으로 보고 달리세요. 학기가 시작하면 학기말을 보고 달리고, 한학기가 끝나고 두번째 학기를 보고 달리고,그렇게 달리다보면 생각보다 시간은 금방갑니다. 힘 내세요.^^

  • 2019.05.30 15:06 ADDR EDIT/DEL REPLY

    오늘에야 지니님의 얼굴을 보네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시는 모습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수고 많으셨네요. 나이 많은 언니가 늘 많이 배웁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30 17:19 신고 EDIT/DEL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많은것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그것이 인맥이던, 재능이던, 뭐든지 말이죠.^^ 긍정적인 눈으로 봐라봐야 삶도 아름다운 거구요.^^

 

 

우리요양원에 10명 내외의 실습생이 있습니다.

 

2년 혹은 3년간의 직업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실습요양원이 있어야 합니다.

요양원에서는 저렴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으니, 실습생이 오겠다고 하면 대환영이죠.

 

실습생중 절반은 3년 과정의 간호사 직업교육을 받고 있고, 나머지는 2년 과정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고 있는데...

 

실습생들이 들어온 시기도 다양해서 직업교육이 끝나가는 사람도 있고, 중간쯤인 사람도 있고,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습생 시절에는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합니다.

 

지정된 멘토외에도 함께 근무하면서 직원들이 실습생의 일하는 태도 등등을 관찰하고, 일하는 태도가 영 아니다 싶으면 직업교육중에 실습생을 잘라버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직업교육을 이어갈 수 없는 거죠.

 

내가 발음이 튀는 외국인 직원이라 동료 직원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날 은근히 대놓고 무시하는 듯 한 태도를 취하는 실습생들은 쳐다봐도 인사도 안하고 그냥 쓱 지나칩니다.

 

(나는 그들의 멘토도 아니니 그들이 나에게 인사를 안한다고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현지인들도 어려워서 중도 포기하는 그 직업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외국인인) 내가 그들(실습생)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음을 인정하기 싫은 걸까요?

 

저도 2년 동안 실습생 생활을 하고 정 직원으로 넘어온지라..

실습생들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나름의 노하우도 알려줍니다.

 

사실 노하우까지는 살짝 귀띔을 해준 거죠.

 

무조건 몸 사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

우리병동에서 직업교육 중에 탈락시킨 실습생이 이미 둘 있으니..

 

이 정도의 귀띔이면 굉장히 큰 정보입니다.  실습생 주제에 어설프게 몸 아끼면서 일하다가는 직업교육 중간에 고생만 하다가 그만두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니 말이죠.

 

몇 되는 실습생 중에 하나인 J.

내 귀띔 때문인지 직원들 사이에 일을 참 잘하는 실습생으로 칭찬을 듣습니다.

 

실습생인데도 자기 몸 아끼려고 이리저리 일을 피해가는 정직원보다 훨씬 일을 잘합니다.

 

요새는 예전보다 훨씬 적은 수의 직원이 근무를 하는데, 실습생이라도 하나 같이 일하게 되면 직원들은 조금 더 수월해집니다. 해야 하는 일은 나눠서 할 수 있으니 말이죠.

 

물론 직원들 중에는 자기들은 수다만 떨어대고, 호출 벨이 울리면 실습생을 뺑뺑이 돌리는 왕재수들도 있지만, 이런 것들도 실습생이 다 겪어야 하는 일중에 하나죠.

 

J와 근무를 하는 날이었는데..

근무 중 잠시 짬이 나서 그녀의 학교생활을 물어봤습니다.

 

제가 나온 카리타스 학교를 다니고 있고, 내가 배웠던 과목의 선생님도 같다는 그녀시험이 낼 모래인데 아이가 아파서 돌봐야했고, 요양원에 실습도 와야해서 공부를 못했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일 열심히 하는 J가 내 맘에 들었던지라 그녀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녀가 제일 어렵다고 하는 과목의 (내가 봤던 답이 있는)시험지를 보내줬죠.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우리 반에 이런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한 두 학기 더 빨리 시작한 (선배)반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이 이미 본 시험지를 얻어옵니다.

 

게으른 선생님들은 매번 다른 시험문제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한번 낸 문제들을 반복해서 내니 선배 반에서 얻어온 시험지에 나온 답만 알고 있음 시험을 수월하게 볼 수 있거든요.

 

그렇게 컨닝하면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점수가 잘 나오겠지만, 나중에 졸업을 앞두고는 더 힘든 거죠.

 

졸업시험은 제비뽑기로 내가 풀 문제를 내가 뽑는데, 머릿속에 든것이 없이는 불가능한 시험이죠.

 

선배 반들을 돌면서 시험지 구걸을 다니는 사람들이 한심하게 느껴진 적도 있었지만,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난 선배의 시험지 도움도 없이 매번 죽도록 외워서 시험을 봤습니다.

