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처음으로 나들이다운 나들이를 갔었습니다.
그동안도 여기저기 다니기는 했는데,
차를 타고 산 아래까지 가서는
그냥 산만 올라갔다가 다시 차 타고 집에 와서 그런지
별로 나들이 같지 않는 기분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나들이 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잘 모르는 곳이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그곳이 세계적이 유명 관광지인
할슈타트 호수 자락에 있어서
할슈타트 호수를 간만에
구경한 것도 한몫 한 거 같네요.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눈도 많이 안 오고,
날씨마져 땃땃한 겨울이라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간만에 눈이 내리는가 했더니만..
금요일 오전 일을 하던 남편이 한마디를 했습니다.
“오후에 스키 타러 갈 꺼야”
“어디로 갈 껀데?”
“오버트라운”
“할슈타트 호수 밑에 있는 동네?”
“응”
내가 남편을 따라나선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할슈타트 마을”
남편이 가고자 하는 곳이
할슈타트 마을을 지나쳐서 가게 되니
간만에 할슈타트 마을은
얼마나 붐비는지 궁금했거든요.
차가 터널을 나가자 마자 만나게 되는
할슈타트 마을 입구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없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적어도 마을 입구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나 자가용들이 서있고,
관광객들도 돌아다니는 마을 입구인데,
텅 비어버린 마을 입구!
입구가 비어 있으니 마을 안은 어떤지
궁금해서 남편을 꼬셔봤지만,
남편이 이곳에 온 목적은 오로지
“노르딕스키”라
마눌의 유혹에는 넘어오지 않았죠.^^;
아무리 락다운이라도 해도
사람들이 집에만 짱 박혀 있지는 않거든요.
알려드립니다.
이 글은 오스트리아의 외출제한령기간이던
1월말의 나들이 이야기 입니다.
특히나 금요일 오후는 주말이 시작이라
사람들이 나들이를 많이 하는데,
어찌 할슈타트는 텅 비어 버린 것인지..
차를 타고 달리면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을 본 것이 내가 본 사람의 전부였죠.
오버트라운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봐도 “관광객 전멸”.
할슈타트 호수 아래에 붙어있는 오버트라운은
할슈타트에 오는 관광객들이 숙박을 하는 곳이라,
할슈타트 못지않게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거든요.
예전 같으면 주민들보다
더 많은 수의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동네였는데,
지금은 주민들 뿐이고 옆 마을에서
스키 타러 오는 사람들뿐이라나요?
아쉽게도 할슈타트 마을을 들어갈 기회는 없었습니다.
스키를 타러 간 남편이라
목적 달성을 위해서
마눌의 “마을에 한번만!”을 외치는데도
안 들리는 듯이 운전만 했죠.^^;
하지만 호수의 건너편에서
마을을 볼 기회는 있었죠.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정말 할슈타트 마을이 텅텅 빈 것인지
확인 차 가려는 시도는 여러 번 했었습니다.
“할슈타트 마을에 들어가면 주차비는 내가 쏜다!”
3시간 정도 주차한다고 치면
대충 10유로 정도 쏠 의지가 충만했었죠.
남편이 잠깐 망설이는 거 같아서 추가로 한마디 더!
“그럼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할슈타트 마을은 아주 잠깐만 돌아보고
노르딕 스키 타고 오면 되잖아!”
이래도 안 넘어오는 남편에게 최후의 통첩 한마디!
“주차비에 케밥도 내가 쏜다”
주차비 10유로에 케밥 10유로,
총 20유로 거금을 마눌이 직접 쏘겠다고 했는데도
남편은 넘어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마을 안 확인은 불가능했다는 이야기죠.^^;
올 들어 아니, 이번 겨울 들어서 처음 탄 노르딕스키.
작년에 남편이 사줬던 스키 신발을
1년이 지나서야 신어봤죠.
2020/11/23 - [일상이야기] - 남편에게 받았던 발렌타인 데이 선물, 스키 신발
매년 지겹도록 타러 다닐 때는
별 생각없이 타던 스키라
이것이 그리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간만에 타서 그런지 이번에는 제대로
노르딕 스키의 매력을 느꼈죠.
3박 4일 근육통이죠. ㅋㅋ
다리를 앞뒤로 쫙쫙 벌리면서 걷는 스포츠라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고관절쪽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게 되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에서도 노르딕스키를 탈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한국 중년여성들의 고관절 건강의 미래는
화창할 거 같은데...
조만간 한국에도 노르딕스키가
들어와서 널리 유행하기라 믿습니다.
겨울철에 온몸 운동에
이만큼 좋은 것도 없으니 말이죠.
부부가 나란히 몇시간을 다리 쫙쫙
벌려가면서 열심히 노르딕 스키를 탔더니만..
하루 이틀정도 마눌은 움직일 때마다 낮게 앓는 소리를 냈고,
남편은 소리없이 근육통을 견뎌냈죠.
노르딕스키의 매력 중에 하나라고 한다면..
내가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해도
매번 갔던 곳을 반복해서 가다 보면
나중에는 별다른 느낌도 없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곳이어서
그런지 즐거운 시간이었죠.
오버트라운 마을의 집들도 지나고,
숲을 지나고, 호수도 한바퀴 돌고!
스키를 타고 걷는 건
내 발로 걷는 산책보다는 조금 더 쉽고,
또 아름다운 풍경 속을 달린다는 느낌이라
내가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착각도 일죠.
눈 신발 신고 산 위에서 보는 풍경도 근사하지만,
등산이라 오르는 동안 심장을 벌렁거리고,
힘들어 죽을 거 같은 생각뿐인데..
노르딕스키는 그냥 멋진 풍경 속에서
팔다리만 휘휘 저으면서 가면 되니
등산보다는 조금 더 쉽다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몇시간 타다 보면
나중에는 잡생각이 하나도 안 들죠.
처음 스키를 타고 출발하면서는
“멋진 풍경”에 감탄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냥 앞만 보고 달립니다.
“이 길의 끝에 내 집에 있다.”는
심정으로 타다 보면 생각도 없어지고,
땀도 엄청 나서 운동을 제대로 한 기분도 들죠.
특히나 이렇게 힘들게(?) 운동한 날은
남편에게 마구 개길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마눌이 힘든(?) 운동을 군소리없이 잘했다고
남편이 “참 잘했어요~”를 난발하고,
운이 좋으면 남편이 해서 갖다 바치는
한끼까지 먹을 수 있는 날이거든요.
간만에 탄 노르딕스키라 좋았고,
새로운 곳이라 제대로 나들이 한 기분도 들었고,
새 신발을 신고 처음 달린 날이라 더 좋았던
우리부부의 간만의 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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