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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즐기는 10유로의 행복, 스키 고글

by 프라우지니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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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우리부부가 즐기는 스포츠중에 하나인 

노르딕 스키.


겨울마다 잘 신던 신발이었는데 

어느샌가 작아져서 발가락이 아파왔죠.

 

새 신발을 사는 대신에 남편은 마눌에게 반창고 테라피를 했었죠.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878

요즘 남편에게 받는 반창고 서비스

 

이런 서비스를 받았음에도 내 발톱은 2개가 빠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통증 같은 건 없었습니다.

 

발톱이 자라면서 안에서 새 발톱이 나왔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겉의 죽은 발톱은 자라면서 빠졌죠.

 

하지만 나에게는 약간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내 발톱이 빠지다니...”

 

생전 처음 겪은 일이라서 통증은 없었지만...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은 있었습니다.

 

“내 발톱의 분실”에 대한 상실보다는 

“나에게도 이런 일이..”뭐 이런 느낌이었던 거 같습니다.

 

내 작아진 신발에 대한 시누이의 의견은 이랬죠.

 

“나이가 들면서 발 볼이 넓어지는 거 같아, 

그래서 신발이 작아지는 거지!”

 

 

 

가게에서 신어본 새 신발 (우측/헌 신발 좌측/ 새신발)

 

세상의 삶이 다 그렇듯이 일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지지 않죠!^^;

 

올해는 내 작아진 신발을 신고 노르딕 스키를 절대 타지 않는다고 선언도 했고, 

다짐도 했지만, 타러 가지 않겠다는 마음과는 달리 

남편이 가자고 살살 꼬시니 또 홀라당 넘어갔죠.

 

남편의 반창고 서비스를 받고는 

이제는 익숙한 고사우의 노르딕스키장을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내 발가락의 통증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나타납니다.

 

올해 또 발톱이 빠지는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되니 내 몸은 내가 지켜야죠.^^

스키를 타고 온 날 저녁에 남편 앞에서 선언을 했습니다.

 

“노르딕 스키는 새 신발이 생기기 전까지는 절대 안 타!”

 

마눌의 이 말보다 남편이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은..

아마도 그날 마눌의 몸짓에서였지 싶습니다.

 

처음에는 살살 아파오던 발가락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통증이 심해지는지라..


나중에는 한쪽 발의 뒤꿈치를 들지 못하는 상태로 걸었죠.

 

노르딕 스키는 양발의 뒤꿈치를 떼면서 걸어야 하는데...

 

한쪽발의 뒤꿈치를 떼지 못하고 앞에서 걸어가는 마눌의 뒷모습을 

내내 뒤에서 보고 따라왔을 남편의 속이 많이 상했지 싶습니다.

 

그러니 다음날 당장에 “새 신발”을 사러 가라는 이야기를 했겠죠?^^

 

 

 

스포츠 용품 가게에 가서 일단 신발을 신어보기는 했는데..

신발보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스키 고글”

 

가격이 팍 저렴해지면 눈이 헤까닥 돌아가는 나에게 딱 맞는 제품.

그동안 노르딕 스키를 타면서 우리는 일반 선글라스를 이용했었죠.

 

노르딕스키는 활강하는 알파인 스키와는 달리 걷듯이 타는 스키라,

일반 선글라스도 별로 불편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스키 고글이 단돈 10유로!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가격입니다.

 

정가 80유로짜리를 단돈 10유로에 판다니..

완전 거저 같은 기분까지 들고, 이걸 사야 돈을 번다는 느낌까지 팍팍!

 

하지만 참았습니다.

“이거 사도 겨울에만 한두 번 사용 할 텐데...”

 

이런 마음에 첫날은 그냥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가격을 봐서는 사도 백번을 더 사야 마땅하지만,

샀다가 나중에 짐이 되면 버려야 하니..

 

 

구글에서 캡처

 

그리곤 집에 와서 급 검색을 했습니다.

내가 봤던 10유로짜리 스키 고글의 값어치가 얼마나 되나 싶어서 말이죠.

 

색깔이 약간 촌스러운 핑크지만 인터넷에서 

세일 판매 가격도 50유로.


인터넷에서도 10유로에는 절대 살 수 없는 가격이네요.

 

내가 봤던 스키고글 케이스 안에는 

선팅이 되어있지 않는 여유분의 렌즈도 들어있고,


비싼 제품이여서 그런지 고글이 들어있는 

케이스도 엄청 크고 좋아 보였는데..

