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 보자면 나는 아이돌과는
거리가 먼 중년의 아낙입니다.
일찍 결혼을 했다면 30대의
자식도 있을 나이이고,
나보다 한두 살 많은 내
직장동료를 보면 아이돌을
좋아하는 손녀까지 둔
나잇대이죠.
내가 어렸을 때도
“아이돌”이라는
말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때는 “소방차”같은
그룹이 있었고,
그들의 실물을 보고싶으면
그들이 출연하는 나이트클럽
같은 곳을 갈수도 있었죠.
세월이 흐르면서 SES,
핑클, 신화, H.O.T등의 다양한
그룹들이 나왔지만 그들의
음악은 나보다 훨씬 더 젊어서
나는 아이돌 그룹의 이름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고!
그룹 “쿨”이 부르는 노래는
나도 따라 부르면서
궁디를 실룩거릴 정도로
친근 했지만, 그외 다른
그룹의 노래들은 사실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 먼 종류의
음악이었죠.
아이돌 2세대라고 불리는
그룹들이 등장했을 땐,
난 이미 30대에 접어든
기성세대라 그들의
노래와는 멀어졌지만
그래도 여자 그룹인 소녀시대,
원더걸스나 포미닛 같은 경우
멤버들의 이름은 다 몰라도
그들의 부르는 노래 정도는
알았다면, 남자 그룹 같은
경우는 그룹의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죠.
동방신기, 빅뱅, 샤이니,
슈퍼주니어, 2PM, 2AM,
등등은 그룹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멤버들은 몇 명이고
또 어떤 종류의 음악을 하는지는
몰랐던 2세대 남자
아이돌들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은
아이돌 3세대라고 하던데,
나는 그들이 데뷔하던 시기에는
이미 “아이돌 노래”는
안 듣는 세대라 어떤 그룹이
나왔다 들어가는지,
그들은 어떤 컨셉으로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 전혀 몰랐죠.
그래서 한국의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현지인을 만나서
그들이 좋아한다는 그룹
이야기를 들어도 대답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나이는 더
먹어가면서도 “아이돌”은
관심도 없었는데,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그들의 성공으로
달려오는 여정을 알게 됐죠.
https://jinny1970.tistory.com/3001
초딩의 나이에 오디션/
길거리 캐스팅이 되어서
몇 년의 세월 동안 오직
아이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보내왔다는 시간들.
부모 품에서 재롱이나 부리고,
갖고 싶은 물건 안 사준다고
투정을 부릴 나이에
연습생이라는 신분으로
회사에 다니는 사회인이
되어버린 아이들.
살다보면 학교를 다니면서,
알바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에 부딪히고,
좌절을 겪고, 삶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되는데,
아이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은
중딩의 어린 나이에 이미
이런 고뇌를 짊어집니다.
- 연습은 하지만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그 막연함.
- 매주 혹은 매달 있는 테스트에서
떨어지면 안된다는 그 절박함.
- 보고싶은 부모님이나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외로움
- 함께 사는 동료와 경쟁을 해야하니
마음 줄 친구도 없는 삭막함.
- 먹고 싶은 거 많은 나이인데
다이어트 때문에 견뎌야 하는
배고픔.
성인들도 견디지 힘든 상황에서
몇 년씩 고생해가며 중딩,
고딩을 거쳐 데뷔를 하게 되는
아이돌.
사람들은
성공한 아이돌만 봅니다.
성공 뒤에 가려진 오랜 시간
동안의 좌절과 외로움.
같은 편이라 생각하면서
한 방을 사용하던 동료
연습생에게서 느껴야 했던
시기와 질투들로 만신창이가
된 마음을 아무도 알지는 못하죠.
아이돌로 데뷔를 해서
잘 나가면 행복할 거 같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스케줄을 해내고,
마음 편히 밥 한번 먹을 시간도
없지만,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며
회사에서는 더 타이트하게
스케줄을 만들어 내고..
마음 속에 골병이
든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아니 인지했다고 해도
그것을 바라볼 시간도 없고,
또 바라봤다고 해도
그걸 치료할 시간도 없으니
마음속의 공허는 점점 더 커지고..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생명을 놓습니다.
“잘 나가서 돈도 많이
벌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인기가 있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인기가 있고, 돈을 많이
벌었다고 마음속에 병이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죠.
돈은 많이 벌었지만,
그것 쓸 시간이 없고,
이제는 성인이 되었으니
연애도 하고 나름의 인생도
살아보고 싶지만,
“팬”이 원하지 않으니
“연애 금지”,
”약한 마음/멘탈 보이기 금지”
그러다 나는 잘 몰랐던
잘생긴 남자 아이돌의
죽음을 알게 됐습니다.
초딩때부터 연애 활동을
시작했고, 연습생 생활을 지나
아이돌 멤버가 되었다는 문빈.
키도 훤칠하고,
웃는 것도 너무나 예쁜 청년이
아까운 삶을 마감한 것이
믿어지지 않아서 한동안은
유튜브 영상에서 이 청년의
영상을 찾아서 보고
또 보고를 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라는
사회는 더 많이 힘들었을 테니
마음속에 그만큼 더 많은
골병이 들었고, 결국 그걸
치유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자신을 놓아버린 아이들.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줄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면,
“잘하고 있다”며 어깨를
토닥여 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들의 삶을 허무하게
놓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전히 “아이돌”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현역이던,
지금은 한물가서 가수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직 아이돌이던 나는 그
들이 존경스럽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30년 동안
살면서 겪었을 다양한 종류의
고뇌와 문제들을 초딩,
중딩, 고딩의 아이들은
의지할 곳 하나 없이 혼자서
꿋꿋하게 지나왔다고
생각하면 내가 그들의
부모가 아님에도 안스럽고
마음이 짠 하죠.
한편으로는 안스럽고
짠한 마음이지만,
나보다 훨씬 더 짧은 인생을
살았음에도 어떤 면에서는
나보다 더 힘들고,
나보다 더 긴 사회생활을
해온 그들을 인정하기에
그들을 존경합니다.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의
말이나 행동으로 그들을
판단하고, 생각없이 단
악플들에 상처받을 그들은
전혀 염두에 않는 우리
사회의 숨어있는 댓글 부대.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힘든 시간들도
다 헤쳐 나왔지만,
달리는 악플에 담대하게
대하지 못했던 것은 그들은
아직 자아가 형성되지 못한
어린 나이의 청소년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죠!
50대 중반의 블로거도
때때로 악플이 달리면
가슴이 벌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나에게 덤비는 악플은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누군가의
미움이 그렇더라구요.
한국의 모든 아이돌이
악플러들의 댓글에
상처를 받지 않았음
좋겠습니다.
그래서 또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는 아이들이
없었음 좋겠습니다.
그들은 충분히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자격이 있고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내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씩 보이는 츤데레 남편의 마누라 사랑법 (6) | 2024.11.15 |
---|---|
남편이 들은 뼈 때리는 충고 (7) | 2024.11.07 |
국제 결혼의 끝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17) | 2024.10.30 |
오스트리아 국적 취득과 나의 슬픔 (20) | 2024.10.21 |
세계 속의 K-푸드, 소문과 현실 사이 (10) | 2024.10.09 |
내가 들은 감동적인 한 마디 (16) | 2024.09.23 |
중국인과 이야기 해본 신장, 위구르 족 이야기 (11) | 2024.09.13 |
좋은 남편, 좋은 아내의 조건 (25) | 2024.07.23 |
내가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하려는 이유 (42) | 2024.07.10 |
조금은 편해진 나의 장거리 비행기 여행. (52) | 2024.06.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