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글을 쓰고 있는 오늘 기준)까지 2일 근무를 했습니다.

 

오늘 10시간 근무를 잘 마치고 저녁에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봐도..

화나는 일이 있어 여러분께 털어 놓습니다.

 

보통 근무는 간호사 1명에 층에 따라 다르지만, 요양보호사가 2~3명이 배치가 됩니다.

 

어제 내가 일했던 1층은 오전에는 요양보호사가 3명이 배치됐었는데,

1명은 오전만 근무한지라 오후는 달랑 2명이 근무를 했습니다.

 

오후에는 달랑 2명이 19분의 어르신들을 간병 및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 하는 지라,

나만큼 열심히 하는 직원이랑 짝이 되어야 일이 조금 수월합니다.

 

만약 내 짝이 일을 안 한다? 그럼 내가 2배로 일을 해야 해서 조금 피곤합니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죠. 요양보호사가 부족하니 간호사들도 간병으로 근무를 시키지만..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시간에 맞춰 약을 나눠주고는 약간의 서류정리를 하는 일에 익숙한지라, 어르신을 씻기고, 먹여드리고,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등등은 하기 싫지만,

근무가 정해지니 마지못해 합니다.

 

 

어제 나랑 근무한 짝은 (남자)간호사였는데, 간병근무를 하게 된 간호사였죠.

 

오후에 낮잠을 주무신 어르신들을 복도의 식탁에 앉혀야 하는데도,

사무실 안에서 오늘 간호사로 근무하는 남자간호사와 두 남자가 수다를 떨어댑니다.

 

밖에 할 일은 널려있는데, 둘이서 수다를 떨어대니 나는 밖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 방에 있다가 저 방에서 호출 벨이 울리면 ..

미친 듯이 뛰어가서 해결(?)하고는 다시 이 방으로!

 

(원래 이 방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저 방에서 호출을 해도 안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내가 있는 이 방에 시끄럽게 계속 알람이 삑~삑~거리니 안 갈수가 없었습니다.^^;)

 

호출 벨이 울려도 수다만 열나게 떨던 내 짝꿍 남자간호사. 호출 열 댓번이 울린 후에 내가 들어가서 어르신이 원하시는 일을 하고 있으면 들어와서 하는 말.

 

“지니, 넌 왜 그리 빠르니?”

 

매번 이런 식이었습니다.

 

나는 일이 보이면 뛰어가서 얼른 해치우는데,

일이 보이면 어디로 숨었다가 뒤늦게 나타나서는..

 

“어머, 일이 있었네. 그런데 네가 해서 내가 할 일을 없네..”

 

그렇게 어제는 날 엿 먹이는 남자간호사 때문에 곱빼기로 일했지만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출근.

 

어제 안 일어나려고 버티는 할매를 서너 번 들어서 옮기는 일을 했더니만 허리도 쪼매 삐거덕하지만.. 그래도 출근은 해야죠.^^

 

 

근무시간은 야간근무를 빼고, 총 네 종류가 있습니다.

 

아침7~저녁6시, 아침7시30분~저녁6시30분, 아침8시~저녁7시

그리고 아침 9시~저녁 8시 근무.

 

오늘은 제일 늦은 아침9시~저녁8시 근무.

 

오늘은 목욕탕 근무는 안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 번 정해진 날에 샤워나 목욕을 하십니다.

대부분 목욕탕은 8시 30분경에 첫 어르신을 씻겨드리거든요.

 

그런데 9시에 출근하니 나에게 하는 말!

 

“지니, 너 오늘 목욕탕에 들어가라.”

 

9시는 목욕을 시작하기 조금 늦은 시간이고, 사지마비 어르신이 두 분까지.

 

목욕탕 근무치고는 조금은 열악한 환경입니다 .

그래도 시키니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오전에 3분의 어르신 목욕을 시키고, 오후에 또 한 분을 시켰죠.

오후 3시 30분쯤에 목욕을 시작해서 끝나고 나니 4시 20여분.

 

요양원의 목욕이라는 것이 탕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오래 머물지도 못합니다.

 

탕에 모셔놓고는 머리감고, 손톱 깎고, 등 닦으면서 피부상태를 확인하고..

탕에서 나와서 몸을 말려드리고, 옷 입혀 드리고.

거기에 머리까지 드라이로 말리면 아무리 빨라도 30분.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행동도 느리신지라 옷 하나 입는데도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오후에 목욕탕에 들어가서 별로 한일도 없는데 50분 이상을 소비 해 버렸습니다.