 

그렇게 내 노력과 시간이 들어있는 시험지는 직업교육이 끝난 지금도 소중하게 가지고 있죠.

 

그녀가 필요한 과목의 시험지를 보내주니 그녀는 시험지에 없는 다른 기출문제를 요구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을 찾느라 일부러 컴퓨터 파일을 다 뒤져야 했지만...

애초에 내가 먼저 주겠다고 한 도움이여서 감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정보를 나는 일부러 찾아서 보내줬는데,

그녀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정보만 챙겨갔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죠. 요양원에서 봐도 나와 근무가 같은 층에 걸리지 않는 한 일부러 찾아와서 인사하지는 않습니다.

 

오가다 얼굴이 마주치면 안녕~하는 정도입니다.

그렇게 요양원에서 봐도 별 말을 안 하고 지냈는데..

 

 

 

어느 날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안녕, (제 성입니다. 친하지 않는 몇몇 동료들은 절 이렇게 부르죠.)

 

너 혹시 트롬보제(혈전증), 콘트락투어(경직), 체온에 관한 정보(기출문제)있니? 우리 시험이 있어서.

 

나에게 뭘 맡겨놓은 사람처럼 요구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문자를 보내서 보내줘!하면 보내줄 만큼 친하지도 않는데..

 

나는 아이가 아파서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그녀를 도와줄 생각으로 한번 준 도움인데, 그녀는 지금 나에게 달라고 손을 벌리네요.

 

내가 전에 보내준 기출문제에 대해서도 고맙다는 인사도 없더니만,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기출문제를 달라니..

 

그녀가 얄미운 것도 있었지만, 공부는 직접 해야 머릿속에 남는 것도 있는 거죠.

그래서 없다고 답변을 보냈죠.

 

미안해. 컴퓨터 파일들을 다 지워버렸어.

 

J는 아쉽다는 답변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동안 카리타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다시 보고, 또 봐야하는 것들입니다. 까먹는 것들은 다시 찾아보고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모든 기출문제나 책들은 버릴 수가 없는 자료들입니다.

 

아마 그녀도 알지 싶습니다.

내가 자료가 없어서 안 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부는 누구에게 의지해서 하는 것이 아니죠.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모르고 다 공부하면서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이 있는 것이고!

 

타인의 친절(도움)을 감사하게 받을 줄 모르는 사람에게 두 번째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그녀가 나의 첫 번째 친절에 감사를 표시했고, 문자를 보낼 때도 내 성이 아닌 이름을 써서 조금 더 친근함을 표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랬다면 내 마음을 움직였을수도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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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12. 12. 00:00
  • Germany89 2018.12.12 03:04 ADDR EDIT/DEL REPLY

    요즘 지니님 인간 관계에 대한 포스팅이 자주 올라오네요~
    그것때문에 근래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얄미운 사람들이긴 하지만, 기브앤 테이크만 알아도 서로가 불편할 일이 없을텐데요.
    유감스러운 일들입니다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2 05:02 신고 EDIT/DEL

      세상살이가 give &Take 임을 깨닫고 사는 사람들은 현명하게 세상을 살지 싶습니다. 세상에는 오로지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들도 꽤,아주 많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8.12.12 12:03 신고 ADDR EDIT/DEL REPLY

    요즘은 좀 잘해주면
    선을 넘는 경우가 많아서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면 적정선을
    유지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그게 잘 되지는 않지만...^^;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2 17:18 신고 EDIT/DEL

      그러게요. 상대방의 호의에 감사를 제대로 표현할줄만 알아도 인맥을 쌓아가는 일이라는걸 요새 느낍니다.^^

  • 호호맘 2018.12.12 14:33 ADDR EDIT/DEL REPLY

    호의를 권리로 아는 사람들이 있지요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고 저런부류의 사람들하곤 애당초 엮이지 않는게 최선이란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2 17:19 신고 EDIT/DEL

      나는 하루종일 실습생을 데리고 다니는 멘토가 아니라 실습생과 엮일일이 없는데... 괜한 호의가 오히려 서로에게 악이 될수도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 theonim 2018.12.12 23:26 ADDR EDIT/DEL REPLY

    ㅎㅎ,지니님이 보낸 독일어 답글에서 냉랭함이 느껴지네요,
    알았겠죠,정말 지운 게 아니란걸.
    그래도 어쩌겠어요,자기 행동이 불러 온 결과
    인 걸.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3 01:52 신고 EDIT/DEL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자기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더이상 호의는 베풀지 않죠.^^;

 

내가 이곳에서 인종차별 비슷한 것을 당할 때마다..

한국에 있는 “동남아 출신”외국인을 생각합니다.

 

자국에서는 배울 만큼 배웠지만(대졸?) 한국에서는 작은 회사의 생산직으로 근무를 하죠.

