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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태도

by 프라우지니 201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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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사람들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비교해보고 어떤 쪽이 더 보기 좋았던지를..

 

저는 한국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대부분 이주노동자들)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돈벌러 온 외국사람들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후진국사람이라고 무시하고, 우리보다 피부가 더 까맣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무시합니다.

 

우리에게 무시를 당하는 그 사람들은 그런 우리를 이해할까요? 

(거참 서론이 거창하구먼요^^;)

 

제가 한국에 살 때는 이주노동자들이랑 별로 상관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 잠깐 들어가 살면서 기회가 되서 의정부의 한 성당의 이주노동자 상담소을 알게 됐습니다.

(경주여행에 관광통역 자원봉사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얼른 연락을 했었답니다.-증빙사진 올립니다.^^;)

 

 

 

그렇게 이주노동자 상담소를 통해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래도요~ 제가 여기서 번 돈 벌어서 고향으로 보내서 우리식구 다 잘살고 있구요.

제 아이들도 공부하고 있어요~”하고 말하면서 한국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 재수 없는 한국, 한국 사람들!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 것이 사람 개무시하고 정말 재수다”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들이 자기네 나라로 돌아간 후 10년 ,20년이 흘러서 그 사람이 한국 사람들을 자기네 나라에서 만났을 때, 한국사람 재수없다고 돌멩이 던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도 해 봤습니다.

 

내 자식들이 여행가서 돌멩이 맞지 않게 하려면 지금이라도 내 주변의 이주노동자들 무시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할거 같구요.

 

아니 왜! 갑자기 이주노동자 운운하냐구요?
우리나라 사람이 유럽에 나와서 살면서 당하게 되는 차별들이 이런 종류이거든요.

 

독일어 학원에서 2명의 아낙들이 말다툼이 벌어졌었답니다.  한 루마니아 아낙은 시간제로 유치원 청소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적으로 연락 오는 집들을 다니면서 청소하는데, 옷차림은 허름하게 하고 다닙니다. 청소하러 다니면서 차려입어도 사실 웃기기는 하겠네요.

이 아낙은 항상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를 합니다.

 

한 아낙은 조지아(터키옆의 나라/ 미녀들의 수다에 조지아에서 온 장군(?)의 딸이 출현했었죠!)에서 온 아낙인데, 난민자격으로 오스트리아에 들어와서 아직 난민자격을 심사(5년째)중인지라 (합법적인)일을 할 수 없고 (그래도 불법으로 개인가정 청소하러 다니는 일을 한다는), 나라에서 주는 300유로(두당 150유로)로 살고 있습니다.

 

이 아낙은 오스트리아에 들어와서 나라에서 주는 돈 받아먹고 살면서 정말 온 얼굴에 불만이 가득합니다.(그렇게 불만이면 그냥 지나라로 가던가..)

 

오스트리아에서 사는데 뭐가 불만이고, 뭐가 좋냐고 묻는 선생님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조지아 아낙이 여러 가지 불만사항을 쏟아냅니다.  사람들도 불친절하고, 차별하고, 날씨도 어쩌고, 다른것도 저쩌고 등등등..

 

반면에 루마니아아낙은 생글 웃으면서 자기는 오스트리아에 사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아이들도 잘 크고 있고,(남편은 5년전에 사별) 임대주택에서 살면서(월세 저렴), 큰 아들 장가보냈고,(22살짜리 벌써 장가갔다는..) 막내가 5살인데, 이제 그거 크는거 보면서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루마니아 아낙이 본인은 행복하다고 하니 조지아 아낙이 딴지를 겁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차별하는 것이며.. 여러 가지를..

 

사실 이곳에 사는 외국인들은 다 당하는겁니다. 그런데 한 아낙은 그 차별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한 아낙은 그냥 그러려니..하고 사는거죠!

 

(나중에 이 루마니아 아낙을 우리 동네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그렇게 밝아보이던 아낙이 자기 둘째딸이 17살 때 아이를 낳아서 지금 아이가 2살(딸은 19살)이라고 하더라구요. 딸이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 절대 말을 안 한다고.. 딸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 했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렇죠! 항상 행복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나라에 사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오스트리아에서 뭐가 좋아?”하면..  대충..“날씨도 좋고(왠 날씨? 뭔가 대답할 말이 없는거죠!), 친절한 사람() 있고.."하면서 둘러댑니다.

