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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이해가 안 되는 시어머니의 행동

by 프라우지니 2020.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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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하는 요리는 아니지만, 한번 하면 “대용량” 제조를 하는 덕에,

한 번 하면 우리 부부가 서너 번 먹을 분량의 음식이 나옵니다.

 

그래서 옆집에 사시는 시부모님께도 음식을 퍼다 나르죠.

그것이 내가 한 것일 때도 있지만, 남편이 하는 음식도 예외는 없습니다.

 

내가 한 음식을 갖다드리는 이유는..

우리가 먹어도 남을 만큼 충분한 양이여서!

 

남편이 한 음식을 갖다드리는 이유는..

당신의 아들이 한 음식 맛 좀 보시라고!

 

집에서는 항상 엄마가 해 주시는 음식만 먹는 아들, 딸이라 그들이 한 음식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으시니, 기회가 될 때 드셔보시라는 것이 며느리의 생각이죠.

 

며느리가 음식을 퍼다 나르듯이 시어머니도 스프 같은 걸 하시면 가지고 오십니다.

특히나 며느리가 음식을 갖다드린 그 다음날은 뭐라도 구워 오시죠.

 

왜 가만히 계시다가 며느리가 음식을 드린 그 다음날에 그러시는 것인지..

며느리는 뭘 달라고 드린 것이 아니라, 그저 음식을 했으니 맛보시라고 드린 건데..

 

그걸 받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조금 야릿합니다.

마치 이웃한테 받는 선물에 답례를 하듯이 하시는 거 같거든요.

 

 

 

스프 같은 경우는 따뜻하게 데워 드실 수 있게 작은 냄비에 가득 담아드립니다.

 

시어머니의 주방으로 간 우리 냄비는 깨끗이 씻어서 우리에게 갖다 주시는 대신에..

씻어서 시어머니네 입구에 저렇게 놓으십니다.

 

집에서 하루 종일 지내시는 분이 빈 그릇 하나 가져다주시는 것이 그리 힘드신 것인지..

음식을 갖다 준 사람이 빈 그릇까지 찾으러 가야하는 거죠.

 

어떤 때는 빈 그릇 돌려주신다고 오시면서 초인종을 누르시는 대신에 열쇠로 문 따고 그냥 오셔서 주방에서 호작질하고 있던 며느리 불편하게 하시더니만, 어떤 때는 빈 그릇을 저렇게 놓아두십니다.

 

네, 맞습니다.

오늘은 시어머니 뒷담화 하는 중입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도 남편에게 투덜거렸습니다.

 

“당신 엄마, 맘에 안 들어!”

 

맘에 안 드는 걸로 따지면 이 집에 내 맘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네요.

여기는 안티천국이거든요.

 

“시아빠도, 시엄마도, 시누이도 하다못해 남편도 시시때때로 내 맘에 안 드니..^^;”

 

평소에는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데 내가 짜증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슈퍼에 갔다가 “저렴한 가격”에 혹~해서 집어온 것이 있었습니다.

저렴하면 일단 집어 들고, 그걸로 뭘 할 건지는 나중에 생각하죠.^^

 

슈퍼에 갔다가 “세일품목”중에 하나였던 샐러리를 집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샐러리악”이라 불리는 뿌리 야채.

 

샐러리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잎을 먹는 샐러리가 있고, 뿌리를 먹는 샐러리가 있습니다.

 

잎을 먹는 샐러리와 뿌리를 먹는 샐러리는 같은 샐러리임에도 맛이나 향이 조금 다르죠.

 

샐러리 뿌리는 살짝 삶아서 샐러드를 하기도 하는데,

저는 이걸로 스프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샐러리악 크림스프”를 한다고 하니..

남편다운 답변을 해왔습니다.

 

“일단 레시피부터 검색해서 해!”

 

날 뭘로 보고 레시피를 검색하라니..

그런 거 안 보고 내 맘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요리구먼!

 

그렇게 대충 샐러리스프를 만들었습니다.

 

야채크림스프 하는 건 남편의 방식을 따르고 있죠.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신 분은 오늘 아래에 달리는 영상을 참고하시라.

야채의 종류만 달라질 뿐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합니다.^^

 

남편은 탐탁지 않게 여겼던 샐러리악 크림스프.

생각보다 향도 은은하니 맛은 있었습니다.

 

남편 입맛에도 아주 훌륭했나 봅니다.

맛있으면 딱 2번 먹는 남편이 3번(대접)을 갖다 먹었으니 말이죠.

 

시부모님께도 푸짐하게 퍼다 드렸습니다.

 

브로컬리 크림스프 영상에는 냄비를 완전히 채우지 않고 갖다드렸는데,

이번 샐러리악 크림스프는 냄비가 넘치게 퍼다 드렸죠.

 

그렇게 시부모님께 스프를 퍼다 드리고는 잊었습니다.

 

저는 주말 근무가 있었고,

또 한동안 요리를 안하니 냄비가 있거나 말거나 신경을 안 썼죠.

 

 

 

지난주에 저렴한 가격에 혹해서 사놨던 Kohl 콜(양배추와는 조금 다른 종류).

커다란 것이 한통에 1유로니 그걸로 뭘 할지도 모르면서 일단 집에 데리고 왔었던 야채.

