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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적과의 동침

by 프라우지니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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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3년차 우리 부부.

 

어떻게 보면 잘 사는 거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못 사는 거 같은 생활이죠.

 

어느 날은 남편의 사랑이 느껴지고, “잘한 결혼”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랑”이 살면서 든 “전투애”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

 

어떤 날은 남편이 “적”같이 느껴지죠.

가끔씩 남편과의 삶이 “적과의 동침” 일 때도 있습니다.

 

내 편인 것 같은데, 또 하는 행동을 보면 절대 내편은 아닌 거 같고!

이러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죠.^^;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입했었습니다.

내 50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현찰로 뭔가를 사고 싶었거든요.

 

내 생일선물로 받은 현찰을 대충 계산 해 보면..

남편 150유로+부모님 50유로+회사노조 50유로+ 동료들의 십시일반 162유로=412.

 

현찰 선물이 좋기는 한데 단점이라고 한다면..

나중에 보면 흐지부지 흔적이 사라진다는 것!

 

내 50살 생일에 받은 현찰로 뭔가를 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른 물건이 하나 있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3150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소비, 아이패드

 

이곳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없는 나는 매번 남편에게 부탁해서 물건을 사죠.

물론 물건 값은 남편 코앞에 정확한 금액을 갖다 바칩니다.

 

“그깟 신용카드 하나 만들면 되지 뭐 귀찮게 매번 그러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만들면 되는데, 남편이 “매달 신용카드 수수료가 나간다”고 뻥도 치고,

사실은 귀찮아서 안 만들고 있습니다.

 

혹시 매달 정해진 금액의 수수료가 빠져나간다면 그것도 아까울 거 같거든요.

 

한국에서 신용카드 하나 만들어 온 것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한국 계좌이니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여기 계좌를 이용해야지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물건 하나 살 때는 남편의 협조(?)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중고 아이패드”를 아마존에서 사겠다고 주문해달라고 했을 때..

남편이 들고 온 것이 있었습니다.

 

나의 사인이 필요하다는 서류를 보고는 “뜨악~” 했습니다.

 

내가 남편에게 이런 종류의 서류를 받게 될 줄은 몰랐었는데..

매사 준비 철저한 성격의 남편과 살다보니 생기는 일인 거죠.

 

 

 

남편이 “물건구매”전에 사인을 하라고 내민 서류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마눌이 사겠다는 중고물품에 대한 남편의 생각이었죠.

대놓고 “사지마!”해도 마눌이 살 것을 아니 나름의 대책이었던 거 같습니다.

 

내가 사는 중고 물건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

- 아이패드 점검이나 프로그램 설치에 관한 일들

- 고장이나 결함이 있는 아이패드가 왔을 때의 조치사항(이메일/전화)

- 고장 난 아이패드의 포장이나 보내기

- 혹시 배달이 늦거나 고장 난 것이 왔을 때의 불만접수

- 그 외 필요할 시간들..

 

“아이패드에 관련해서는 물건을 사주는 것으로 끝을 내겠다“

 

중고 아이패드를 사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서 자기는 제외시켜 달라는 이야기.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혹시 그런 생각 안 드세요?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냐? 외국인 마누라가 물건을 사서 문제가 생기면 현지인 남편이 그걸 해결 해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늘...”

 

 

 

 

마누라가 사는 중고물품에 대한 남편의 방식으로 표현한 거죠.

 

가전제품은 절대 중고를 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남편!

마누라에게 말을 해도 안 통하니 이렇게 조금은 띠융~하는 방법으로 마눌을 놀래켰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나오면 “한 성질”하는 마눌도 성격대로 반응을 하죠.

 

“걱정 마! 고장 나면 그냥 버려버리면 돼!”

 

물론 고장이 나면 고쳐보거나 판매자에게 연락을 해야겠죠.

1년의 AS기간이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마눌은 알고 있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마눌의 사인까지 받아가면서 “본인 책임 회피”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마눌에게 문제가 생기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일 거라는 것을!

 

정말 아이패드에 문제가 있어서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거나 반품내지는 새 제품을 받을 일이 생기면 마눌보다 먼저 나서서 다 수습 해 줄 거면서 왜 이런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것인지..

 

남편 나름대로 “책임회피”를 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한 거 같기는 한데..

 

남편은 모르는 모양입니다.

자신이 마눌의 손바닥 안에 있다는 것을 말이죠.

 

 

 

마눌에게 “사인”을 하게 해서 “중고제품”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던 남편.

하지만 마눌은 나름 만족스럽게 쓰고 있는 중고 아이패드입니다.

 

아이패드는 영상 편집용으로 산 제품이라 영상편집도 하지만..

유튜브 영상을 보는 용도로도 활용을 하고 있죠.

 

이제는 짧은 여행을 갈 때도 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며칠씩 글을 못 쓰는 일도 없을 거 같고!

 

틈틈이 편집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문제라고 한다면 1년차 유튜버지만 아직도 구독자는 200명대이고..

 

나의 편집 실력은 아직 바닥이라는 거! ^^;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유튜브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거!

 

이게 더 무서운 거죠. ㅋㅋㅋㅋ

누군가는 나의 재미없는 영상을 계속 봐야하니 말이죠. ^^; (죄송)

 

마눌의 인기 없는 유튜브 채널에 관심이 없는 거 같으면서도..

가끔은 “이런 영상을 찍으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구독자도 늘 거야!” 해 주는 남편!

 

“적”같으면서도 또 아닌 거 같은 남편의 “행동”

 

때때로 남편이 남보다 못한 “적”같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츤데레 남편의 마음이 보일 때 귀엽기도 하지만..

매번 남편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보이는 이런 유치한 행동들.

 

얼마나 더 “적과의 동침”을 해야 “내편”이 될 수 있을까요?

마음만이 아닌 행동으로도 “백퍼(센트) 내편“을 보여주는 남편.

 

그 날을 위해서 난 오늘도 수행(=도?= 남편교육?)을 해 보렵니다.^^

 

---------------------------------------------------------------------------------오늘 퍼온 영상은 방금전 유튜브에 올린 따끈한 영상입니다.

 

2020년 3월 10일자 오스트리아의 코로나 상황에다가..

동네 슈퍼를 한바퀴 돌면서 "이곳의 진열대는 안녕한지 확인"나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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