뭐가 불만이냐고 물으면 ”공원에 개똥이 너무 많아! (왠 개똥얘기?)하고 맙니다.

 

이곳 생활이라는 것이 그렇게 불만도 없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좋은 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렇지만 이곳에 사는 외국인들이 대놓고 불만을 말하는 건 같은 외국인으로서 봐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불만투성이면서 이 나라에 사는 것도 웃겨 보이고.. 

그냥 이 나라에 사는 한은 “그러려니”하면서 살아가는 거죠!

 

같이 독일어를 배웠던 아낙 중에 브라질에서 온 아낙이 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경제학과를 나왔는데, 여기서는 4년 넘게 소음 가득한 세탁공장에서 거대한 세탁기 앞에 서서 빨래감 넣고, 빼고 하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하면 한달에 1000유로 남짓 받는거죠!

 

남편이랑 전에 브라질에서 5년 살다가 오스트리아로 들어왔는데, 남편은 더 이상 브라질에서 사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그래도 출장은 1년에 4번 정도 간다는..)

그녀는 열심히 세탁공장에서 일하고 12월에 5주 휴가를 받아서 브라질로 날아갑니다.

 

1년에 한번 5주 동안 브라질로 휴가를 떠나는데도 그녀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는 모양입니다.

“난 이곳에 사는거 정말 싫어!”를 외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그녀 모습을 보니..

참 그렇습니다.

어차피 이곳에 살아야 하는데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이 나에게 “너희 한국 사람은 왜 그래?”하는거 보다는..

“한국 사람중에 친절한 사람도 있고, 그리고 이 나라에 와서 내가 이룬 것(집에 돈 보낸거? 혹은 집 산거?)이 있어서 그래도 이 나라에 감사해!” 하는 반응을 들었으면 좋겠듯이..

이 나라 사람들도 이곳에 사는 외국인이 이 나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더 고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출근하고 몇 달이 지날 동안 직원들과 별로 친해지지 못했답니다.

다 남자(아저씨들)이고 저 혼자만 덜렁 여자인데다가 외국인이니..

혹시나 농담을 걸어도 내가 못 알아들을까 싶어서 못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하루는 아침에 출근해서 웃으면서 “좋은 아침!”을 외치니,

직원 중 하나가 “넌 왜 항상 뭐가 좋아서 그렇게 웃어?”하면서 딴지를 걸었습니다.

 

“나? 우선은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좋지! 내가 여기서 일을 안 해봐!

그럼 실업자인데.. 실업자보다는 어디엔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는거 좋은거 아니야?” 했더니만..  이 직원 하는 말 "넌 굉장히 긍정적이구나! 우리는 이곳에서 일한지 20년이 넘다보니 어제도 오늘 같고,..“하면서 사라지더라구요.

 

제가 별로 긍정적인 성격이 아닌디..

제 동료들에게는 그렇게 보였나봅니다.

 

한동안은 제가 두 얼굴의 아낙으로 활동을 했었답니다.^^;

밖에 나가서는 항상 생글거리면서 웃는데, 집에 오면 인상 박박 쓰면서 왜 나 무시하는데? 외국인이고 차별하는겨?”하면서 밖에서 당한거 집에 있는 사람(남편)한테 해대고. “잘해! 알았지?”하면서 괜히 엉뚱한 사람한테 협박하고. ㅎㅎㅎㅎ

하지만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남편?)이니 이런것도 가능한거죠!

 

남편은 한번도 나에게 “오스트리아에서 사는게 좋아?”하고 물어온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난 오스트리아가 정말 싫어!”한 적도 없구요.

 

하지만 가끔씩 이유없이 ‘잠깐 나 좀 안아줘 봐!“ 하고 남편품에 안겨서 울 때, 남편도 마눌이 외국인으로 이 나라를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걸 알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시간 현재 외국에서 살고 계신 한국 분들!! 파이팅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에 살고 계신 한국분들!!

주변에 이주노동자들 혹시 만날 기회가 있으시면 친절하게 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한사람만 그 사람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주노동자는 자기가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했을테니까요!!  나는 오늘도 여기 오스트리아에서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외모가 외국인(특히 동양인)인데, 우찌 무시를 안 당하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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