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았던 뉴질랜드 1년짜리 워킹비자.
비자를 받는데 들어간 시간 + 비용 + 수고까지 합하면 천유로 이상은 들었죠.
그렇게 받은 내 비자의 유효기간은 2020년 6월 23일.
전 6월 23일전에 뉴질랜드에 들어가야 하죠.
그 기간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내 비자는 말짱 황이 되는 거죠.
이번에는 떠나려고 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의 경제가 다 마비된 상태에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행제한령 상태로 한 두달 간의 시간을 보냈죠.
오스트리아도 지난 3월 16일에 시행했던 “통행 제한령“이었는데..
5월 1일에는 골프, 테니스, 육상, 승마 같은 야외운동 시설의 영업이 재개됐고, 5월 2일부터는 쇼핑몰도 다시 영업을 시작해서 조심스럽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태죠.
학교는 5월 15일에 다시 등교가 가능하고, 식당들과 호텔도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은 회사에서 5월 말일까지는 재택근무를 한답니다.
우리 요양원은 아직까지는 “봉쇄”가 된 상태이고, 이번 주부터 어르신들의 가족들은 미리 원장한테 전화를 해서 전화 예약을 한 다음에야 요양원에 특정한 공간에서 자신들의 부모님을 만나는 것이 허용이 된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다시 슬슬 정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거리는 봄날을 즐기는 사람들도 북적이고, 각자의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뉴질랜드 휴가라고 가서 내 비자를 일단 유효하게 만들려고 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휴가는 무산이 됐고!
뉴질랜드 이민청에서 보내온 이메일
그래도 혹시나“코로나”를 이유로 이미 발급받는 “워킹비자의 날짜를 연기 해 주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문의를 넣었던 이민국의 아주 냉정한 대답!
지금은 각국에서 자기네 나라에 있는 유학생들을 본국으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니,
이 시기에 놀러나 다닐 관광객을 받아주지는 않죠.
뉴질랜드에는 예외사항이 적용되는데..
“영주권자”는 입국이 가능합니다.
남편은 뉴질랜드 영주권자죠.
우리가 보냈던 문의 멜에 담당자가 했던 답변도..
남편은 영주권자이고, 난 그의 아내이니 뉴질랜드에 입국은 가능한 모양인데..
내 비자 만기일전에 입국하려면 시간이 촉박한 상태입니다.
“뉴질랜드 입국여부”와 “뉴질랜드행 항공권”보다
내가 더 신경이 쓰이는 건 “사직서”
6월 23일이 비자 만기일이니 적어도 여기서는 6월 20일쯤에 출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내 사직서를 내기는 너무 촉박한 시간입니다.
남편은 한 달 기한을 두고 사직서를 내면 된다고 하지만..
아직 내가 사용하지 않는 휴가일도 135시간이나 있는데, 7주에 해당하는 휴가기간이죠.
내가 사직서를 내는걸 알아도 급하게 직원을 채용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두어달 전에 사직서를 내고, 남은 휴가기간도 다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남편은 이미 뉴질랜드에서 우리가 타고 다닐 차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봉고차”를 사서는 개조해서 캠퍼밴으로 이용할 생각이죠.
슬슬 준비하는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지금 이런 시기에 움직이는 것이 좋지는 않은데, 코로나 끝나갈 때까지 기다리지?”
“코로나는 안 끝나, 한 5년 갈 껄?”
“그래도 지금은 아닌 거 같은데...”
“지금 아니면 안돼! 당신 비자도 (더 이상) 안 나올지 몰라.”
“뭔 소리야? 비자가 왜 안 나와? (하긴 워킹비자를 받기는 너무 늙기는 했지.^^;)
뉴질랜드 입국이 가능하다고 치자, 뱅기는? 뉴질랜드 들어가는 것이 있어?”
“응, 루프탄자가 들어가!”
"가면 얼마나 있으려고?“
“일단 당신 비자가 1년짜리이니 있어보고..”