 

직원들이 퇴근하는 저녁 6시를 기준으로 해서 저녁 5시에는 저녁식사가 나오는 관계로,

4시경에는 혼자 거동을 못하시는 어르신들을 휠체어에서 침대에 눕혀드리고,

잠옷까지 갈아입히는 시간이라 조금 바쁜데, 제가 목욕하면서 그 시간을 넘긴 거죠.

 

목욕을 끝내고 나와서는 오늘 함께 근무하는 직원에게 아직 옷을 갈아입혀드릴 어르신이 있냐고 물어보니 퉁명스럽게 하는 대답.

 

“니가 목욕탕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잡아먹어서 내가 거의 다 했어.”

 

내가 놀면서 시간을 잡아먹는 것이 아닌데, 그래도 이렇게 말하니 괜히 미안해졌습니다.

어제 나혼자 뺑이 친 것처럼 오늘 나랑 짝이 됐던 직원도 그런 느낌일까봐 말이죠.

 

그렇게 근무를 하고 저녁 6시 내 짝꿍 직원이 퇴근하면서 내가 일하고 있는 방에 와서는 자기가 간병을 끝낸 어르신들을 이야기 해줍니다.

 

“XX부인, XX부인,XX부인은 저녁 먹고 (틀)니도 닦았고, 잘 준비 완료했어.”

 

그녀가 가고나면 나 혼자 2시간동아 나머지 어르신들을 다 돌봐야 하니,

그녀도 나름 나에게 도움이 되려고 열심히 마무리를 해줬습니다.

 

퇴근하는 그녀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고마워, 그리고 오늘 목용탕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서 미안해!”

 

제가 실습생 시절부터 함께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항상 “고맙다”라는 인사를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하루종일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가르치고,

또 물어보는 것을 대답해주는 선생님같은 직원들이었거든요.

 

사실은 안 미안한데 그냥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내가 목욕탕에서 놀면서 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니거든요.

(나도 땀 뻘뻘흘리면서 나름 열심히 일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보통 나오는 대답이 있죠.

 

“괜찮아. 오늘 너도 수고했어.”

 

그런데 그녀는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데 아무 말 없이 돌아서 갑니다.

 

그녀가 그렇게 가니까 괜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자기는 오전에도 담배 피우러 몇 번이나 가고, 오후에도 담배 피우러 가서 한동안 오지도 않아놓고.. 나는 담배도 안 피우는지라, 쉬는 시간 없이 하루 종일 뺑뺑이 돌면서 일했는데.. 목욕탕에 조금 오래 있었다고 나에게 그렇게 대놓고 성질을 내는 거야???“

 

저녁에 퇴근해서 남편한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만 남편이 하는 말.

 

“왜 미안하다고 했어?”

“그냥, 내가 목욕탕에 있어서 혼자 나머지 일을 한 거 같아서..”

“그럼 당신은 놀았어?”

“아니지, 나는 목욕탕에서 일했지.”

“그럼, 나는 목욕탕에서 제대로 씻겨드리느라 시간을 보냈다고 하면 되잖아.”

“그런 이야기를 뭐 하러 해?”

“그럼 왜 미안하다고 했어?”

“안 미안한데 그냥 인사로 한 거지. 그런데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가니까 열이 받더라.”

“앞으로는 그런 말 하지 마.”

“나도 앞으로는 안하려고!”

 

항상 “고맙다”고 하고, 쌩글거리고 웃으면서 대하니 내가 만만하게 보인 것인지..

 

다른 직원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딴에는 열심히 하는 직원입니다.

일이 보이면 피하지 않고, 가서 합니다.

 

짝꿍 잘못 만나서 내가 일을 더하게 되는 날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넌 놀아라! 그런 식으로 일하고 월급 받으면 즐겁니? 난 일 더해서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니 오늘밤 두 다리 쭉 뻗고 편하게 잘란다.”

 

이왕에 하는 일 내 몸은 조금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고 싶어서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하고,

내 짝꿍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일도 찾아가면서 했는데..

 

아직도 나를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직원이 있을 때면 짜증이 올라옵니다.

오늘 짝꿍직원도 지난 3년 내내 날 삐딱한 시선으로 쳐다보던 인간 중에 1인이었습니다.

 

자기는 근무시간에도 복도에 서서 수다를 떨고, 사무실에 앉아서 수다를 떨어댈때,

호출 벨은 내가 다 처리했었구먼. 목욕탕에서 시간 오래 보냈다고 대놓고 짜증은 내다니..

 

내가 말이 조금 딸리고, 발음도 새는 외국인 직원이라 한심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일이 굼뜬 것은 아닌데, 괜히 거북이 취급당하니 괜히 성질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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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3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