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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심심해서 만들어본 쌀 떡볶이

by 프라우지니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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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서?

먹고 싶어서?

궁금해서?


이유가 어찌됐건 간에 

내가 또 새로운 일을 저질렀습니다.


한번 해 볼까?”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거 생각 뿐이고 직접 할 생각은 없었는데..


행동이 생각보다 더 빠른 아낙이 드디어 사고를 쳤죠

그렇게 나의 떡 만들기는 시작됐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아주 가끔 먹던 떡볶이였는데..

얼마 전부터 불현듯 떡볶이가 문득 문득 생각이 났었습니다.


참고적으로 저는 밀가루 떡보다는 쌀 떡을 더 좋아하죠.^^




어느 날 저녁에 내일은 떡볶이를 해 먹어 볼까?”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


쌀 두 공기를 씻어서 물에 담가 놓기.


! 주사위는 던져졌죠.


쌀을 두 공기 씩이나 물에 불려 놨으니 

이제는 떡을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불린 쌀을 믹서에 갈아서 체 치면 

쌀가루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해 보는 거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일은 

불린 쌀을 믹서에 갈아서 체 쳐서 쌀가루를 만들었죠


생각보다 쌀가루를 만드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주방에 온통 하얀 가루들로 난리가 났었죠.




쌀가루에 소금도 넣고, 물로 약간 개어서 찌는 작업을 했습니다.


쌀 반죽에 물을 너무 조금 넣은 것인지,

아무리 쪄도 백설기는 되지 않고..


소금만 약간 넣었더니 단맛도 없고

찌는 시간이 길어지니 냄비의 물은 졸아들고..


아래쪽 냄비에 물을 계속 보충 하면서 찌고 또 찌고


30분은 넘고 1시간은 안되게 오래 오래 쪘죠.




뜬금없이 떡을 할 생각을 했던 것은 

우리 집에 가능할 거 같은 기계가 있어서였죠.


얼마 전에 남편이 사들인 고가의 주방기구, 켄우드.


http://jinny1970.tistory.com/3291

남편에게 강림한 지름신


쌀가루를 쪄서 고기를 갈아낼 수 있는 것을 

통과시키면 떡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았죠


실제로 방앗간에 가래떡을 빼는 

기계도 이것과 흡사합니다.


그래서 이 기계를 믿고는 쌀가루를 쪘던 거죠.^^


그런데 생각만큼 기계는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고기를 가는 용도 라 고기들은 쑥쑥 잘 갈리는 모양인데,


백설기를 기계의 윗 부분에 넣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래쪽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위에만 눌러 댈 수는 없는 문제고..

(무식하게 계속 눌렀다 가는 정말 기계 고장낼 뻔 했습니다.)




기계 안에 본드를 붙인 것처럼 착 달라 붙어있는 

떡들을 다 떼어내는 작업을 거친 후에 


찐 쌀가루 (=백설기)를 반죽기에 넣고 돌렸습니다.


백설기를 눌러서 가래떡처럼 쫀득하게 해야 하는데

그 기능을 반죽기에게 부탁을 한거죠.


반죽기는 기대만큼 착실하게 백설기를 

치대고 또 치대고 열일했습니다


반죽기 없었으면 손으로 치대느라 

손목 나갈 뻔 했습니다. ^^;


반죽기에 한동안 치댄 떡 덩어리 모양을 잡을 시간.




내가 먹고 싶은 건 떡볶이였는데..


떡 반죽을 손으로 비벼서 떡볶이처럼 얇게 

모양을 잡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떡볶이용으로 해 먹을 분량만 얇게 모양을 잡았고

나머지는 다 굵게 만들었습니다


떡국 떡으로도 떡볶이는 해 먹을 수 있으니 말이죠.


떡 모양을 잡으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나?”하는 

회의감도 들었지만.. 


시작했으니 일단 끝은 봐야 하는 거죠.^^




떡 만드느라 개판 된 주방에 올라온 남편


평소에 떡은 안 먹는데, 떡볶이 만드려고 

잘라 놓은 떡볶이용 떡을 한 개 먹어 보더니만 


맛이 괜찮았는지 두어개를 더 집어 먹습니다.


평소에는 먹으라고 사정을 해도 안 들리는 척 하는 남편인데

웬일로 마눌이 만드는 떡을 먹는 것인지..


그리고 남편은 떡을 안 좋아 하는디?


이왕에 먹는 떡이니 더 맛있게 먹으라고 한마디 했죠.


꿀 찍어 먹어봐!”


마눌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얼른 두어개를 더 들고는 꿀병과 사라지는 남편.




일단 떡 만들기가 끝난 후에 바로 작업한 떡볶이


비주얼은 그럴싸한 떡볶이가 완성이 됐습니다.^^


노는 야채들 중에 있던 적 양배추도 넉넉하게 넣었더니 

색감이 조금 야리꾸리 했지만 그래도 야채 충만한 떡볶이 완성.


맛은.. 2% 부족한 맛이었습니다

집에서 방앗간 품질의 떡을 만들 수는 없죠.


그래도 내가 만든 떡으로 했다는 만족감은 컸던 한 끼죠.^^




그렇게 떡볶이용 떡은 한 번에 해 치우고 남은 것은 떡국용.

떡을 조금 굳게 둔 뒤에 떡국 용으로 썰었습니다.


떡 만들기를 시작할 때는 떡볶이만 생각했었는데.. 

끝맺음은 떡국으로 끝이 나고 있는 거죠.


썰어놓은 떡국용 떡은 구멍이 송송 

뚫린 것이 역시나 2% 부족한 품질.


품질도 맛도 산 제품에 비해서는 2%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내가 만들었으니 

부족한 2%의 점수는 내가 채워 줘야죠.^^


여러분~ 저 새해에는 떡국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며칠 전에 만든 (거대한)만두도 있으니 

새해에는 떡만두국을 배 터지게 먹지 싶습니다.


떡만두국은 사골 육수로였음 좋겠으니 

이제 남은 것은 사골을 사다가 육수를 끓여 둘 차례인가요?


남편이 24시간 집에 있어서 냄새 나는 

사골을 끓인다고 잔소리 바가지로 할 거 같은데..


사골 육수가 힘들면 닭 육수라도 

끓여서 맛있는 새해를 맞이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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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작년 이맘때 비엔나 밤거리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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