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흔한 물건이
아니라 잘 볼 수 없는 것들인데
요양원에서는 흔하게 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손쉽게 구하는
마약으로 소문이 난
펜타닐 패치.
요양원에서는 병동내
어르신들중 서너 분은
등짝에 펜타닐 패치를
붙이고 사시고,
그분들의 패치를 내가 바꿔서
붙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나에게는 낯익은 물건이었지만
그것의 효능은 잘 몰랐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592
그저 마약 성분의 진통제이고,
이틀에 한번씩 바꿔 붙어야 하며,
패치를 붙일 때나 떼어낼 때에
내 손에 마약성분이
묻을 수 있으니 꼭 장갑을
끼어야 한다는 것 정도?
그러다 펜타닐이 얼마나
강한 마약인지 바깥 세상에서
알았습니다.
주간에는 간호사들이 병동내
어르신들의 약을 준비하지만
철야근무를 하게 되면
요양보호사가 아침에 어르신께
드릴 약을 미리 준비해야 해서
저도 부득이하게 만지게 된
어르신들의 약.
알약들은 어르신 각자의
처방 약이라 우리나라의
약국처럼 봉투에 아침, 점심,
저녁으로 약이 포장 상태로
배달되니 그것만 까서
통에 담으면 되는데,
추가로 복용하시는 약들은
따로이 준비를 해야하죠.
보통 사람들이 비타민을
복용할 때는 종합비타민이나
비타민 A, B, C, D 같은
것들을 찾지 비타민 뒤에
특별한 숫자가 들어간
것을 찾지는 않는데,
요양원에서는 비타민 뒤에
숫자가 들어가는 조금은
특이한 비타민을 이용하죠.
그것은 바로 비타민D3.
보통 비타민 D3는 햇볕에서
얻어지는 비타민 이라고
알려져 있고 햇볕만 받으면 되니
굳이 이걸 복용할 필요는
없을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유럽의 노인들은 흔하게 복용하는
비타민 중에 하나죠.
내가 철야 근무시 어르신들의
약을 준비할 때 자주 보게
되는 것이 바로 비타민 D3.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국에서는 알약 형태로
비타민이 많이 나오는데
유럽은 알약과 비슷한 수치로
액상 형태도 많습니다.
비타민 D3가 햇볕을 보면
충전된다는 것만 알고있던
나는 따로이 비타민 D3를
액상 형태로 복용해야하는
어르신들을 솔직히
이해 못했습니다.
건물 밖으로 산책을 나가시면,
혹은 건물내에서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앉아만
계시면 충전 받을 수 있는
비타민인데 그걸 왜 복용까지
해야하나 싶었죠.
요양원에서 사용하는 비타민 D3는
액상 형태의 제품으로
복용하시는 양에 따라 다른데
작게는 하루에 20방울부터
많게는 35방울까지 처방을
받으시는 분들이 계시죠.
액상형태라고 하니
물약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오일입니다.
그래서 20방울을 작은 용기에
담은 후에 물을 약간 부으면
20방울의 기름이 물 위로
둥둥 떠서 그걸 마시면
물과 함께 비타민이
보충이 되는 거죠.
요양원에서 보던 비타민 D3 를
시어머니의 주방에서
발견했을 때는
살짝 놀랐었습니다.
낮에 햇볕이 반짝할 때
밖에 잠깐 나가서는 충전하면
될 것을 햇볕이 들어 올 때는
어두컴컴한 골방 같은
거실에 앉아서 TV를 마주하고는
하루 종일 앉아 계시고,
걸으시라고 하면 무릎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하시며 핑계를
대신다고 생각했었죠.
며느리는 매번 같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엄마, 아프면 통증은 고스란히
엄마 몫이니 당신이 알아서
재활 운동도 하셔야죠.
누구도 그 아픔을 대신해
줄 수 없으니 스스로 운동하세요.
주기적으로 걸어야 허리 통증도
덜하고 무릎도 녹슬지 않고
아프지 않죠!”
며느리의 잔소리가 싫으신지
며느리가 입을 열기가 무섭게
얼른 내빼시는 시어머니.
“그러다 요양원에 들어 가셔야 해요.”
마지막은 이런 협박으로
마무리하지만 나아지지
않으시는 시어머니가
비타민 D3를 복용하신다는 걸
알았을 때는 드디어 시어머니가
요양원쪽으로 가까이
가신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왜?
요양원에서만 보던 약을
우리 집에서 보게 됐으니 말이죠.
요양원에서야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태반이고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니
건물내에서만 생활을 해서
햇볕이 부족할 수 있어
복용을 해야하는 비타민
일수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
이동이 가능한 사람들이
복용하는 약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최근에 했던
건강검진 결과를 들으며
나도 비타민 D3을
복용해야한다는 말을
가정의에게 들었을 때
나는 충격이었습니다.
나는 햇볕은 충분히 받고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항상 빨빨거리고 다니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쬘 때는
살짝 브라인드를 내려놓기는
하지만 그래도 낮에는
햇볕도 잘 받고 살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비타민 D3 부족이라니..ㅠㅠ
사실 유럽은 여름만
햇볕 쨍쨍이고 겨울은
해 없는 우중충한 나날입니다.
특히나 겨울은 오후 3시만 되도
이미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그나마도 해가 안 뜨는 날이
더 많으니 해도 없고,
흐리고 구름낀데 추운 날의
연속이죠.
그래서 그런걸까요?
나의 빨빨거림과는 상관없이
나는 햇볕 부족이었습니다.
정상인은 30~100까지의 수치인데
나는 30에 미치지도 못하는
22.4 ng/ml이라 부득이하게
비타민 D3을 챙기라는
주치의의 말씀.
비타민 D3는 알약보다는
액상 형태가 더 흡수가 좋다니
액상으로 처방을 받았고,
나는 약간 부족한 상태라
오일을 하루에 5방울씩
복용하라고 했죠.
비타민 D3를 복용하시는
시어머니가 요양원쪽으로
가까이 가고 계신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같은 비타민을
복용해야 하니
나도 요양원쪽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하긴 나는 요양원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 아니라 가죠.
일하러!
올해는 여름에도 해가
자주 뜨지않고, 흐리고
비가 온 날이 많아서 그런거라
나를 위로하지만 내가
햇볕 부족이라는 걸 아직은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복용하라는 비타민 D3는
잊지않고 복용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5방울을 복용하거나
일주일에 한번 35방울을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해서
첫날 1주일용 35방울을
한 번에 털어 넣었더니만
몸이 영 심상치 않은 반응을
해와서 요새는 하루에
5방울 잊지않고 착실하게
입안에 넣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유럽의 햇볕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몸이 늙어서
비타민 합성을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듭니다. ㅠㅠ
여러분 조심하세요~
해가 없는 유럽의 겨울은
비타민 D3가 필요 하실 수
있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건강검진을 하면 피검사로
이런걸 다 알려 주는 거냐고
문의하시는 분이 계실까 싶어
알려드리자면 이건 주치의가
따로 검사를 해달라 요청한
항목이지 싶습니다.
오늘 무슨 연구실에서
영수증이 하나 날아왔는데
158.77유로를 내라는 청구서.
전에 다른 주치의한테
건강검진을 했을 때는
연구실에서 청구한
금액이 30유로 정도였는데
무슨 총을 이리 심하게
쏘나 싶어서 항목을 확인 해 보니
내 주치의는 14가지 항목의
검사를 따로 요청했었고,
비타민 D 검사 비용은
19.92유로가 청구됐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내가 복용하는
비타민 D3의 가격을
알려드리자면..
처방전이 발행되는
대부분의 약의 가격은
개당 7.10유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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