시시때때로 한국인 직원이나 사장한테 욕도 먹고, 이런 저런 차별도 당하면서 말이죠.^^;

 

우리 요양원에 유난히 날 싫어하는 듯 한 행동을 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같이 근무를 하면서 그녀에게 또 싫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날 근무는 요양보호사 3명과 도우미 1명.

(간호사도 같이 근무를 하지만 간병을 도와주지는 않는지라 있으나 마나)

 

내가 좋아하는 로지와 나를 대놓고 싫어하는 S

그리고 일을 입으로만 하는 남편의 외사촌형수인 R.

 

원래 R은 도우미가 하는 잡다한 일을 해야 하지만,

여름방학동안 일을 하러온 학생들이 있는지라 R도 간병을 하라고 근무를 넣은 것 같은데..

 

자기 일도 안 하는 인간이 자기가 하는 일은 학생이 도우미 일을 하니,

간병을 도와주지는 않고 내내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큰소리로 떠들어만 댔습니다.^^;

 

이런 인간의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목소리는 더럽게 크고, 또 싸움닭처럼, 아니 투견입니다.

 

누가 자기에게 뭐라고 할라치면 물어버리죠.

문제를 크게 만드는 재주까지 뛰어난 인간형이죠.

 

쉽게 말해서 “더러운 똥이니 피해야 할 인간형”입니다.

일도 못하는 것이 목소리만 커서는 “감 나라~ 배나라~”떠들어대는.

 

이날 오전에 로지는 목욕탕에 들어가고, S가 출근하는 9시까지 나 혼자 미친 듯이 방마다 찾아다니면서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간병하고 다녔었는데..

 

방이 잠겨있는 두 방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두 분이 이미 외출하신 상태인지라, 일부러 문을 따고 들어가지 않았죠.

 

바쁘게 오전 근무를 끝내고 직원회의를 하는데, S가 나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B부인이 불평을 하더라. 왜 그 방 침대정리 안했냐고?”

“그 방이 잠겨있어서 일부러 안 들어갔지.”

 

나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로지가 옆에서 한마디 했습니다.

 

“잠겨있어도 따고 들어가서 방 확인하고 침대 정리는 해야 해.”

“그래? 난 일부러 안 들어갔는데..다음에는 들어가서 할게.”

 

그렇게 직원회의가 끝이 났고, 하루 근무도 잘했는데..

다음 날 만난 로지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S한테 네 이야기 했어. 간병 근무 맡은 (도우미)R이 침대 정리 같은 일은 해야 했는데, 안하고 놀러 다녀서 너 혼자 일을 다 하고 다녔었다고.”

 

아마도 S가 내 뒤에서 뒷담화를 했던 모양입니다.

 

“해야 하는 일도 안했고, 어쩌고~ 저쩌고~”

 

나와 근무하는 걸 좋아하는 로지가 듣다 못해서 두둔을 했던 모양입니다.

감사하게도 말이죠.^^

 

다음날 만난 S는 내게 또 불평을 했습니다.

 

“어제 M 할배도 2번이나 불평을 하더라.”

“그 방도 문이 잠겨있어서 안 들어갔었는데..”

 

사실 불평을 했다는 B부인이나 M할배나 다 스스로 하시는 분들이십니다.

혼자 다 씻으시니 방에 들어가서 침대 정리등 가벼운 일만 해주면 되죠.

 

내가 간병을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담배를 피우면서 논 것도 아니고,

다른 방에 들어가서 간병이 필요하신 분들 시간 내에 끝내려고 발발거리고 다녔는데..

 

그녀는 또 나에게 내가 하지 않아서 불평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잘못 한 것이 있기는 합니다.

 

그녀가 9시에 출근해서 어디까지 간병을 끝냈냐고 했을 때,

문이 잠긴 방 두 개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방은 침대 정리 같은 가벼운 것들인지라,

간병이 필요한 방만 이야기 했었거든요.

 

S는 유난히 나에게 대놓고 기분 나쁘게 이야기 하는 인간형입니다.

 

지난 번에도 날 화나게 하는 상황이 있었는디..

http://jinny1970.tistory.com/2679

생각할수록 화나는 일

 

이번에도 그런 상황입니다.

 

내가 간병을 잘못했거나,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침대정리 안 했다고 잔소리 들은걸 일부러 떠벌리고 다니다니..

 

 

우리병동 근무표

 

우리 병동에 (여기는 후배개념이 없기는 하지만), 내 1년 후배,A 가 있습니다.

 

올해 직업교육을 마치고 우리병동에 근무하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아저씨입니다.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 큰 아이가 19살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죠?

 

20살 때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들어왔는데..

그때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마눌이랑 아이를 놔두고 왔었던 거죠.

 

같은 실습생이라고 해도 같은 여자인 나보다 남자인 그가 더 수월하게 적응하는 거 같았습니다. 특히나 여직원들은 젊은 남자직원에게 더 친절한 법이니 말이죠.

