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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를 힘들게 하는 그녀

by 프라우지니 201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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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서 인종차별 비슷한 것을 당할 때마다..

한국에 있는 “동남아 출신”외국인을 생각합니다.

 

자국에서는 배울 만큼 배웠지만(대졸?) 한국에서는 작은 회사의 생산직으로 근무를 하죠.

시시때때로 한국인 직원이나 사장한테 욕도 먹고, 이런 저런 차별도 당하면서 말이죠.^^;

 

우리 요양원에 유난히 날 싫어하는 듯 한 행동을 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같이 근무를 하면서 그녀에게 또 싫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날 근무는 요양보호사 3명과 도우미 1명.

(간호사도 같이 근무를 하지만 간병을 도와주지는 않는지라 있으나 마나)

 

내가 좋아하는 로지와 나를 대놓고 싫어하는 S

그리고 일을 입으로만 하는 남편의 외사촌 형수인 R.

 

원래 R은 도우미가 하는 잡다한 일을 해야 하지만,

여름방학동안 일을 하러온 학생들이 있는지라 R도 간병을 하라고 근무를 넣은 것 같은데..

 

자기 일도 안 하는 인간이 자기가 하는 일은 학생이 도우미 일을 하니,

간병을 도와주지는 않고 내내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큰소리로 떠들어만 댔습니다.^^;

 

이런 인간의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목소리는 더럽게 크고, 또 싸움닭처럼, 아니 투견입니다.

 

누가 자기에게 뭐라고 할라치면 물어버리죠.

문제를 크게 만드는 재주까지 뛰어난 인간형이죠.

 

 

 

쉽게 말해서 “더러운 똥이니 피해야 할 인간형”입니다.

일도 못하는 것이 목소리만 커서는 “감 나라~ 배나라~”떠들어대는.

 

이날 오전에 로지는 목욕탕에 들어가고, S가 출근하는 9시까지 나 혼자 미친 듯이 방마다 찾아 다니면서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간병하고 다녔었는데..

 

방이 잠겨있는 두 방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두 분이 이미 외출하신 상태인지라, 일부러 문을 따고 들어가지 않았죠.

 

바쁘게 오전 근무를 끝내고 직원회의를 하는데, S가 나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B부인이 불평을 하더라. 왜 그 방 침대 정리 안 했냐고?”

“그 방이 잠겨있어서 일부러 안 들어갔지.”

 

나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로지가 옆에서 한마디 했습니다.

 

“잠겨있어도 따고 들어가서 방 확인하고 침대 정리는 해야 해.”

“그래? 난 일부러 안 들어갔는데..다음에는 들어가서 할게.”

 

그렇게 직원회의가 끝이 났고, 하루 근무도 잘했는데..

다음 날 만난 로지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S한테 네 이야기 했어. 간병 근무 맡은 (도우미)R이 침대 정리 같은 일은 해야 했는데, 안하고 놀러 다녀서 너 혼자 일을 다 하고 다녔었다고.”

 

아마도 S가 내 뒤에서 뒷담화를 했던 모양입니다.

 

“해야 하는 일도 안했고, 어쩌고~ 저쩌고~”

 

나와 근무하는 걸 좋아하는 로지가 듣다 못해서 두둔을 했던 모양입니다.

감사하게도 말이죠.^^

 

 

다음날 만난 S는 내게 또 불평을 했습니다.

 

“어제 M 할배도 2번이나 불평을 하더라.”

“그 방도 문이 잠겨있어서 안 들어갔었는데..”

 

사실 불평을 했다는 B부인이나 M할배나 다 스스로 하시는 분들이십니다.

혼자 다 씻으시니 방에 들어가서 침대 정리등 가벼운 일만 해주면 되죠.

 

내가 간병을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담배를 피우면서 논 것도 아니고,

다른 방에 들어가서 간병이 필요하신 분들 시간 내에 끝내려고 발발거리고 다녔는데..

 

그녀는 또 나에게 내가 하지 않아서 불평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잘못 한 것이 있기는 합니다.

 

그녀가 9시에 출근해서 어디까지 간병을 끝냈냐고 했을 때,

문이 잠긴 방 두 개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방은 침대 정리 같은 가벼운 것들인지라,

간병이 필요한 방만 이야기 했었거든요.

 

S는 유난히 나에게 대놓고 기분 나쁘게 이야기 하는 인간형입니다.

 

지난 번에도 날 화나게 하는 상황이 있었는디..

 

http://jinny1970.tistory.com/2679

생각할수록 화나는 일

 

이번에도 그런 상황입니다.

 

내가 간병을 잘못 했거나,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침대정리 안 했다고 잔소리 들은걸 일부러 떠벌리고 다닌겨?

 

 

 

우리병동 근무표

 

우리 병동에 (여기는 후배 개념이 없기는 하지만), 내 1년 후배, A 가 있습니다.

 

올해 직업교육을 마치고 우리병동에 근무하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아저씨입니다.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 큰 아이가 19살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죠?

 

20살 때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들어왔는데..

그때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마눌이랑 아이를 놔두고 왔었던 거죠.

 

같은 실습생이라고 해도 같은 여자인 나보다 남자인 그가 더 수월하게 적응하는 거 같았습니다. 특히나 여직원들은 젊은 남자직원에게 더 친절한 법이니 말이죠.

