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생각들

우리부부의 의견일치

by 프라우지니 2020. 2. 11.
반응형

 

 

살아가면서 인생 일대의 가장 중요한 일중에 하나는 바로 “내 집 마련”

그래서 평생 갚아야할 은행 융자를 끼고라도 집을 사려고 하죠.

 

“내 집 마련”의 꿈은 한국인들만 꾸는 꿈인 줄 알았었는데..

“내 집 마련의 꿈”은 한국인들만 꾸는 꿈이 아님을 이곳에 살면서 알게 됐습니다.

 

내가 사는 이곳, 오스트리아에서도 내 집 마련은 서민들의 꿈입니다만,

모든 꿈이 그렇듯이 모두가 이룰 수 있는 꿈은 아니죠.

 

내 동료들을 보면 집을 마련하는 나잇대가 꽤 다양합니다.

 

아직 20대인데 이미 집을 지어서 이사한 경우도 있고,

환갑이 코앞인데 아직 월세를 사는 동료도 있습니다.

 

월세를 사는 동료는 대놓고 이야기 합니다.

 

“돈이 없어.”

 

자신은 이미 집을 사기에는 늦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제 학교동기인 슈테피는 아직 20대 후반.

최근에 만났을 때 그녀는 집을 사서 이사 간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100 제곱미터(30평?) 인데 25만 유로라고 하면서 교통편이 조금 안 좋은 대신에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앞으로 30년을 열심히 은행 융자를 갚아야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꾸미는 건 신이 난다고 말이죠.

 

자신의 집이 아닌 세들어 사는 집 같은경우는 벽에 못하나도 박을수가 없죠.

나중에 집을 뺄때 그런것들도 지불해야하는 사태가 발생할수 있으니 말이죠.

 

하긴, 우리는 남의 집도 아닌 시부모님댁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데...

내가 주방의 벽에 시계를 걸어놓은것을 본 사아버지의 한 말씀!


 

"벽에 못 박은거 아니지?"
"못 아니고 붙였다 떼어낼수 있는 고리예요."

 

조금 당황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남에게 세를 준 집도 아니고, 아들네가 들어와서 사는건데..

시계 걸  못 하나 박으면 안되는것이었던지..

 

 

 

 

 

지금 시댁에 더부살이하는 우리부부는 아직 집이 없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남편 소유의 집이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죠.

 

 

 

우리가 연애를 시작하던 때 (19년 전인가요?) 에 남편은 “자기 집”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당신들이 사시려고 16년 동안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서 지은 2층짜리 마당이 있는 집은 “아들 몫”이라고 두셨었죠.

 

딸내미는 당신들이 사시는 이 집을 물려줄 생각이셨습니다.

 

부모님이 집을 지으신 동네가 대중 교통이 불편한 지역이기도 했지만, 그 당시 남편은 그라츠에서 살고 있어서 “부모님의 (지으신) 새 집으로는 올 일이 없었고, 비어있던 그 남편 집은 4년 후에 (부모님께서) 팔아치우셨답니다.

 

그 집을 못 봤다면 “뻥”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비어있는 집을 제가 가본 적이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남편 소유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네 몫”이가 하셨던 집이었죠.

 

집은 팔았다고 했을 때 겁나 섭섭했었습니다.

그때는 우리가 결혼도 하기 전이었는데 말이죠.^^;

 

남편에게 “집 판돈”의 행적을 물어봐도 대답해주지는 않지만 대충 짐작해보건데..

집을 판 돈은 남편이 아닌 부모님이, 아니 아빠가 가지고 계시지 싶습니다.

 

(새집 팔아치우시면서) 아들, 딸에게 골고루 나눠주시겠다는 시부모님 집.

 

건물이 2채이니 아들, 딸에게 한 채씩 나눠주면 되지만,

그건 나중에 아주 나중에 일이 될 테니 생각도 안하고 있습니다.

 

중요한건 지금 우리는 집이 없다는 사실이죠.

 

우리 집이 없어도 우리 부부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나는 애초에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꾼 적도 없거든요.

 

“집이라는 것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월세 살면 되죠!”^^

 

지금은 시댁 더부살이 하는 것이 가끔은 짜증나고, 가끔은 피곤하지만..

그건 가끔 있는 기분이니 평소에는 괜찮습니다.^^

 

 

 

우리 동네에 새로 들어선 주택 단지.

하필 내가 오가는 길목이라 남편에게 넌지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투자 차원에서 한 채 사 놓으라”고 말이죠.

 

우리의 지인인 안디도 남편에게 권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집을 한 채 사놓으면 1~2년 후에 돌아왔을 때 여행 경비는 빠질꺼라고.”

 

하지만 집을 사서 돈이 묶이는 건 싫은지 들은 체 만 체 하던 남편.

