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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여행에서 돌아온 남편이 말하는 일상의 행복

by 프라우지니 202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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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5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비엔나 공항에 입국을 할 때,

남편은 영주권이라고 우기는 5년짜리

오스트리아 비자가 있음에도 내 여권의

앞부터 뒤까지 뒤지던 이민국 직원이

나에게 물어왔죠.

 

“10월달에 출국 한 것이 맞나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하는데 나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중년이 되고 보니

(전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제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도

잠시 생각을 해야 기억이 날 정도로

정신이 들락날락하는 처지라 이민국 직원의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죠.

 

 

 

잠깐의 생각 끝에

10월에 출국한 것이 맞고,

기억이 잘 나지않아서 대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사과를 하니 상관없다고

웃는 이민국 직원.

 

그렇게 내 여권에 329

입국 도장을 받으면서 우리부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돌아오면서 내가 스스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바로

우리 부부는 절대 시댁을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

 

남편이 생각하는 앞으로

우리부부의 계획은..

 

매년 몇 달씩 집을 비워야 하는데,

이 시점에 집을 산다고 하면

우리가 비워놓은 빈 집을

봐줄 사람도 없거니와

집을 사서 세준다고 해도

세 준 집을 관리해야 하는데,

그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죠.

 

결론은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좁아터진 시댁에서 일상을

살게 될거란거죠.

 

여행하면서 사온 것도 거의 없는데

우리가 가져온 집을 제자리에 놓는 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리는

미니멀 삶을 살고있는 남편에게는

쉬운 일상의 복귀지만,

하나를 사도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아낙에게는 조금 벅찬 일상으로의

복귀입니다.

 

이럴 때마다 왜 우리는 충분한 공간이 없나? "

하는 불평만 쌓이죠. ㅠㅠ

 

5개월만에 돌아온 일상에서

남편은 행복하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남편이 일상으로 돌아와서

가장 행복하다고 손꼽은 첫번째는..

 

 매일 속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것

 

매일 속옷을 갈아입는 것이

당연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뭔 헛소리?”싶으시겠지만

장기간 꼬질꼬질한 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이해하죠.

 

여행 짐을 쌀 때는 가능한 간편하게

싸야 하니 속옷도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가져가죠.

 

 

https://pixabay.com

 

호텔이나 방에서 숙박을 한다면

속옷은 저녁에 빨아서 실내에 말려 놓으면

다음날 입을 수 있게 마르지만,

캠핑 여행 같은 경우는 빤 속옷을

좁은 캠핑카 안에 널어놓는 것도 힘들고

(차 안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겨요.ㅠㅠ)

그렇다고 남부끄럽게 속옷을

밖에다 널어놓는 것도 거시기 하죠.

 

결론은 빨래를 며칠에 한번씩

한꺼번에 몰아서 하게 되고,

속옷도 마찬가지로 한꺼번에 몰아서

빨아야 하니 본의 아니게

하루 이상은 입었나봅니다.

 

깔끔한 성격의 남편은 매일 속옷을

갈아입지 못한 것이

나름 스트레스였나봅니다.

 

(마눌은 속옷만 넉넉하게 챙겨가서

남편과는 정반대의 상황이었죠.ㅋㅋ)

 

남편이 손꼽은 두번째 행복은..

 

우리만의 화장실이 있다는 것.”

 

 

https://pixabay.com

 

남편이 이런 걸로 스트레스를

받는지는 몰랐었습니다.

 

항상 이동중이고, 매번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는 여행자라 남편에게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적이 한 번 있었죠.

 

항공기 안, 화장실에 비치된

종이 변기 커버를 보고 나도 한동안은

변기에 앉기 전에 변기 둘레로

휴지를 널어 변기 커버 대용으로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위생적이라 생각한

나만의 방법은..

 

 

변기에 앉기 전에는 화장지에

물과 물비누를 묻힌 후에 변기 커버를

한바퀴 돌려서 닦고, 나머지 물기는

휴지로 닦은 후에 앉아서 볼일을 본다.”

 

항상 이동중이니 화장실은

당연히 공중 화장실이고,

지인의 집에 머물 때도 지인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사용해야하니

우리 부부만의 화장실은

어디에도 없었죠.

 

우리만의 화장실이 있어

행복하다는 남편을 보니

우리부부는 앞으로 일상 속에서

행복한 일만 남아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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