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낙이 아이들이나 갖고 노는
레고 장난감이라니 조금 웃기지만..
이번 뉴질랜드 여행의 기념품이
될거라 생각했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730
성인이 가지고 놀기에는 너무
작아서 손에 마비가 올 정도지만,
그래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소꼽장낭감 같았죠.
혹시나 읽어버릴까 싶어서
포장도 잘해서 한 곳에
잘 넣어뒀는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 레고를 꺼내놓고왔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 지인, A의 집에
가보니 아이를 키우지 않는 노처녀인데
주방 식탁 위에 레고장난감이..
나처럼 슈퍼마켓에서 주는
사은품을 모으나 싶어서 물어보니
가끔 들리는 ‘친구의 아이’를
위한 장난감이라고 했죠.
나름 모은다고 모은 모양인데,
농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단출한 그녀의 레고.
토마토 박스, 키위 박스,
아보카도 나무 2 그루,
체리 나무 2 그루,
아기돼지 두 마리, 엄마 돼지,
우체통, 브로콜리 2송이.
아이가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기는 한데,
농장이라고 불리기에는 조금 조촐한 내용.
짐 속에 잘 넣어두었던
내 레고를 살짝 꺼내 봤습니다.
나는 농부도 있고, A보다는 더
다양한 것들이 있어서 농장을
차리기에는 딱 좋은 구성인데,
이걸 A네 집에 두고 올까 말까
약간의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레고를 이곳에 두면
A네 집을 방문하는 친구의
아이는 엄청 좋아할 텐데..
아이 장난감이니 아이를 위해서
내놓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갈등은 됐습니다.
내 기념품으로 챙길 것인지,
아니면 나는 모르는 아이를 위해
두고 올 것인지..
욕심 같아서는 슈퍼마켓
사은품으로 주는 모든 종류를
다 모으고 싶었지만,
이 사은품을 주는 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이라 더 이상 레고를 모으는 것은 힘들고..
오스트리아에 가지고 와도
몇 번 꺼내보는 것이 전부일지 모르는
레고 기념품이지만, A네 집에 두고 오면
아이가 올 때마다 두고두고 가지고
놀 수 있으니 두고 오기에는
조금 섭섭하지만 그냥 A네 집에
두고 오는 걸로!
내가 가지고 있던 종류들을
모두 꺼내 놓으니 A네 집,
식탁 위에 레고장난감이
조금 더 풍성해졌습니다.
다양한 야채와 과일에
이것을 파는 농부도 있고,
엄마 돼지 두 마리에 아기돼지
두 마리까지 쌓아놓고 보니
엄청 푸짐해진 장난감.
저녁에 퇴근한 A는 내가 내놓은
레고 장난감을 보고 엄청 좋아했습니다.
농부도 있으니 완벽한 조합이 된거같다 했죠.
40대를 바라보는 싱글 여성이라
아이를 가져본 적도, 키워본 적도 없어
아이 장난감 같은 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을 텐데..
친구의 아이가 와서
“왜 이 집은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 없냐?고
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웠다는 A.
친구가 놀러 오면 데리고 오는
아이의 장난감을 생각하던 차에
슈퍼마켓에서 사은품으로
레고 장난감을 주니 “잘됐다” 생각해서
모으기 시작했던 모양인데..
두 여자의 사은품이 만나서
풍성한 구성을 이루고 보니
앞으로 방문하게 될 친구가
기다려진다는 A.
친구의 아이는 앞으로 A네 집에 놀러 와도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있으니
지루하다는 말은 안하겠죠?
내 레고 기념품을 두고
온 것은 조금 섭섭하지만,
이렇게 사진이라고 남겼으니
실제로 내가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해도
“이런 기념품이 있었다.”라는 건
사진을 볼 때마다 기억할 나만의
뉴질랜드 기념품이 되지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뉴질랜드 > 뉴질랜드 생활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행복해지는 타인의 행복 (10) | 2023.04.03 |
---|---|
드디어 다가온 여행의 끝자락 (11) | 2023.03.06 |
다시 만난 자전거 여행자, 케이트 (9) | 2023.03.04 |
우리의 뉴질랜드 중고 캠핑카, 팔까 말까? (12) | 2023.03.02 |
10불짜리 풍경 사진, 캐시드럴 케이브스, cathedral caves (2) | 2023.02.26 |
일타스캔들, 해피엔딩을 꿈꾸며 (4) | 2023.02.22 |
최선을 다해 사는 삶, 건강한 인생. (6) | 2023.02.20 |
강어귀에서 즐기는 낚시꾼의 행복, 카와이 두 마리 (8) | 2023.02.18 |
정확한 가격은 모르는 카이탕가타 지인의 캠핑장. (6) | 2023.02.16 |
큐리오 베이에서의 탐정 놀이, 블루 펭귄을 찾아라. (6) | 2023.02.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