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사관에 볼일이 있어서
갔던 비엔나 나들이.
올해는 두번째로 비엔나를 보네요.
지난 3월 29일 귀국하면서
비엔나 공항에서 출발해 남편과
나란히 기차 타고 비엔나
중앙역을 지나서 왔었는데..
이번에는 남편없이 혼자서
지난번에는 그냥 지나쳐온
비엔나 중앙역을 향해갑니다.
함께 가지는 않지만
마눌을 위해 남편이 예약해준
열차 티켓을 들고 말이죠.
오스트리아는 기차표를 사게 되면
입석이라 확실하게 앉아서 가려면
추가로 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이번에 산 티켓은
저렴한 가격임에도 무료로
좌석을 선택할 수 있네요.
좌석을 선택하면 추가로
돈을 내야 하니 대부분은 입석이라
서서 갈 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입석 티켓을 가지고 있어도
기차에 자리가 널널해서
정말 기차 안에는 서서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린츠에서 비엔나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40유로가 넘는 정가 티켓을
사는 것보다는 젤 저렴한
티켓을 사라고 했었는데,
젤 저렴한 가격으로 올라온 것이
밤기차인 NJ(NightJet 나이트젯).
내가 타는 시간은 분명히 아침인데
왜 밤기차인 것인지 궁금했었는데..
나는 린츠에서 비엔나까지
딱 2시간만 타지만
내가 타는 기차는 벨기에에서
출발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독일의 함부르크를 찍고
비엔나로 가는 기차였네요.
밤새도록 달려서
밤기차였던 모양입니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
나는 열차에 올라서 내 자리 찾아가기.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기차를 꽤 타 보기는 했는데,
밤기차는 처음이라 일반 기차와는
조금 다른 구조라는 걸
기차를 타면서 알았죠.
내 좌석이 있는 칸에 들어갔는데,
6명이 앉을 수 있는 캐빈에
혼자 앉아있는 여성은 내 좌석 위에
자신의 커다란 트렁크를
2개나 올려 놨네요.
“여기가 내 좌석”이라 하니
반대편 좌석에 있던 거대한
트렁크를 끙끙거리며 자신의 옆으로
옮겨놓은 여성.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비엔나까지 오면서 내내 6인실을
혼자 사용했었나봅니다.
6인실을 혼자 쓰던 아줌마는
린츠에서 탄 2인과 함께
객실을 사용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혼자 사용하던 것처럼
혼자인듯 행동합니다.
어떻게?
앞에 두 사람이 앉아있는데,
이어폰도 안 꼽은 상태로 유튜브를
스마트폰으로 시청중이십니다.
얼떨결에 우리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의 영상물 소리만 듣게 된
나와 또 다른 젊은 총각.
신경이 쓰이지만 그냥 아무 말
안하고 참아보려고 하던 순간,
내 옆에 앉아있던 총각이
자기만의 방법으로 아줌마에게
항의를 합니다.
어떻게?
갑자기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는
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수다를 떨어 대는데,
총각의 외모를 보니 아랍 쪽이라
무슬림인가 싶어서 입 꾹 닫기.
아시죠?
무슬림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라
가능하면 거리를 두는 것이
나의 삶에 도움이 되죠.
서로 다른 언어의 중간에 낀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너희들 나한테 왜 그러니???”
내 옆 총각이 통화를 시작하니
유튜브(인가?)만 시청하던 아낙도
누군가와 통화를 시작합니다.
유튜브의 잡음에 두 사람의 통화까지..
나는 그 중간에 앉아서 소음 3중주를
한동안 들어야 했습니다.
두 사람 다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닌 건 알겠는데,
그들의 나라에는 기본적인 매너 따위는
애초에 존재를 안 하는 것인지 원..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옆의 총각은 앉았다 나갔다를
반복하니 그나마 견딜만 했는데,
내 앞의 아줌마는 비엔나에
내릴 때까지 나에게는 소음으로
들리는 유튜브를 시청하셨고,
중간에 시시때때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시면서
나는 궁금해하지도 않는 이야기도
해주셨죠.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사는데,
비엔나에 있는 남동생을 만나서
루마니아 집으로 간다.”나 뭐라나..
독일어는 못하지만 영어는 하시던데,
영어를 배우면서 매너는
못 배우신것인지..
하긴 매너 없는 사람들이
목소리만 커서 누군가 한마디 하면
잡아먹으려고 짖어 대니
사실 건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기는 하죠.
아시죠?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떵.
유럽에 산다고,
금발의 신사/숙녀라고
매너는 당연히 장착하고 있을거라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유럽은 대학 진학률이
겨우 20~30%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졸의 학력.
(중졸이라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매너가 다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없죠. ㅠㅠ)
하긴, 대학의 도시인 그라츠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스스럼없이 새치기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대학을 다녀도 매너는
배우지 못하는구나”한적도 있었죠.
모르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보다는
눈 앞의 자기 이익이 더 중요한
유럽이라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꼴불견을 보게 되는데,
오늘 나는 그 중에 두 종류의
인간들을 접했네요.
할 말은 해야지 안 그러면
속에서 열불이 나는 성격이었는데,
유럽에 사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내 성격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시위를 하는 대신에
눈감고 “시간아 얼른 가거라~”며
외쳐 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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