 

날 삐딱하게 보는 직원이 몇 있는데, 그중에 으뜸은 날 갈구는 S.

그 다음이 일 안하고 놀러 다니다가 누가 뭐라고 하면 싸움닭같이 변하는 도우미 R.

 

정직원이 된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실습생일 때는 도우미 R이 나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했었습니다.

 

“저 노인네는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

 

나한테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감독”라 칭하는 그녀입니다.

자기일은 안하고 다른 직원 일에 배나라~ 감나라~ 하니 말이죠.

 

남자 직원인 A에게 나에게는 삐딱한 여직원들이 그에게는 친절한지 물어봤습니다.

 

“나는 S가 제일 불편해. 너는 어때?”

“나도 그래. 가끔 S는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

그래서 저번에는 내가 그냥 무시를 했다니깐.”

“우리가 외국인이여서 그런 거 같지?”

“그런 거 같아. 우리랑 같이 근무한 L도 싫어하는 티를 내더라구.”

 

L은 페루출신으로 장애인 요양사 자격증을 가진 상태로 취업된 아낙인데..

(내 눈에 그녀는 일 앞에서 자기 몸을 사리는 타입이던데.. 눈에 더 가시겠습니다.^^;)

 

 

 

S는 자신이 싫어하는 외국인들하고 근무를 했었네요.

 

나는 지층(1층)에 혼자 근무했지만 오며가며 만났었고,

같이 근무한 직원은 아프카니스탄 출신의 A와 페루출신의 L이었으니.

 

저는 그렇습니다.

 

내 동료가 빼먹고 안한 일이 있다고 어르신이 호출해서 불평을 하시면 들어가서 그 일을 해결하고 나옵니다. 그리곤 동료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팀으로 일을 하니, 누가 했던 간에 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S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내가 하지 않았다고 어르신이 불평을 하면 그 일을 나에게 이야기하고,

또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 전하는 거죠.

 

그렇게 떠벌려서 날 “일 못하는 직원”으로 낙인찍고 싶은 것인지..

 

지난번 목용탕에서도 내가 놀면서 시간을 끈 것도 아니고..

일하느라 조금 늦게 나왔다고 대놓고 면박을 주고!

 

내가 큰 잘못 한 것도 아니고, 그 방이 잠겨있어서 침대정리를 안 했다고,

그 방주인이 불평을 했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전하고, 또 내 뒤에서 이야기하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S가 땡땡이치는 직원은 아닙니다.

(틈틈이 담배를 피우러 가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나름 잘하는 직원입니다.

 

나도 다른 직원에게 민폐가 안 되려고 힘들어도 열심히 하는데..

내가 외국인이여서 그렇게 싫은 것인지..

 

날 삐딱하게 보던 패거리중 은퇴한 직원 하나가 놀러왔습니다.

저녁을 나눠주는데, 부식차 옆에 붙어서 수다를 떨어대다가 내가 지나가니 한마디 합니다.

 

“부산스러워.”

 

그랬더니만 남편의 외사촌 형수 R이 댓구합니다.

 

“그렇지 뭐!”

 

하루 종일 잠시 앉아있을 시간 없이 바쁘게 다니는 건 사실입니다.

나를 부지런하다고 말하던데 이것도 삐딱하게 보면 “부산스럽게 다니는 직원”이겠네요.

 

 

 

 

그날 저녁에 퇴근하는데 괜히 슬펐습니다.

 

나는 진이 빠지도록 하루 종일 (땡땡이 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나를 그리 싫어하는지.. 탈의실에서 만난 로지와 잠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에바랑 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 우리는 알아. 네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어르신들에게 얼마나 다정하게 대하는지.

 

우리 병동 관리자도 다 알아. 네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 직원인지.

 

다른 직원이 말하는 건 신경 쓰지 마, 자기네 일은 안하고 땡땡이치고, 담배나 피우러 다니면서 자리를 지키지 않을 때 그 자리를 항상 네가 책임지고 있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알아.”

 

이 소리를 듣는데 감사해서 울음이 났습니다.

 

혼자 뺑이 치는 날도 많고, 한다고 해도 면박을 당하는 날도 있었는데..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내가 좋아하는 직원들은, 날 외국인이 아닌 동료직원으로 봐주고 제대로 평가 해 주고 있었네요.

 

그날 저녁 퇴근해서 탈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면서 울었습니다.

(제가 생긴 건 사납게 생긴 강철인데, 속은 두부라...^^;)

 

지난번 목욕탕 일도 알고 있는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 직원한테 병동관리자한테 가서 문제를 이야기 하라고 해.”

“병동 관리자한테 갈만한 큰 일이 아니야.”

“그 직원한테 ”네가 안 가면 내가 간다“고 해.”

“그런 일이 아니라고, 침대정리 안 했다고 나에게 이야기하고,

내 뒤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이야기 했다니깐.”

 

마눌이 다른 직원 때문에 울고 있으니 남편이 속 시원한 한마디를 날립니다.

 

“그 직원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그만 둬! 조금 쉬다가 다른 곳에서 일하면 되지.”

 

마눌이 돈 번다고 살림에 보태는 것도 아니니 일하나 마나 남편은 상관이 없기는 하죠.^^

 

남편이 이렇게 말하니 마음의 위로가 됐습니다.

 

일하기 싫어도 돈 때문에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이 더 병들어 갔을 텐데..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지금은.

S를 무시하는 법을 배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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