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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참 이기적인 시아버지의 형제들

by 프라우지니 2020.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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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준 건 2월부터.

2월 중순에 떠나려던 휴가계획을 없앴던 일부터죠.

 

3월초 근무까지 동료랑 바꾸면서 거의 3주의 시간을 만들어 놨었지만..

그 기간 내내 그냥 집에 짱 박혀서 놀았습니다.

 

글 쓰고, 편집 하고, 아주 가끔 장을 보러도 나가고!

그렇게 거의 3주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죠.

 

이때쯤부터 옆집에 사는 시부모님과는 접촉을 거의 안했습니다.

그냥 멀찌감치 (1미터 이상) 떨어져서 대화하는 정도였죠.

 

남편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시부모님과 접촉 하는 걸 극도로 꺼렸습니다.

나나 남편이 시부모님께 어떤 균을 옮길까 하는 그런 생각에 말이죠.

 

물론 이건 말 안해도 남편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마눌의 생각입니다.

 

3월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시부모님의 건물 내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할 말이 있으면 직접 찾아오시지 말고 그냥 전화로 하시라고 했죠.

 

마당에서 만나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멀뚱거리면 짧은 대화를 했었죠.

 

옆집에 사는 우리가족도 서로간의 “거리 유지”를 하는 이때에,

시아버지의 형제분들은 시시때때로 찾아오십니다.

 

린츠 시내에 사시는 시아버지의 형님이 지난 주일에 오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www.oe24.at

 

외출을 자제하라는 이때에 80대 중반의 할배가 외출을 하셔서 우리 집에 오셨습니다.

가능하면 집안에 있으라는 이때에 굳이 카드놀이를 하러 오셔야 했는지...

 

어제 오전에는 시부모님댁의 초인종 소리가 나서 깜놀했습니다.

 

아빠네 초인종을 누를 사람은 딱 한사람이거든요.

같은 단지에 골목 하나 건너에 사시는 시아버지 동생인 시 삼촌.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라는 이때에 굳이 형님네 놀러온거죠.

 

옆집에 사는 우리는 시부모님께 혹시 안 좋은 균이라도 갈까 싶어서 조심 또 조심하는데.. 시아버지의 형님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자신들이 심심하니 찾아오시는 거죠.

 

아빠가 정상이여도 누군가와 가까이 붙어있는다는것이 불안하지만..

아빠는 작년에 전립선암을 수술하신 환자이십니다.

 

수술 후 완쾌가 되어가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몸의 기능중 일부는 아직이라고 하시는 아빠!

 

자신의 동생이 혹은 형이 얼마 전에 암수술을 한 환자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인지..

두 분은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를 모르신다는 듯이 방문을 하십니다.

 

어제 마당에서 아빠가 두 분 말씀을 하시는데 화가 단단히 나셨습니다.

 

가뜩이나 면역력이 약한 상태인데 하도 오라고 해서 길 하나 건너에 있는 시삼촌댁에 카드놀이 하러 가서 다른 사람들 사이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신 후에 감기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하십니다.

 

시삼촌은 하루에 한번은 꼭 오셔서 시아버지랑 당구를 치시고 시간을 보내시는 것이 즐거우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동생을 맞이하는 형의 마음은 모르시는 것인지..

 

 

www.oe24.at

 

제가 사는 린츠에는 27세의 여성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을 했습니다.

이 여성은 오랜동안 병상에 있는 환자여서 면역력이 상당히 약했던 모양입니다. ㅠㅠ

 

매주 일요일 동생네 와서는 같이 당구치고, 카드놀이를 하러 오시는 형도 자신을 맞이하는 동생의 마음은 모르시는 것인지..

 

시아버지의 형님이나 동생이나 목적은 하나죠.

우리 집에 와서 당구도 치고 카드놀이도 하면서 노시려고 오시는 거죠.

 

저는 두분이 오시는 이유가 "당구대"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집에 없는 TV나 게임기가 있는 친구집에 찾아가는 마음이죠. 

 

시아버지가 반갑지 않은 두 분의 방문에 대해 저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아니 두 분은 아빠가 암 수술한 환자라는 걸 모르나 왜 그러신데요?

아빠는 면역력도 약해서 조심하셔야 하는데 배려를 모르시나?“

 

며느리에 말에 아빠는 위로를 받으신 듯 했습니다.

그러시면서 한마디 하십니다.

 

“어제도 왔길레 내가 문 앞에 서서 감기 기운이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동네가 시끄러운 이때에 어디에 갔다 왔는지 확인도 안 되는 사람이 자꾸 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위험 한거죠.

 

“형한테도 내가 감기 기운이 있으니 당분간은 오지 말라고 했다.”

“잘하셨어요. 이럴 때일수록 서로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자꾸 그렇게 찾아오면 안 되죠!”

 

사실 심한 감기 증상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서라도 오는 걸 막아야죠.

 

 

 

 

아빠가 그런 식의 핑계를 만들어 내기 전에 두 분이 아빠를 배려하셨다면,

우리 집에 방문하는 걸 조금 자제 하실 수 있었을 텐데...

 

아픈 자신의 동생이나 형의 건강보다는 자신들이 심심하니 같이 놀아줄 사람을 찾아오는 조금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습니다.

 

아빠가 이렇게까지 하시지 않으셨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열풍에도 계속 오셨을 두 분. 앞으로 한동안 집 안에 계시면서 심심함과 답답함을 느끼실 테죠?

 

아빠는 대놓고 질러버리는 성격이지만 형제분이라 대놓고 못하신 거 같습니다.

그랬다가는 앞으로 다시는 형제분들을 안 보시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방문을 막는 핑계를 만드셔야만 했던 아빠!

이기적인 형제분 때문에 당신이 겪었을 스트레스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우리 식구는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금 이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 생일을 맞으신 엄마께는 꽃 선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균 덩어리들인 물건(꽃?)을 만지는 것 자체를 꺼리는 남편의 조치였죠.

“그럼 돈이라도 드려!”했더니만 돈도 안 된다고...

 

덕분에 우리 부부가 마당에 멀찌감치 서서 문 앞에 서계신 엄마께 생신 축하노래만 불러드렸죠.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어엄마~~ 생일 축하합니다~”

 

가족 중 유일하게 밖으로 일을 하러 나가야 하는 나는 시부모님과의 거리유지에 더 신경 씁니다. 서로 거리를 두고 얼굴만 쳐다보는 것이 지금은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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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 비상사태에도 출근해야하는 직업군입니다.^^

요즘은 이런 직업군의 사람들을 "영웅"이라 칭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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