 

날 삐딱하게 보는 직원이 몇 있는데, 그중에 으뜸은 날 갈구는 S.

그 다음이 일 안하고 놀러 다니다가 누가 뭐라고 하면 싸움닭같이 변하는 도우미 R.

 

정직원이 된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실습생일 때는 도우미 R이 나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했었습니다.

 

“저 노인네는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

 

나한테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감독”라 칭하는 그녀입니다.

자기일은 안하고 다른 직원 일에 배나라~ 감나라~ 하니 말이죠.

 

남자 직원인 A에게 나에게는 삐딱한 여직원들이 그에게는 친절한지 물어봤습니다.

“나는 S가 제일 불편해. 너는 어때?”

“나도 그래. 가끔 S는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

그래서 저번에는 내가 그냥 무시를 했다니깐.”

“우리가 외국인이여서 그런 거 같지?”

“그런 거 같아. 우리랑 같이 근무한 L도 싫어하는 티를 내더라구.”

 

L은 페루출신으로 장애인 요양사 자격증을 가진 상태로 취업된 아낙인데..

(내 눈에 그녀는 일 앞에서 자기 몸을 사리는 타입이던데.. 눈에 더 가시겠습니다.^^;)

 

S는 자신이 싫어하는 외국인들하고 근무를 했었네요.

 

나는 지층(1층)에 혼자 근무했지만 오며가며 만났었고,

같이 근무한 직원은 아프카니스탄 출신의 A와 페루출신의 L이었으니.

 

저는 그렇습니다.

 

내 동료가 빼먹고 안한 일이 있다고 어르신이 호출해서 불평을 하시면 들어가서 그 일을 해결하고 나옵니다. 그리곤 동료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팀으로 일을 하니, 누가 했던 간에 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S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내가 하지 않았다고 어르신이 불평을 하면 그 일을 나에게 이야기하고,

또 다른 동료직원들에게 전하는 거죠.

 

그렇게 떠벌려서 날 “일 못하는 직원”으로 낙인찍고 싶은 것인지..

 

지난번 목용탕에서도 내가 놀면서 시간을 끈 것도 아니고..

일하느라 조금 늦게 나왔다고 대놓고 면박을 주고!

 

내가 큰 잘못 한 것도 아니고, 그 방이 잠겨있어서 침대정리를 안 했다고,

그 방주인이 불평을 했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전하고, 또 내 뒤에서 이야기하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S가 땡땡이치는 직원은 아닙니다.

(틈틈이 담배를 피우러 가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나름 잘하는 직원입니다.

 

나도 다른 직원에게 민폐가 안 되려고 힘들어도 열심히 하는데..

내가 외국인이여서 그렇게 싫은 것인지..

 

날 삐딱하게 보던 패거리중 은퇴한 직원 하나가 놀러왔습니다.

 

저녁을 나눠주는데, 부식차 옆에 붙어서 수다를 떨어대다가 내가 지나가니 한마디 합니다.

 

“부산스러워.”

 

그랬더니만 남편의 외사촌 형수 R이 댓구합니다.

 

“그렇지 뭐!”

 

하루 종일 잠시 앉아있을 시간 없이 바쁘게 다니는 건 사실입니다.

나를 부지런하다고 말하던데 이것도 삐딱하게 보면 “부산스럽게 다니는 직원”이겠네요.

 

그날 저녁에 퇴근하는데 괜히 슬펐습니다.

 

나는 진이 빠지도록 하루 종일 (땡땡이 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나를 그리 싫어하는지.. 탈의실에서 만난 로지와 잠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에바랑 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 우리는 알아. 네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어르신들에게 얼마나 다정하게 대하는지.

 

우리 병동 관리자도 다 알아. 네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 직원인지.

 

다른 직원이 말하는 건 신경 쓰지 마, 자기네 일은 안하고 땡땡이치고, 담배나 피우러 다니면서 자리를 지키지 않을 때 그 자리를 항상 네가 책임지고 있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알아.”

 

이 소리를 듣는데 감사해서 울음이 났습니다.

 

혼자 뺑이 치는 날도 많고, 한다고 해도 면박을 당하는 날도 있었는데..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내가 좋아하는 직원들은,

날 외국인이 아닌 동료직원으로 봐주고 제대로 평가 해 주고 있었네요.

 

그날 저녁 퇴근해서 탈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면서 울었습니다.

(제가 생긴 건 사납게 생긴 강철인데, 속은 두부라...^^;)

 

지난번 목욕탕 일도 알고 있는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 직원한테 병동관리자한테 가서 문제를 이야기 하라고 해.”

“병동 관리자한테 갈만한 큰 일이 아니야.”

“그 직원한테 ”네가 안 가면 내가 간다“고 해.”

“그런 일이 아니라고, 침대정리 안 했다고 나에게 이야기하고,

내 뒤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이야기 했다니깐.”

