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은
국적과 피부색도 다양하고,
성격도 제각각 입니다.
요양보호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 직종이지만,
그렇다고 “고객은 왕입니다.” 하지는 않죠.
요양보호사를 막 대하는 고객이 계시면
“내가 더러워서 참는다”고
그 방을 나와서는 동료들에게
뒷담화를 거하게 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냥 고객한테 대놓고
질러버리는 직원도 있죠.
저는 후자에 속하는 편입니다.
다른 직원들이 뒷담화 하는 고객이 있고,
내가 그 고객이랑 원만한 사이라면
대놓고 그냥 이야기를 합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426
우리 병동의 여왕님께도 시시때때로
매섭게 매너 교육을 해드리죠.
자기의 편의를 제공하는 직원을
존중해줘야 직원들에게
존중을 받는 것인데,
직원을 하인 취급하면서 직원에게
어떤 대우 받기를 원하는 것인지..
독일어의 기본은
“Bitte 비테”와 “Danke당케”입니다.
영어의 “Please”과
“Thank you”에 해당되는 말이죠.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기도 한 “bitte”와 “Danke”.
돈 안들이고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말인데,
이 말에 인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가 자기 뒷동네를
닦아 버릇하니 이제는 “고맙다” 소리를
할 필요도 못 느끼는 것인지!
얼마 전 근무 때의 일입니다.
조금 한가해진 오후에
같이 근무한 아줌마 동료, A가
지층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합니다.
소변통을 침대 위에 쏟아서
온 방안에 지린내가 진동을 하고 있어,
간병에 바쁜 아침이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서 그 방의
침대보까지 싹 갈아드렸는데,
그 방 주인은 자기의 실수 때문에
직원이 추가로 일을 하는걸 보면서도
말 한마디 안하고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이
짜증이 나서 한마디 했답니다.
“독일어에는 Bitte와 Danke가 있어요.
이 말을 하는 데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인색하게 이 말을 사용하세요?”
그 말을 듣고서야 그 방 주인이
조금은 무안한 듯이 “고맙다” 하더라나요?
자신의 실수로 수고한 직원에게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 하는 것이
뭐 그리 아깝다고 그 말을 아끼는 것인지!
A는 그녀가 고객에게 했던 말을
컴퓨터의 근무일지에도 적었습니다.
다른 동료들도 볼 수 있게
기록으로 남겨놓은 것이죠.
직원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지만
도움을 준 직원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직원은 보람을 느낍니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구나”라는 걸 깨닫기도 하고,
“비록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선택한 직업”이지만,
내 도움을 받은 이들이 웃으며
해주는 한마디 “고맙다”가
나의 하루를 뿌듯하게 하죠.
아! “Bitte 비테”라는 단어 부탁을 할 때의
“제발” 말고도 다른 뜻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만에요”.
누군가 “Danke 당케” 했다면
“Bitte비테”도 가능하죠.
즉, 비테는 뭘 부탁할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누군가
고맙다고 할 때 대답으로 사용하죠.
독일어의 기본은 Bitte와 Danke라 했지만,
여기에 한마디가 더 있네요.
“Entschuligung 엔출디궁”
(미안해요)
별로 미안한 일이 아니어도,
미안한 일이어도 이 한마디면
다 해결이 됩니다.
내가 ‘엔출디궁’하면
상대방도 웃으면서
‘bitte 비테”로 답을 하죠.
절대 인색하면 안되는 말들인데
인색하게 이 말을 아끼는 고객 방에
들어가게 되면 나는 간병을 해드리고
그 방을 나올 때는 일부러
“bitte 비테”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고맙다’소리도
안 했는데,’천만에요’하는 꼴이죠.
어느 정도 눈치가 있으신 분들은
나의 말에 늦게나마 “고맙다”하실 때도 있고,
끝내 내가 듣고 싶은 말 한마디를
안 해주는 고객도 있죠.
“나는 당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이지만
도움을 주고 방을 떠나는 직원의 뒤통수에
날리는 “말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 것인지……
유난히 “고맙다”는 말에 인색한
70대 할배 한 분께 최근에는
제가 한마디를 했습니다.
이 양반 같은 경우는 “고맙다”라는
말 외에도 “미안하다”라는 말도
인색하신 분이네요.
기저귀를 착용하시는 분이신데,
기저귀를 갈 때마다 큰일을 보신 상태라
매번 궁디 주변을 젖은 수건으로 닦아드리는데,
뒷동네를 닦을 때마다 방귀를 뀌시죠.
이 양반은 자신의 뒷동네를
닦다가 방귀 냄새 직방으로 맡는 직원에게
전혀 미안한 마음이 안 생기는 것인지
“미안하다”라는 말은 절대 안하십니다.
옷 다 입은 상태에도
방귀를 꼈으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라고 하는 것이
보통의 매너인데,
궁디를 까고 있는 상태에서
방귀를 뀌셨다면 더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거 같은데
하고 싶은 말을 참으시는 것인지..
매번 떵냄새에,
직방 방귀 냄새까지 참아가며
뒷동네 깨끗이 닦아드리고,
새 기저귀 채워드려도
그 방을 나설 때까지 “고맙다,
미안하다”말은 안하시는 할배.
오래 참아온 말 한마디를
제가 하고야 말았습니다.
“R씨,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신 후에
“고맙다”고 한마디 해주세요.
그 말 한마디가 직원에게는
큰 힘이 되고, 또 자신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니 말이죠.”
내 말에 끝나자마자
대뜸 “고맙다”고 하는 R씨.
나는 이렇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습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Bitte와 Danke”인데,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왜이리
이 말을 인색하게 하시는 것인지!
매일 도움을 받는 삶이라
이제는 이 말을 하는 것이
지겨워서일까요?
아님 직원에게 서비스 받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라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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