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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살짝 엿본 할배의 마음

by 프라우지니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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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요양원 생활을

조금 현명하게 하는

방법을 하나 공개하자면

소소한 선물입니다.

 

나에게 서비스를 해준

직원이 방을 나가기 전에

뭐라고 하나 내밀면

입 대빨 내밀던 직원의 입을

쑥 들어가게 만들 수 있고!

 

직원 호출벨을 눌러 

퉁명스런 얼굴로 내 방을

들어섰던 직원도 소소한

초콜릿 선물 하나면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죠.

 

소소한 선물은 굳이

요양원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도 자주 쓰는 방법이죠.

 

https://jinny1970.tistory.com/2553

 

언제나 통하는 나의 작은 뇌물,초코렛

저는 2 월 달부터 몇 번의 오페라와 연극을 보면서 나름의 취미생활을 즐겼습니다. 3월이 됐으니 또 어떤 작품이 상영되는지를 보고 티켓을 한 번에 받으러 갔습니다. 나는 돈 한 푼 안 내면서 좋

jinny1970.tistory.com

 

 

소소한 초콜릿도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뇌물이기에 통하지

않는 곳은 없죠.

 

우리 병동에도 방에 들어온

직원에게 뭔가를 내미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십니다.

 

풀서비스를 받으시는 분들은

직원들을 보고 웃지도,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으시면서

가끔은 때리기까지 해서

일 할 마음이 안 들게 하지만,

정말 소소하게 서비스를

받으시는 분들은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 주시기도

하고, 방을 나갈 때는 손에

뭔가를 쥐어주시기도 하죠.

 

 

이태리에서는 커피와 함께 먹는다는 지오또(내귀에는 조또라고 들리는) 초코렛.

 

야간근무를 하는 직원이

새벽 6시쯤 들어가서

압박스타킹을

신겨드려야 하는 80대 할배.

 

할배께 스타킹을 신겨드리는

시간은 1분 이내로

금방 끝나는 작업임에도

일을 끝나고 방을 나서려면

할배는 초콜릿이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시면서

가져가!”하십니다.

 

할배는 매일 직원을 위해서

초콜릿을 꺼내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으시는데,

저도 야간 근무중 1층과

지층을 담당하게 되면

할배방에 들어가서

스타킹을 신겨드리고는

받아오는 초콜릿이죠.

 

 

p할매가 주신 메르시(감사)초코렛.

 

병동내 찡찡거리기로

유명한 P할매가 나에게

초코렛을 주실 때는 조금

당황스러웠었습니다.

 

원래 고맙다는 말도

인색하게 안하시는 분인데

어느 날 나에게 초코렛을

내미시길래 무슨

일이시냐?’여쭤봤었죠.

 

할매는 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으셨다고

하면서 그후에도 두어 번

더 초코렛을 내 손에

쥐어 주셨죠.

 

내가 요양원에서 이렇게

받아오는 초콜릿은 다

남편의 도시락에 디저트로

들어가지만 매번 남편에게

자랑하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봤지?

나는 어르신들께 초콜릿도

자주 받는 사랑받는 직원이야!”

 

 

할배가 주신 니콜라우스 초코렛과 커피초코렛.

 

간만에 들어간 근무에서

G할배께 초콜릿을 받았습니다.

 

G할배는 부활절이나

성탄절 같은 명절에 여러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나눠 주시는데 이번에도 

15개 구매하셨다고 하시면서

서랍을 열어서 하나 꺼내 주셨죠.

 

나는 부활절에도 할배가 주신

초코렛을 받았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3936

 

쏠쏠했던 부활절 선물들

보통 이틀 연달아 하는 근무는 괜찮지만 3일 근무는 조금 부담스러웠던 내가 4일 연속 근무를 앞두고 조금 걱정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4일중 이틀 근무는 수당이 나오는 휴일이었다

jinny1970.tistory.com

 

 

서랍 안에는 할배가

드시는 간식 외에 직원들에게

주실 초콜릿을 넣어두시는

곳인데 크리스마스에만

나오는 밀카 니콜라우스(산타)

초콜릿은 아직 여러 개가

있습니다.

 

할배는 방을 나서는

나에게 부탁을 해오셨죠.

 

그 직원 중에 머리에

수건 쓴 (히잡) 직원 있지?”

 

, 그 직원은 이번에

새로 온 실습생이에요.”

 

그 직원한테

내 방에 좀 오라고 해.

초콜릿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하나 줘야 하는데..”

 

할배의 그 말씀에서

할배의 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할배는 그 히잡 쓴 직원이

친절하다 느끼셔서 초콜릿을

하나 챙겨주고 싶으셨나 봅니다.

 

초코렛을 15개나

사셨다고 하셨지만,

방에 들어오는 직원들에게

하나씩 주다 보면

금방 떨어질 테니

챙겨주고 싶은 직원은

그전에 왔으면 하신거죠.

 

할배는 더 챙겨주고 싶은

직원을 손꼽으시는데

그 리스트에 실습생도

끼게 된 모양입니다.

 

 

할배의 서랍속에 누워계시는 니콜라우스 밀카초코렛.

 

할배가 하신 부탁을

죄송스럽게도 나는

들어드리지는 못했습니다.

 

내가 근무한 날

그 실습생은 없었고,

옆 병동의 실습생이라

우리 병동에는 언제

또 근무를 오는지

알 수도 없었거든요.

 

아무튼 할배가 좋아하는

직원이 하나 더 생긴 건

좋은 일입니다.

 

외로운 요양원 생활을

하시는 할배가 마주보고

웃으실 수 있는 직원이

하나 더 생긴 일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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