 

마눌이 다른 직원 때문에 울고 있으니 남편이 속 시원한 한마디를 날립니다.

 

“그 직원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그만 둬! 조금 쉬다가 다른 곳에서 일하면 되지.”

 

마눌이 돈 번다고 살림에 보태는 것도 아니니 일하나 마나 남편은 상관이 없기는 하죠.^^

 

남편이 이렇게 말하니 마음의 위로가 됐습니다.

 

일하기 싫어도 돈 때문에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이 더 병들어 갔을 텐데..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지금은.

S를 무시하는 법을 배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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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9. 10.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8.09.10 00:29 신고 ADDR EDIT/DEL REPLY

    같은 외국인 노동자로서 같은 마음 통감합니다. 어찌보면 동네북 만들자 하는것 같기도 해요. 속은 상해도 지지말자 무너지지말자고 정신 빠짝! 그리고 토닥토닥 하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21 신고 EDIT/DEL

      그래도 날 힘들게 하는 인간들보다 날 위해주고 챙겨주고 잘한다 토닥이는 동료들이 더 많아 감사합니다. 후미키와님도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 2018.09.10 01:1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27 신고 EDIT/DEL

      나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 "필리핀? 중국? 아님 베트남?" 자기눈에 가장 많이 보이는 아시아 나라들을 대는거죠. "한국인"하면 "남한? 북한?"하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한국이 자기가 모르는 나라이니 조용히 그냥 넘어갑니다. S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사이에서도 "자기가 일 제일 잘하는줄 안다"와 "같이 일하기 쉽지 않지."평판을 듣는 직원입니다. 왜 자꾸 갈구는지 잡아놓고 물어볼까? 생각중입니다.^^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8.09.10 10:46 신고 ADDR EDIT/DEL REPLY

    같이 일하는 동료를 잘 못 만나면
    일은 일대로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요.
    저도 전에 사소한 걸로 속썩이던 직원 때문에 일은 일대로 하고
    스트레스는 만땅이였는데
    그 직원은 퇴사하고
    지금은 신입이랑 같이 하는데
    열심히 할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이쁘네요.
    가르칠게 많아서 아직은 힘들지만
    스트레스를 안받으니 살것만 같아요.
    지니님도 남편분 말처럼 참지만 말고
    부당하다고 느낄때는 말하세요.
    가만히 있으니
    그 사람들이 더 ㅈㄹ이잖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30 신고 EDIT/DEL

      특히나 하루종일 똥빠지게 앉아있을 시간도 없이 일한날 이런 대접을 받으면 눈물이 절로 납니다. 온몸이 녹초가 되도록 일했는데, 뭘 더 하라고? 싶어서 말이죠. 새내기 직원이랑 일하신다니 많이 가르치시면 함께 일하시기 편하실거 같아요. 저도 나보다 경력이 짧거나 내가 일하는 층에 대해서 잘 모르는 직원이랑 근무를 하면 내가 근무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얼떨결에 대장이 되는 순간이죠.^^

  • 에녹 2018.09.10 11:52 ADDR EDIT/DEL REPLY

    돈때문에 할수없이 다녀야한다고하면 마음이 상할 여유가 없습니다. 마음이 강해져있기때문이에요.
    그러든 말든 무시해버리다보면 마음이 강해집니다.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어느 직장이든 사회든 이상한 사람은 항상 있게 마련이에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냥 마음을 강하게 먹으시면 될듯합니다. 모르는척 해도 사람들은 다 보고 있습니다. 누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요~ 마음을 단단히 먹으려고 노력하시는게 좋을듯 해요. 화이팅 하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34 신고 EDIT/DEL

      제가 워낙 활기차게 일하고 있는지라, 내가 자기때문에 그런 마음이 상처를 받았다고 상대방은 느끼지 못하지 싶습니다. "왜 재는 내가 마음 상하는 이야기를 해도 저렇게 웃고 다니지?" 생각할거 같거든요. 상처를 받아서 그런 티는 내지 않습니다. 그저 집에와서 털어놓을 뿐이죠. ^^;

      이제는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고, 내뒤에 버티고 있는 사람들도 많으니 할말은 대놓고 할 생각입니다.^^

  • 에녹 2018.09.10 12:08 ADDR EDIT/DEL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색동이 2018.09.10 17:02 ADDR EDIT/DEL REPLY

    아이스크림 사다가도 유모차 빨리 비카라고 눈을 부라리고 옷을 입어보는 거울 앞에서도 얼른 비카라고 화를 내며 네가 늦게 왔으니 기다리라니까 너는 노예 처럼 생겼다고 시비를 거는 정말 가끔씩 이렇게 하고 이곳에 살아야하나 생각이드는 오스트리아 인종차별이 이렇게 노골적인데
    취업한 지니씨 응원합니다 화이팅^^
    힘내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36 신고 EDIT/DEL