 

아니나 다를까 남편의 잔소리 폭격을 맞았습니다.

“이거 다음 주까지 있으면 벌금 내야한다.”

 

그놈의 빌어먹을 벌금은..

마눌은 남편에게 매번 1유로짜리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023

남편의 새로운 취미,

 

벌금이야기가 나왔으니 내 머리통보다 더 큰 이 녀석을 처리해야하는거죠.

그래서 대충 두 가지 요리를 생각했습니다.

 


 


 

겉잎은 살짝 데쳐서 갈은 고기를 넣어서 양배추 롤을 하면 될 거 같고,

안쪽의 잎은 소금에 절여서 김치를 하면 되는 거죠.

 

냉동고에 지난번에 쓰고 남은 김치 양념이 있었는데,

이번기회에 양념도 써버리면 되니 좋은 기회!

 

양배추롤 같은 건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갈은 고기 양념해서 대충 둘둘 말아서 토마토소스에 넣고 삶으면 될 거 같았죠.

 

나의 목적은 콜(양배추 아닌 양배추)의 흔적을 없애버리는 것이니 일단 실시!

흔적을 없애는 일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더구나 요양원에 “소방훈련”이 있어서 저녁7시까지 가야하는 날이라 더 바빴죠.

 

후다닥 고기를 사다가 양념해서 양배추 잎에 둘둘 말아서 냄비에 올리고..

나머지는 소금에 절여서 한쪽에 짱 박아두기.

 

 

 

소방훈련을 갔다가 집에 와보니 내 속을 훌러덩 뒤집는 현장 목격!

 

내가 한 양배추 롤을 남편이 갖다 먹은 건 좋았는데..

함께 먹을 감자퓨레를 하면서 남편이 사용한 냄비는 제일 큰 “들통“

 

우리 집에서 국물 종류를 할 수 있는 요리 기구는 냄비 3종세트에 들통 하나!

가장 큰 냄비와 들통은 내가 김치를 할 때 배추를 절일 때도 사용하죠.^^

 

양배추 롤을 갖다 먹으면서 남편이 중간 냄비에 양배추 롤을 덜어다가 데우고는 젤 작은 냄비가 없으니 큰 들통에다가 감자퓨레 1인분을 했습니다.

 

젤 작은 냄비는 지난주에 샐러리악 크림스프를 담아서 시어머니네 갖다드렸는데..

며느리가 일하는 주말 내내 시어머니네 입구에 그냥 놓여있는 상태라 없었던 상황!

 

작은 냄비가 안 보이고, 큰 냄비에는 소금에 절인 양배추가 담겨있으니..

남아있는 그릇은 들통뿐.

 

남편은 중간 냄비에 양배추 롤을 데우면서 동시에 감자퓨레를 만들었을 테니,

그릇이 2개 필요했던 거죠.

 

주방에 쌓아놓은 설거지를 보는데 그냥 울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들통은 작은 냄비에 비해서 설거지하기도 불편하거든요.

 

시어머니는 얻어먹은 음식 빈 그릇 돌려주는 것도 그리 힘드신 것인지..

 

괜히 음식 퍼다드린덕에 (그릇이 없어서 감자퓨레 1인분을 요리한)

들통을 씻어야 했습니다.^^;

 

 

 

내가 처음 만들어봤던 “양배추 롤”

 

남편 말로는 맛있다고 했었고, 또 시부모님 댁에 갖다드려도 될 정도의 여유분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갖다 드리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갖다드리고 나면, 그 그릇이 없음으로 해서 오는 불이익은 다 내 몫이거든요.

 

하루 종일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시는 시어머니!

 

음식을 드시고 그릇을 씻으셨으면 바로 옆 건물의 아들네 현관입구에만 갖다 놓여서도 좋은데. 그것도 힘드신 것인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앞으로 시부모님네 음식을 갖다드리는건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매번 이렇게 음식을 갖다드리고,

또 빈 그릇까지 찾아와야하는 불편함이 가끔은 짜증으로 올라옵니다.

 

“당신 엄마, 맘에 안 들어!”

 

마눌이 이런 말을 하면 “그러면 안돼!”하고 반응하는 남편이었는데..

작은 냄비가 없어서 큰 들통에 감자퓨레 1인분을 만들어야 했던 남편.

 

그 들통을 씻으면서 마눌이 얼마나 짜증을 냈는지 알기에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이번에는 “이 음식 엄마 네도 드렸어?”묻지도 않습니다.

마눌이 심기가 많이 불편한걸 알기 때문이겠죠.

 

이 불편한 마음은 나중에 엄마께 여쭤볼 생각입니다.

 

정말 그럴꺼냐구요?

네! 그래볼 예정입니다.

 

“엄마, 엄마는 왜 내가 스프 퍼다 준 그릇 우리 집에 안 돌려주세요?

우리 집은 냄비가 달랑 3개뿐이라 그중에 하나만 빠져도 엄청 불편하거든요.”

 

엄마네 주방은 서랍마다 냄비가 크기대로 종류대로 다양해서 한 개가 없으면 다른 것을 사용하시면 되지만,

 

달랑 냄비 3종 세트로 사는 우리 집은 얼마나 불편한지 알려 드려야 겠습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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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위에서 예고 해 드린대로 야채 크림스프 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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