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의 평화는 남편과 내가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가능합니다.
남편이 입을 여는 순간이나,
남편이 내 곁에 가까이 오는 순간부터
우리 집의 평화는 박살이 납니다.
남편이 입을 열면 편안했던
내 속은 한번에 훌러덩 뒤집어집니다.
“사과 상한 거 하나 발견했어.
이거 벌금 1유로야.”
아니, 사과는 내 돈으로 샀고,
아직 남편이 환불도 해주지 않았으면서
다짜고짜 벌금이라니!
우리 집 벌금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2023
여기서 잠깐!
한국의 부부도 요새는 생활비 분담은
각자가 한다고 하던데..
유럽의 부부들은 오래전부터
같은 공간을 나눠 쓰는 하우스메이트처럼
각자가 부담하는 생활비 항목이 다르죠.
남자는 집세와 세금들, 여자는 식료품 관련된 것.
https://jinny1970.tistory.com/3180
시댁에 살고있는 지금은 남편이
지출하는 항목이 많지 않아서 남편은
마눌이 지출한 식료품비를 환불 해 주고 있습니다,
엄청 자주 장을 보러 다니면서도 마눌의
한달 지출 내역을 보면 150유로 내외.
어느 슈퍼마켓에서, 어떤 상품이,
언제 세일하는지 꿰고 있으니
사오는 것에 비해서 엄청 저렴한 영수증이죠.
사실은 마눌이 모든 식료품을 사지 않습니다.
과일, 야채 위주로 장을 보고
반값세일하는 고기류는 만나면 사는 정도!
그외 고기류나 가격이 나가는 것들은
다 남편이 장을 보죠.
이번에는 사과를 조금 넉넉하게 샀습니다.
2kg에 2유로 정도 하던 사과의
가격이 올라서 2,69유로인데,
사과의 가격이 kg당 1유로라면
얼른 사야하는 아이템.
슈퍼마켓마다 세일하는 사과의
종류가 다르니 다 사 모으기.
Interspar 인터슈파 슈퍼마켓에서는
맛있는 “갈라”1kg 포장이 세일해서
1,34유로 하길래 한 팩을 구입했었는데,
이번에는 Hofer 호퍼 슈퍼마켓에서
브래번이 2kg짜리가 반값 세일해서
1,34유로라고 하니 또 샀죠.
그래서 우리 집 지하실에
사과가 조금 과하게 있었습니다.
Idared 이다레드
모스크바산으로 단단하고 바삭하며
육즙이 많은 흰색 과육을 가지고 있으며,
맛은 약한 신맛이 납니다.
Jona Gold 요나골드
달콤하고 약한 신맛이 나며 과즙이 풍부하고
노란색의 과육이 나중에는 하애짐.
Gala 갈라
뉴질랜드 산으로 달콤하고 향이 있으며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한 사과.
Braeburn 브래번
아삭하고 과육의 달콤한 맛과
약간의 상큼한 맛이 특징.
요즘 슈퍼에서 자주 세일하는
사과 종류는 위에 4가지.
사과마다 맛이 다르니,
세일해도 달라지는 가격과는 상관없이
보통 두 종류 이상의 사과가 집에 있었죠.
지하실에 갔다가 사과더미 속에
약간 곪은 사과를 한 개 들고 온 남편이
바로 작성한 것은 “벌금 리스트”
사과 한 개가 상했으니
벌금 1유로 내라는……
사과 2kg에 1,34유로인데 사과 한 개에
1유로라니 이건 해도 너무한 조치.
그리고 나는 아직 내가 사온 과일 값을
아직 환불 받지 않았으니
내 돈으로 산 사과인데
내 사과가 상했다고 남편에게 벌금을
내라니 갑자기 열 받아서 헐크된 마눌.
사과 뿐 아니라 복숭아나
다른 과일들도 1kg짜리 한 팩을 사와서
한 이틀 지나면 “오래돼서 상했다”며
안 먹겠다는 남편 때문에
열불이 날 때도 있었죠.
편안한 내 속을 훌러덩 뒤집는 남편의
이런 행동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마눌과의 협의없이 자기 맘대로
“벌금 리스트”를 만들었으니
전투 모드로 이 상황에 맞서기.
내 돈으로 산 ‘내 과일’이 상했다고
벌금을 내라고?
내가 다양한 과일을 사 모으는 이유는
남편에게 챙겨주는 과일 간식 때문인데,
왜 내가 벌금을 내야 하냐고?
당장에 맞대응 준비.
남편이 좋아하는 문서로 작성해서
남편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나, 테오는 회사에 과일 간식을 싸가지도 않고,
과일도 먹지도 않을 것이고,
앞으로 과일 값은 전적으로 마눌이 부담한다.
내가 과일을 먹을시에 개당 10유로를 낸다.”
내가 써넣은 개당 10유로는 과하다고
1유로로 수정하자는 남편.
남편이 재택근무를 할 때는 접시에
얌전하게 썰어서 갖다 바치고,
출근을 하면 사과는 씻어서 통째로
그외 다른 과일들은 썰어서 통에 담아서
빵 반, 과일 반을 만들어 런치박스로 갖다 바쳤는데..
앞으로 남편이 과일을 안 먹고,
안 싸간다는 조건에 과일 값을 전적으로
마눌이 부담하게 되면 마눌에게는
엄청 좋은 조건.
남편의 과일 간식을 챙기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좋고,
또 나 혼자 먹는 과일 값은 그리
많이 들지 않으니 나에게는 이익.
나에게는 좋은 조건이지만,
매일 과일을 먹던 남편이 과일을
안 먹으면 변비에 걸릴텐데???
나랑은 상관없는 일인가?
한 이틀 과일없이 살아본
남편에게 내가 날린 결정타.
“출근 할 때도 과일 간식 없는 건 알고 있지?
지금이라도 철회하고 싶으면
방에 붙여놓은 “벌금 리스트” 떼어내.
그러면 내가 생각해 볼께.”
내 말을 기다렸던 것인지
남편이 바로 대답을 합니다.
“당신이 떼어 내.”
남편도 과일없이 하루를 사는 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평소에 마눌이 간식으로 과일을 챙겨줄 때는
이런 저런 이유로 투덜대더니만,
한 이틀 과일을 못 먹었다고 그
새 과일의 필요성을 절감한것인지..
너무 과하게 사와서 상한 것은
벌금을 낼 수도 있지만,
1kg나 2kg단위로 파는 과일을 사오면
어쩔수 없이 버리게 되는 것들이 종종 나오죠.
아깝지만 버려야 하는 건
나도 속상한데, 남편까지 벌금 운운하면서
내 속을 뒤집는 건 참을 수가 없어서
나름 쥐약 처방을 해봤는데,
제대로 먹혔습니다.
이렇게 한방 먹였다고 남편이 앞으로
벌금 타령을 안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조금 더 합당한 방법으로
마눌도 이해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벌금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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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운 호수를 내려다볼수 있는 산으로 가는 자전거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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