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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몰라도 반가운 한국 사람들

by 프라우지니 202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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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 린츠

 

엄밀히 따지면 내가 사는 곳이 린츠는 아닙니다만,

전차를 타면 린츠 중앙역까지 20분 걸리니 린츠라고 우겨봅니다.^^

 

린츠에 산다고 해도 나는 린츠 시내를 잘 나가지도 않고,

또 린츠에 있다는 “한인 교회”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을 만나면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작은 한인사회이기 때문에 소문이 더 많은 것이 해외 교포사회.

 

나는 그 사람을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는데, 그 사람의 지인에게서 그 사람들의 경제력이나 성격, 심지어는  성생활에 관한 이야기 까지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안 들었으면 좋았을 뻔 했는데..”

 

싶은 이야기도 있지만, 내 앞에서 할 말이 없어서인지 아님,

그들을 모르는 나한테라도 털어놔야 속이 풀려서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도 들은 적도 있네요.

 

한 유학생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저한테 해주신 분은 교회에 직분을 가지고 계신 남자 분.

 

“그 학생이 백인 유학생들을 이 남자 저 남자 만나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항상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을 봐도 그렇고 헤프다고!”

 

젊은 남녀가 만났다 헤어질 수도 있고,

또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났다고 해서 매번 끝(어디?)까지 가는 건 아니죠.

 

만나서 밥 몇 번 먹고 헤어질 수도 있는데,

왜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막장을 상상하시는지..

 

이 이야기를 듣고는 (나에게 말씀을 하신) 그분을 다시 봤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교회 직분을 가진 점잖으신 분이 아니라 여자보다 더 수다스러우신 분.

 

그래도 상대를 봐가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지..

그 당시에는 나도 교회에 발을 들여 놓은 지 얼마 안 되어 서로 모르는 사이었는데!

 

모태신앙이라 어디에 있어도 교회를 가려고자 찾았던 곳이 한국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교회.

그곳에서 저는 좋은 이야기보다는 안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 또한 순전히 믿음 때문이 아닌 서로 필요한 것을 찾아서 온 거였죠.

외로운 이는 친구를 찾아서, 어떤 이는 정착해야 하는데 정보가 없으니 도움을 찾아서!

 

 

인터넷에서 캡처

 

시댁에 있는 린츠에 오면서 이번에는 한국 사람들과 어떤 인연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린츠에 한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있는 건 알았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죠.

 

이글을 쓰면서 검색 해 보니 린츠에 한인회도 있었네요.

지난 연말에는 한인회 모임도 있었다는 안내도 읽었습니다.

 

여기서 올린 사진들에서 나도 아는 얼굴들도 찾았습니다.

 

거리에서 그냥 지나치면 그 사람이 한국 사람인줄 모르니 알 수가 없지만..

린츠 주립극장의 무대에서 올라가는 한국 합창단원의 얼굴은 알거든요.^^

 

린츠 시내를 다니다가 들리는 한국말에 그 발원지를 찾아서 고개를 돌린 적이 꽤 있습니다.

차림새로 보아 “관광객”인 듯 한 분들도 계셨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꽤 있는 듯 했죠.

 

모르는 사람이여도 지나치면 반가운 것이 한국사람을 보는 내 마음인데,

한 작품에서 한국 사람들이 이름을 봤습니다.

 

 

https://www.landestheaterlinz.at/stuecke/detailEventSetID=3090&ref=3090121191091&spielzeit=2019/20

 

“IL Trovatore 일 트로바토레“

 

잠시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비극입니다.

한 귀족의 집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집시여인이 아이를 본 후 아이가 병이 들었다면서 집시가 악령을 넣은것이라 믿는 귀족은 집시여인을 화형시켜 버리고,

 

그것을 지켜본 집시여인의 딸이 귀족의 아들도 불에 던져 버리는데,

나중에 보니 귀족의 아이가 아닌 자신의 아이를 불속에 던졌죠.

 

그렇게 귀족의 아이는 집시여인의 아들로 데려가져서 살게 되고, 나중에 형과 여자를 사이에 둔 연적으로 만나서 나중에는 형에게 죽음을 당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집시여인은 귀족이 자신의 아들이라 믿는 사람이

사실은 귀족의 동생이었다고 이야기를 하죠.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참고하시라!

 

 

 

 

https://www.landestheaterlinz.at/stuecke/detailEventSetID=3090&ref=3090121191091&spielzeit=2019/20

 

이 오페라에서 내가 눈여겨 본 것은 바로 출연진.

 

유럽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이 꽤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한국인 성악가가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이 작품은 평소에는 드문 더블캐스팅으로 공연을 합니다.

 

주인공중 형인 루나 백작 역에 Adam KIM. 성이 김 씨인 것 을 봐서는 한국사람.

이왕이면 보는 날 이분이 공연 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싶었습니다.

 

동생역의 만리코에도 역시 더블캐스팅인데..

박성규는 당근 한국 사람인듯 하고, James Lee 제임스 리도 한국 사람이죠.