      말 안되면 눈이라도 부라라시기 바랍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대부분은 친절한척 하는데,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는 족속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나를 앞에 놓고 자기네들끼리 눈으로 주고받는 아주 이상한 차별도 있답니다.^^; 하지만 힘 내시기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maozzn.tistory.com BlogIcon 마오찌엔 2018.09.10 21:06 신고 ADDR EDIT/DEL REPLY

    전 다른이유로 슬픈날이었습니다. 울다갑니다. 힘내세요 힘낼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37 신고 EDIT/DEL

      날 슬프게 하는 일도, 사람도 있지만, 날 기쁘게 하는 일도, 사람도 있으니 마오찌엔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 에녹 2018.09.11 00:34 ADDR EDIT/DEL REPLY

    오스트리아가 얼마나 선진국일까요.
    한국은 교육수준도 높고 경제적인 규모는 영국과
    비슷하다고 해요.
    오스트리아사람들이 한국을 잘 몰라서 그런거니까 한국에서의 동남아인처럼 한국인을 생각해서 지니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마시길 바래요~
    속이 상하고 자꾸 생각이 나네요..
    오히려 당당하게 나가시길 바랍니다.
    오스트리아보다 못한 한국이 아녜요.
    그런 여자때문에 울지마시길..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39 신고 EDIT/DEL

      유럽이 살아보면 사실 그렇게 선진국도 아니고, 사람들의 수준도 많이 낮죠. 대부분의 중졸이고, 고졸만 되도 스스로 "나는 고졸이야!"하면서 콧대를 높이는 곳이니 말이죠. 저 나름대로 이곳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잘 살고있습니다. 가끔 상처를 받기는 하지만 말이죠.^^;

  • Favicon of https://heyhaus.tistory.com BlogIcon Theonim 2018.09.11 07:31 신고 ADDR EDIT/DEL REPLY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게 싫다면,대놓고
    말할수 있어야 합니다.
    빤히 바라보고 ,부산스러운 거랑 부지런한거 구별할줄 알지?, 라던가,
    내가 노느라고 침대정리 못한 것도 아닌데,
    다른 직원들한테 그런 얘기까지 하는 거,너무 인텔리한 거 아냐?
    라구요.
    외국인이라고 대놓고 하대하는 못난 사람들에게,교양있게 상대 않할 필요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야
    다음부터 안 그럽니다.
    외국생활은 그 나라 언어만 잘해서는 안됩니다. 상대에 따라서는,대놓고 말할줄 알아야 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5:41 신고 EDIT/DEL

      앞으로 한번만 더 그런 상황이 되면 대놓고 이야기를 하려구요. 우리 병동 책임자의 귀에도 들어갔는지, 나에게 문자를 보내왔었습니다. "너뒤에 내가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말이죠.^^

  • 2018.09.15 08:4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6:04 신고 EDIT/DEL

      아이들 상대하는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존경스럽습니다. 더러우면 피하는 방법도 있죠. ^^
      저는 앞으로 대놓고 할 생각입니다. 날 갈구면 무시해버리고, 뭐라고 하면 "뭐가 문제냐?"고 해야지요. 저도 우리 요양원에 제 편이 많거든요.^^

 

같은 외국인이라도 해도 입을 다물면 외국인인지 티가 안 나는 백인계 동유럽 출신 외국인에 비해서 한국인인 나는 외모부터 일단 외국인 티가 납니다.

 

그래서 차별을 대놓고 받을 때도 있다는것이 저의 단순한 생각입니다.

 

이번에 극장에 가서도 한 무매너 할매의 참견폭격을 받았습니다.^^;

 

요새 제가 “컬투어(문화)카드”를 이용해서 공짜 오페라/연극을 보러 다니고 있죠.

 

오페라는 한 번에 5백여 명 정도 들어가는 대극장이다 보니 누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연극을 하는 극장은 상대적으로 작은지라 큰 연극무대라고 해도 몇 번 마주치면 낯익은 인물이 생깁니다.

 

내가 이 할매를 만난 곳은 3개의 연극 극장중 제일 작은 극장.

30여명정도 객석이 있는 스튜디오타입의 연극무대.

 

 

 

입장해서는 공연시작 전 무대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아시는 분만아시겠지만, 연극/오페라 공연 중에 사진을 찍으면 안 됩니다.

 

가끔 잘 모르고 공연 중에 후레쉬까지 터뜨려가면서 사진을 찍는 관객이 있기는 합니다만,

후레쉬를 터뜨리지 않아도 공연 중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사항입니다.

 

내가 빈 무대를 사진 찍으니..

내 뒤에 앉은 할매가 내 옆에 와서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더니만....

 

“이따 공연하는데도 찍을 건 아니지요?”

“물론 안 찍죠. 지금은 공연 시작 전이니 찍은 겁니다.”

