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란히 코로나 항체 검사를 받으러 갔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으니
당연히 항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남편이 이끄는 대로 따라 갔었죠.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 마눌은 시시때때로
코로나 항원 검사를 하는 처지라,
10일 단위로 기다란 면봉이
나의 콧구멍 아주 깊이까지 들랑날랑 하죠.
나같이 특정한 직업 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시시때때로 받는 것이 코로나 항원 검사이고,
우리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을 방문 오는 가족들도
“무료 코로나 항원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요즘 시중에 가장 인기있는 것이 바로 “코로나 검사”
우리 동네 쇼핑몰에도 대대적으로 영업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빠른 테스트는 39유로이고,
코로나 PCR 테스트는 89유로.
그나마 PCR 테스트의 정가는 115유로인데
할인해서 89유로에 모신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있습니다.
병원에 들어가는 환자는
무조건 하는 것이 코로나 테스트이고,
우리 요양원을 들랑거리는 사람들에게도
시행하는 것이 무료 코로나 테스트인데..
누가 일부러 쇼핑몰까지 와서
돈 내고 코로나 테스트를 받을까 싶기도 하지만..
건강염려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락다운 상황에서 일부러 쇼핑몰까지 찾아와서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할 일은 없겠죠.
일반인에 비해서 꽤 자주하는 코로나 검사이고,
또 매번 음성이 나와서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꽤 멀리 지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남편을 따라서 항체 검사를 한 이유는
앞으로 맞게 될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주사!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주사 접종을 시작했고,
오스트리아도 화이자의 백신 투여를 시작했죠.
오스트리아의 “코로나 백신 접종 1순위”
그룹 중에 하나인 요양원.
백신의 부작용이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자에 한해서”
백신 주사를 접종합니다.
나도 “코로나 백신주사를 맞겠냐?”는
질문지에는 “아니요”라고 했지만,
"백신 주사를 맞기 전에 항체 검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이었죠.
집에서 차를 타고 15분 거리에 있는
의료 연구실로 한 부부 동반 나들이.
코로나 항체 검사를 위해서
남편이 간만에 집을 나섰죠.
항체 검사는 나라에서 무료로 해 주는 검사가 아니어서
검사료는 개인이 지불해야 하고,
의료 연구실까지 개인적으로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남편은 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항체 검사를 한거죠.
항체 검사는 피만 뽑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습니다.
피를 뽑고는 연구실의 의사를 만나서
몇 가지 질문도 했었습니다.
“내 마누라가 요양원에 근무를 하는데,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기 전에 항체 검사를 왔으며,혹시 항체가 없다면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겠는가?
의사는 아주 친절하게 남편의 질문에 대해서
꽤 오랫동안 대답을 했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꽤 오랜 시간을 할애 해 줬고,
너무 친절한 답변이어서 완전 흡족스러웠죠.
다른 의사보다 너무 친절한 의사에게
감동을 하는 마눌에게 남편이 날린 한마디.
“나중에 영수증에 상담비도 추가되어 있을걸?”
검사실의 의사도 “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아주 긍정적이었죠.
“내가 당신이라면 그냥 백신주사를 맞을거에요.”
낮에 피를 뽑고 왔는데,
그날 저녁에 받을 항체 검사 결과.
나의 예상은 “남편과 나 둘 다 항체가 없다”.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을 받은 적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었죠.
나의 검사 결과는 예상대로
항체가 없는 상태.
의사가 설명할 때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이 되었다가
완치된 상태일 수도 있고,
이럴 경우라도 해도
항체 지수가 낮을 수가 있는데,
이럴 경우는 백신 주사가 필요하다고 했었죠.
나는 항체가 음성이고, 항체 지수도 1보다 더 낮은 0.28.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를 했죠.
나의 예상을 뒤집은 건 남편의 검사 결과.
남편에게는 이미 코로나 항체가 있는 상태.
의사는 항체는 1~10까지라고 했었는데..
남편은 항체가 있고, 인덱스도 1보다 더 큰 3.38.
이정도면 백신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거 같은데..
(대충 흘려들어서 긴가민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에게
이미 코로나가 찾아왔다가 간 상태라는 것.
남편에게 코로나가 왔을 때
나는 뭐를 했던고?
부부는 일심동체이니 남편이 감염이 되었다면
당연히 마눌도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우리는 이불도 같이 덮고,
같은 컵에 물도 마시는 사이인데..
남편의 면역력이 마눌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남편은 연례행사처럼 일 년에 두어 번 심한 독감을 앓고,
그때마다 길게는 4주 정도의 병가를 내고는
침대에 누워서 코 푼 휴지를 방바닥에 뿌려대는 만행을 저지르죠.
올해도 남편에게 감기가 두 번 정도 왔다가 간 거 같은데..
그때 살짝 코로나가 왔다가 간 것인지..
남편에게 당도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면역력 강한 마눌에게는
침투가 불가능해서 남편에게서 가 버린 것인지..
아님 마눌이 밖에서 업어온 코로나 바이러스를
자신은 강한 면역력으로 무장하고 있는 바람에
남편이 얼떨결에 받게 된 것인지..
남편은 지난 3월 이후로 대부분의 날을
방안에서 보내고 있는데..
재택근무라 일도 방안에서 하고,
밖에 나다니는 것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혹시 장을 보러 슈퍼마켓이라도 가면
유난스럽게 손 소독도 하고
사온 물건도 세제 풀어서 씻고,
말리고 완전 난리부르스를 추는데..
그런 소란에 코로나가 침투할 틈새가 없었을 텐데..
이상하고 아리까리한
남편의 코로나 항체 양성반응.
알 길은 없지만, 남편에게 항체가 이미 자리하고 있다니
남편은 코로나 백신은 당분간 맞을 생각을 안 할 거 같네요.
코로나 항체가 없는 나는 백신을 맞기는 해야 할 거 같은데..
가능한 늦게 맞아볼 생각입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부작용도 생각해야 하니 말이죠.
언젠가는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이나 직원들이
모두 강제적으로 맞아야 하는 시기가 올 거 같기는 한데,
적당한 때를 봐서 저도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싶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접종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보다 더 일찍 맞는 기회가 있을 때
백신을 맞아야 할까요?
어떤 이는 “나 같으면 기회가 될 때 얼른 맞겠다”고 하고,
어떤 이는 “어떤 부작용이 있을 줄 알고 실험실 토끼가 되냐?
일단 기다리는 것이 답이다.”라고도 하는데,
저는 아직 어떤 결정도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코로나 백신 접종 희망자”들은
조만간 백신을 맞게 되지 싶습니다.
일단 그들의 결과를 보면서 결정을 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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