 

무대에 오르는 남자 주인공 둘과 여자주인공 둘 중 남자 주인공이 둘 다 한국사람!

이왕이면 형과 동생이 다 한국 사람일 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일단 볼 작품이 결정되면 인터넷으로 이 작품에 대한 정보를 부지런히 찾습니다.

 

제가 오페라, 연극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필히 해야 하는 절차죠.^^;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1381

 

그러다 찾은 “재외동포신문”에 난 신문기사를 접했습니다.

린츠 주립극장에서 공연을 하는 한국인 성악가에 대한 기사들.

 

올 1월 현재까지 유럽의 주요 극장 오페라에서 배역을 받은 한국인 성악가가 100여명에 달한다는 참 반가운 기사입니다.

 

하긴 이 작품에서 내가 본 한국인들만도 일단 다섯 명은 넘었네요.

 

한국인 성악가 테너 박성규는 만리코 배역을 맡으신 분.

바리톤 김태현이 아마도 “아담 김”인 듯 합니다.

 

공연을 보기 전에 한국인 성악가의 정보를 보게 되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 기사는 공연을 보러가서 오페라가 시작되기 전에 찾은 정보입니다.

 

저는 꼭 극장에 가서야 내가 보는 작품에 대해서 검색을 하거든요.

네, 쪼매 게으른 편입니다. 일찍 좀 찾아보지 못하죠.^^;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1381

 

기사에는 린츠 주립극장에 오르는 성악가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사실 오스트리아 주립극장에서 하는 공연이라고 해도 일부러 이곳까지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을 테고, 심심해서 작품을 본다고 하기에는 약간 고가에 속하는 것이 바로 유럽의 오페라입니다.

 

하지만 기사는 아주 친절하게 린츠주립극장의 “일 트로바토레”에 대한 안내를 해줍니다.

테너 박성규와 바리톤 김태현의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이들이 활동하는 곳도 알려주네요.

 

참고로 이 작품은 이태리 언어로 노래를 부릅니다.

관객들은 앞의 모니터로 이태리어나 독어를 선택해서 읽을 수 있죠.

 

재밌는 것은 이 두 사람이 지난 2000년에 비엔나의 한 국제콩쿨에 성인부(김태현)와 청소년부(박성규)에 각각 1등을 했다고 하는데, 극에서 보니 이 두사람의 나이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성인부와 청소년부였다면 꽤 나이차이가 있었을 텐데..

하긴 20년이 지난 지금에서 보면 다 장년의 나이인 것도 같고..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1381

 

재외동포신문에 나왔던 마지막 인사장면의 사진.

 

우측이 동생인 만리코, 좌측이 형인 루나 백작이고..

중간에 멋진 연미복을 입으신 분이 지휘자.

 

이번 작품은 지휘자의 어깨가 나온 상태로 지휘를 해서 극 중간 중간의 살짝 살짝 잘 생긴 지휘자를 훔쳐봤더랬습니다.^^

 

지휘자의 좌측으로 루나백작 사이에 있는 여인의 두 형제를 연적으로 만들었던 여인.

 

사진의 가장 우측에 미친 여자 같이 나온 여인이 자기 아들을 불덩이에 던지고 귀족의 아들인 만리코를 데려다가 키운 엄마.

 

나중에 루나백작이 만리코를 죽인 다음에야 “네 동생”이라고 말해주고,

자신의 엄마(화형당해서 죽은)의 복수를 했다고 하죠.

 

 

 

이건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무대인사할 때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두 번째 줄에서 사진을 찍어도 배우들의 얼굴은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배우들이 워낙 부산하게 움직이면서 인사를 하는 시간이여서 사진은 항상 흔들립니다.^^;

 

공연은 잘 봤습니다.

근사한 무대였습니다.

 

한국 배우들이 인사를 할 때 주연을 맡은 여배우보다 박수소리가 작은 거 같아서 조금 불만이었지만, 관객들이 한국인 성악가들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니 감사.^^

 

성악을 잘 모르는 아낙이라 이번에 안 사실도 있습니다.

 

테너(남자음의 소프라노?)가 상당히 편하게 들렸습니다.

소프라노/메노소프라노와 함께 협연을 해도 테너가 훨씬 더 근사하게 들리더라구요.

 

이 작품이 끝나기 전에 한 번 정도 더 보고 싶은데..

 

기회를 한번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유럽의 오페라에 한국인 성악가가 주연으로 2명씩이나 올라오는 경우는 흔치 않을 테니 말이죠.^^

 

간만에 본 한국 사람이라서 참 반가웠습니다.

그들이 무대 위에서 아리아를 부르고 박수를 받을 때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자랑스러운 마음에 손바닥이 아프도록 물개박수를 쳤습니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무대 위 성악가들,

나에게는 만나서 반가웠던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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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늘의 포스팅과 딱 맞는 영상입니다.

린츠 주립극장으로 공연을 보러갔었던 날의 영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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