 

케이스만 팔아도 10유로는 받을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고급스러움.

 

잠시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정말 사야 할 거 같아서 말이죠.

 

하. 지. 만!

조금만 참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내일 가서 아직도 그 스키 고글이 있으면 사자,

가봤는데 이미 팔렸다면 내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고!”

 

 

 

 

다음날 오전에 쇼핑몰에 갔는데..

딱 한 개 남아있던, 내 맘에 콕 박혔던 

그 스키 고글이 아직도 있었습니다.

 

일단은 “잡은 놈이 임자“이니 

얼른 물건을 부여잡고는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케이스 안에 렌즈가 하나 더 들어있는데 

이건 어떻게 바꾸는지 알고 가야 하는 거죠.

 

케이스 안에는 어떻게 렌즈를 바꾸는지 설명서가 없으니 물어봐야죠.^^

 

한국과는 다르게 유럽의 판매원들은 자기들이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종목들이 다 있고,

대부분은 판매 직원 이상의 전문적인 지식으로 고객을 상대하는데..

 

내가 도움을 요청해서 온 직원은 스키 고글 렌즈를 어떻게 교환하는지 모르는 듯 했습니다.

렌즈를 몇 번 움직여보더니만 하는 말.

 

“이거 안에 본드로 붙여 놓은거 같은데요?”

“본드로 붙였다면 이렇게 추가로 렌즈 하나를 더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

 

어떻게 렌즈를 교환하는지 모르겠는 직원은 

스키 고글을 살며시 진열장에 놓고 사라집니다.

 

아마도 렌즈 교환 방법을 모르니 내가 안 살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절대 포기할 내가 아니죠.

 

일단을 사 들고 왔습니다.

그리곤 유튜브 검색을 했습니다. 


그리곤 찾았습니다.^^

 

 


 

 


스키 고글을 쓰면 내가 쓰는 모자를 더 밑으로 

내려쓸 수 있을꺼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기존의 선글라스는 옆의 테 때문에 모자를 

아래로 내리는 것이 한계가 있거든요.

 

겨울 땡볕 아래 눈 위를 걷다 보면 생각보다는 많이 탑니다.


그래서 얼굴을 최대한 가리려고 노력을 

해 보지만 볼 부위는 안 가려지거든요.

 

위 사진 속에 입을 가린 것은 노르딕 스키를

 타러 다니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너무 추웠고, 또 나처럼 얼굴을 가리고 

타는 사람들도 있기에 해 봤었죠.

 

이렇게 입을 막아주고, 모자를 내리면 

겨울 땡볕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데..


볕이 따뜻한 날에는 입을 막을 수가 없죠. 

다들 이상하게 쳐다 볼 테니..^^;

 

선글라스와는 달리 뒤쪽이 고무줄인 고글을 쓰고, 모자를 써보니..

대~박!

얼굴이 다 가려집니다.

땡볕이 양옆으로 와도 걱정이 없는 거죠.

 

이제 겨울 땡볕과는 안녕을 고하는 건가요?

 

달랑 10유로짜리 저렴한 제품이지만 내가 느끼는 만족도는 100유로 이상입니다.

색이 약간 거시기 하기는 하지만 말이죠.

 

아! 색깔 하니까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이걸 사들고 온 날 남편 앞에서 이 스키 고글을 끼고는 “자랑질‘을 했습니다.

 

“이거봐봐봐! 앞의 렌즈만 위로 올릴 수도 있고, 

모자를 깊이 눌러 써도 되고, 여기 투명한 추가 렌즈도 있다. 

완전 좋지?”

 

이 말에 남편이 뜬금없는 동문서답.

 

“그런데 왜 색이 핑크야? 

내가 사이클 탈 때 사용할 수가 없잖아.”

 

내가 산 스키 고글을 끼고 자전거 투어까지 생각을 한 남편!

참 대단해요~~

 

스키 고글까지 장만한 지금은 다음번 스키를 타러 가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아! 글의 초반에 나왔던 새 신발은...샀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키가 15년 정도 된 제품이라 지금은 시스템이 약간 달라져서 새 신발에 맞는 중간 이음새까지 스키에서 바꿔야 하지만..이건 남편이 해주지 싶습니다.

 

저는 새 신발보다 새로 장만한 고글 때문에 더 신이 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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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상은 이미 한번 보신 분들도 있으실 거 같은데..

헌 신발 신고 탄 마지막 스키였습니다.^^

 

영상중 마눌이 발 아프다고 투정을 부리는 장면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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