“....”

 

다시 내 뒤로 간 할매가 조금 지나니 또 내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당신 Bruckner Uni 부르크너 대학에서 공부 하시오?”

“네?”

 

말을 못 알아들어서가아니라 왠 뜬금없는 대학타령을 하시나 당황했었습니다.

 

"부르크너 대학 학생이오?“

“아닌데요?”

 

그랬더니 누군가에게 말을 합니다.

 

“아니라네.”

 

누가 궁금해서 물은 것인지 아님 혼잣말을 하시는 것인지..

 

원래 질문을 할 때는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의도를 말해야 하건만..

내 뒤에 무매너 할매는 뜬금없이 질문만 하고는 조용합니다.

 

내 주변이 다 금발의 오스트리아 할매/할배이고 나만 유일한 흑발의 외국인이라도 해도..

연극내용이 외국인의 대량유입으로 법까지 바꾸고 있는 오스트리아 정치 관련이라 해도..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을 할 때 이렇게 무례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이 할매가 나에게 지금 인종차별적으로 접근을 하시는 것인지 잠시 의심도 했습니다.

 

연극을 몇 번 연달아 보다 보니 눈에 익는 얼굴들이 조금 있는 듯은 했습니다.

연세 드신 노년에 나처럼 혼자 오신 여성 관객.

옷차림이 화려하지도 않고, 친구도 없이 혼자 오신 여자관객은,

나처럼 컬투어파스(문화카드)를 들고 무료관람을 하는 듯도 보였습니다.

 

간만에 극장에 오시는 분은 온갖 치장을 다하고 오시는지라..

한눈에도 “사교생활”차 극장에 출두하신 것임을 알게 되는데 반해,

 

자주 오시는 솔로 여성고객은 옷차림도 단출하시고..

몇몇은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라 서로보고 살짝 웃기도 합니다.

 

나도 극장을 자주 다닌지라, 나름 깔끔하게 챙겨 입고,

공연 중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안하는 수준(?)있는 관객이건만!!

 

내 뒷자리 할매는 내가 외국인이라 공연 중 매너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인지..

연극을 보러 자주 오니 이곳의 예술대학에 공부하러 온 외국인 학생이라 생각한 것인지..

할매가 나에게 한 행동이 연극을 보는 내내 은근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 할매의 옷차림을 살짝 훔쳐보자면..

 

“등산 가시나?”

 

할매는 연극 시작 전 “공연 할 작품에 대한 안내”를 들을 때, 양손에 목발도 짚고 칼라풀한 등반 잠바를 입고 조금 늦게 오셨습니다. 늦게 오셔서 서 계신 그 할매께 내 자리를 양보 해 드리려고 했었지만.. 내 자리에서 너무 멀리 계신지라 자리양보는 불가능했었는데..

 

지금 그 할매가 지금 나에게 딴지를 거셨던 거죠.

 

“이 할매는 왜 나에게 극장매너를 가르치시나? 정말 예술대학교 교수님인가?”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공연은 거의 끝나가고 있는 상황.

갑자기 내 뒤에 할매가 부스럭거기면서 꽤 오래 뭔가를 하십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꽤 컸고, 또 조금 길게 이어진지라 나도 뒤돌아봤었고,

내 주변에서도 할매를 다 한 번씩 돌아봤죠.

 

“아니, 공연 중에 왜 이리 시끄럽게 하는 거야?”

 

다들 이런 표정으로 그 할매를 쳐다보는 듯 했습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끝나나 싶더니만 내 뒤에 할머니가 일어나서 퇴장을 하십니다.

아직 공연 중인 소극장 무대 앞을 목발을 짚고 아주 당당하게 걸어 나가셨습니다.

 

할매가 무대 앞을 지나갈 때 사람들의 시선은 다 할매에게 집중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바쁜 일이기에 공연 중 나가야 하는 것인지..

 

 

 

할매가 나가시고 채 5분이 되지 않아서 공연은 끝이 났습니다.

 

할매는 연극이 끝나는 시점을 이미 아신 듯 했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자리에서 일어나신 거죠.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셨다면 공연이 끝난 후에 힘찬 박수는 필수죠!

 

몇 번 반복해서 무대를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인사하는 배우에게 박수를 열심히 쳐주고는 극장을 나서는데, 공연이 끝나기 전에 요란하게 옷을 입고 배우가 공연 중인 무대를 지나쳐서 나가셨던 할매가 아직 극장 앞에 서 계십니다.

 

바빠서 공연 중에 나가신 줄 알았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왔는데 아직 계시네요.

나한테는 공연 중 매너 훈계를 하시더니만 왜 공연 중에 나오신 것인지..

 

그날 저녁 집에 와서 남편에게 극장에서 만난 무매너할매 이야기를 만났던 상황을 중계 방송했습니다.