“그럼 나도 영주권 (=거주비자)를 발급 받으면 되겠네.”
“그건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일단 두고 보고..”
앗따 ~ 이 양반 그 사이 다 알아봤었나 봅니다.
준비 철저한 성격답게 하나하나 다 확인 중이었나 봅니다.
이렇게 속이 텅 빈 차를 사서 안을 캠핑카로 개조 하는거죠.
남편에게는 “위험한 시기”이고 “혹시 외국에서 코로나라도 걸리면 어떡하냐?”고 했지만, 솔직히 우리가 뉴질랜드에 일단 입국하면 사람들을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뉴질랜드 오지”를 떠도니 당연히 사람들을 만날 일이 없죠.
이름 없는 강 상류나 바다와 만나는 강어귀에는 드물게 낚시꾼만 볼뿐이죠.
남편에게는 마눌의 사직서 제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민청의 입국승인과 항공편.
이 둘만 해결되면 마눌이야 시간이 촉박하게 사직서를 내서 눈치를 받는 건 상관없죠.
뉴질랜드에 들어가게 되면 “휴직”이나 “퇴직”을 생각했었던 남편이었는데..
이번에 자택근무하면서 굳이 퇴직이나 휴직을 할 필요가 없는걸 알게 된 거 같네요.
그러니 마눌에게만 “사직서 제출”을 이야기 하겠죠.
말로만 듣던 “디지털 노마드”를 시도하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마눌에게 사직서를 내라고 하니 (여행 경비등등은 다 남편이 부담하겠지만)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은 일 하는데 나는 그만두면 내 돈은 누가 주누?”
“내가 매일 5유로씩 줄께!”
“이왕에 주는 거 하루에 10유로 주면 안 되남?”
하긴 남편이 한 달에 150유로만 받아도 우리 부부 한달 외식비는 충분합니다.
돈이 있어도 오지에 있을 때가 많아서 저렴한 “피자”외식이나 “피쉬엔칩스” 외식을 못할 때도 많아서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것이 내 쌈짓돈이었거든요.^^;
남편과의 협상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하루에 5유로도 한 달이면 150유로나 되니 외식비로는 충분한 거 같고!
짠돌이 남편이라 한 달에 300유로씩이나 마눌의 월급을 주는 건 무리가 있을 거 같고!
한 200유로 선에서 합의를 해볼 생각입니다.
인터넷 캡처
물론 남편이 뉴질랜드애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데리고 다녀주고 거기에 용돈까지 주면..
나는 항상 “착한 마누라 모드”여야 한다는 조항이 따르겠지만 말이죠.
지금은 남편이 생각 하는 대로 계획들이 실행이 되려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민청에 서류(나 문의)를 넣고, 승인/허가를 받는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뉴질랜드에 들어간다는 항공편의 가격과 시간이 맞아 예약 할 수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나라 밖으로 휴가를 가는 건 힘이 들어 올해는 그냥 오스트리아에 짱 박혀서 국내 여행을 즐기고, 뉴질랜드 비자는 다시 발급을 받아야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남편이 일단 칼을 뽑았으니 시도는 해 보겠지요.
저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가면 가다 부다~ 또 오지 어딘가에서 정신줄 놓고는 낚시간 남편이 기다리는 차 지킴이로 살면서 나름의 시간을 즐길 테니 그런대로 만족하고!
안 가면 안 가나 부다~ 여기서 소소하게 일하고, 장보러 다니고, 글 쓰고, 편집하며 일상을 사는 것이 편안하니 말이죠.
우리가 이번에 떠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남편은 시도와 노력을 하겠죠.
그래서 방법이 있으면 가게 될 것이고, 아니면 말고!
지금 못 떠난다고 해도 기회는 다음에도 오는 것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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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슬로베니아의 세계적인 관광지 "포스토이나 동굴"
그 동네에서 1박했던 캠핑장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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