 

“왜 처음 보는 나한테 대학을 다니냐고 묻는 거야?”

“모르지”

"그리고 나한테 대학에 다니냐 물을 때는 왜 그렇게 묻는지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물어보지 그랬어.”

“공연시작전이라 조용한 극장이라 참았지.”

“그리고 공연 중 사진 찍지 말라는 극장매너를 가르치시던 할매가 공연도 안 끝났는데 나가는 건 그건 매너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아닌감?”

“....”

“내가 외국인이라서 그런 거야?”
“아니야.”

“그럼 뭐야?”

“그런 사람들은 당신이 외국인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무 나한테 그러는 거야.”

“왜?”

“그런 사람은 성격이 원래 그런 거야.”

 

남편은 마눌의 불만에 대해서 “원래 그런 사람”이고,

“상대방에 구분 없이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습니다.

 

연극을 보러 다니면서 한번쯤은 본 듯한 얼굴이었는데..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서 얼굴 제대로 찍힌 할매를 다음번에도 보게 된다면 한번 여쭤봐야겠습니다.

 

“공연 중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말씀은 감사한데^^,

왜 뜬금없이 내가 어느 대학을 다니는 건 물으신 것인지…….“

 

다음번 그 할매의 대답이 궁금합니다.

 

혹시 좋은 의도로 나에게 가르치고 질문을 했을지도 모르니 말이죠.

그럼 무매너 할매라 찍은 낙인을 벗겨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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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7. 6. 00:00
  • 2018.07.06 10:39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ssica.tistory.com BlogIcon 발랄제시카 2018.07.06 14:53 신고 ADDR EDIT/DEL REPLY

    ㅋㅋㅋ 왜 물어보셨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7.06 17:12 신고 EDIT/DEL

      연극보러 자주 오니 낯은 익고, 나이(중년)보다는 조금 젊어보이니 연극을 전공하는 유학생(이가디엔 조금 늙어보이지만..^^;)이라고 생각한것이 아닌가?? 싶은것이 저의 생각인디.. 모르죠! 나중에 혹시 만나면 물어보려구요.^^

  • Favicon of https://tali.tistory.com BlogIcon 타리 2018.07.06 20:03 신고 ADDR EDIT/DEL REPLY

    외국인 배우자와 한국에 살고있는 입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많이 있네요.
    특히나 외국인을 더 이상하게 쳐다보고 차별하는 한국문화에
    특유의 오지랖 ♫♬♪♩ 캐릭터를 만나고 와서 저에게 하소연을 종종 하거든요.
    저도 프라우지니 남편분처럼 그냥 그 사람이 원래 이상한 사람이야 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외국인이 이상한 상황 겪는일이 좀 없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당사자도 힘들고 배우자도 미안해지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7.06 22:46 신고 EDIT/DEL

      한국사람들이 외국인을 조금 빤히 쳐다보는 경향이 없지는 않죠.^^ 요즘은 한국에도 외국인이 넘치는지라 이제는 외국인이라고 전철 탈때부터 내릴때까지 대놓고 빤히 쳐다보는 경우는 많이 없어졌지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s://jolee615.tistory.com BlogIcon 기역산 2018.07.07 08:29 신고 ADDR EDIT/DEL REPLY

    무 매너 할머니 는...
    남편의 말씀대로 성격이 월래 그런가 봅니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7.07 20:55 신고 EDIT/DEL

      이곳에 조금은 별난 할머니들이 사신다고 합니다. 혼자 사시면서 망원경까지 구비해서 옆집을 감시(?)하고는 조금 소란스러우면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 출동하게 만들고, 주변 모든 이웃과 문제를 만들고.. 다 외로워서 시작된 일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

  • Favicon of https://w4ht00.tistory.com BlogIcon 珹&帥 2018.07.07 08:57 신고 ADDR EDIT/DEL REPLY

    기분 나빠하지마세요. 괜히 자격지심이셨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할머니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그리고 무대 사진 찍는 건 솔직히 조심스러운 거니 오지랖 넓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주의를 줬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나간 것도 사연이 있을 수 있구요. 여튼 외국에서 외국인이라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릅니다만, 당당하게 신경쓰지마시고 무시하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7.07 20:59 신고 EDIT/DEL

      궁금해도 생전 처음보는 사람한테 대뜸 개인적인것을 묻지 않은 이곳 문화인지라 조금은 특이한 경우였습니다.

      그리고 연극공연중에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을 꽤 봤습니다. "공연장에 처음 왔나부다.."하고는 말았지만, 공연중에 큰 피해를 주는것도 아닌지라, 내옆의 사람이 사진을 찍어도 저는 별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저는 공연전이나 공연후 배우들의 무대인사할때만 스마트폰을 꺼닙니다. 공연중에 스마트폰을 꺼내면 화면때문에 제 주변이 밝아지는지라 공연을 보는 옆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는거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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