그런 남편이 갑자기 새집에 관심을 보여 왔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132

요새 남편이 관심을 보이는 것

 

우리부부가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이 집의 크기를 보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처음 생각했던 크기는 방 3칸짜리 집.

방 3개짜리는 72제곱미터 (21평형)

 

침실이 2개에 거실(이것도 방으로 구분),

주방, 화장실, 욕실, 발코니(나 정원 혹은 둘 다)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클 필요는 없는데..

지금 사는 시댁은 침실겸 거실 하나에 주방, 욕실/화장실만 있죠.

 

시댁에 살면서 가장 불편한건 우리 집에 오는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것!

 

 

 

뉘앙스가 조금 이상하죠? "우리 집에 오는 손님?“

 

유럽은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방문을 하면 우리 집에서 묵습니다.

집이 조금 큰 경우는 “손님방”을 하나 두기도 하죠.

 

평소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빈방으로 두고는 손님이 오면 그 방을 제공하죠.

 

방이 없는 경우는 거실의 소파, 거실에 소파가 없다면..

매트리스나 침낭을 깔아주기도 합니다.

 

친구 집에 오면서 침낭이나 (캠핑용) 매트리스를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죠.

 

지금 우리가 사는 집은 침실겸 거실 하나에 주방만 있으니 손님이 오면 잘 공간이 없습니다.

 

손님 방이 옆 건물인 시부모님 건물 2층에 있기는 한데,

거기에 우리 손님을 재우는 것도 웃기고..

 

주방 옆에 붙어있는 시누이의 거실에 침대로 변신이 가능한 소파가 있어서 잘 수 있기는 한데, 이건 시누이의 공간이라 시누이한테 물어보는 것 자체도 별로 하고 싶지 않고..

 

그래서 우리 집에 오겠다는 지인들에게 떨떠름한 반응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굳이 오겠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대놓고 “와라”못했었죠.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건 손님들이 오면 잘 수 있는 거실 같은 공간.

 

시시때때로 열쇠로 문 따고 들어와서,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어 제치는 시부모님의 행동도 “사생활 보장”이 안 되서 스트레스를 받지..

 

오겠다는 내 손님을 못 오게 하는 것이 더한 스트레스죠.

 

 

지금 시간이 나서 나를 좀 찾아오겠다는데..

같이 유럽의 이 도시 저 도시를 다녀보겠다는데..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닐 예정이라고 해도 집은 베이스캠프가 되어야 하니 숙박은 필수!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건 이사 나갈 ‘우리 집“이죠.

 

 

 

 

처음에는 조금 큰 평형을 보던 남편이 고른 건 방 2개짜리 집.

침실 있고, (손님들이 잘 수 있는) 거실이 하나 있는 건 42제곱미터(13평형)

 

중년부부인데 너무 작지 않냐구요?

이정도면 둘 다 만족입니다.

 

자체 제작한 봉고 밴에서 2년 동안 캠핑하면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우리부부.

2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서 장기간 살아봐서 그런지 큰 집을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졸리면 가서 누울 침실이 하나 있으면 되고,

남편이 시간을 보내고 (손님이 오면 잘 수 있는) 거실이 있으면 되죠.

 

나의 놀이터는 주방이라, 남편과 따로 놀 공간이 되죠.^^

 

마당이 있는 집도 나쁘지 않겠다 했었는데..

마당이 있는 시댁에 살아보니 마당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습니다.

 

마당에서 야채를 기르지 않는다고 해도 일은 꽤 있더라구요.

그래서 마당은 패스~

 

 

 

광고 중인 집의 사진을 보니 주방과 거실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뻥 뚫려있지만,

중간에 병풍이나 자바라 같은 것을 쳐서 분리를 하면 될 거 같기도 하고!

 

정말 집을 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우리는 조만간 이곳을 떠날 예정이거든요.

 

떠나는 기간도 내가 비자를 받은 1년이 될지 더 길어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뉴질랜드에서 일을 하거나, 뭘 할 기회가 되면 그곳에서 더 오래 머물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1년짜리 여행을 하다가 다시 돌아오게 되겠죠.

 

우리가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아직은 아리송한 계획이라 이 시기에 이곳에 집을 사는 것도 참 어정쩡한 시기.

 

가끔씩 남편에게 물어봅니다.

“집은 언제 사?”

 

그때마다 남편은 같은 대답을 하죠.

“당신도 돈을 보태면 살께!”

“그럼 집 소유권 50%는 나한테 주남?”

“당신이 집값의 50%를 내는 것도 아닌데 그건 안 되지!”

 

자기가 사서 자기 집 하면 되지 왜 마눌한테 돈을 보태라는 것인지..

마눌의 대답은 언제나 같습니다.

 

“당신은 그냥 당신집 사, 나는 나중에 돈 모아서 내 집 살께!”

 

우리가 보고, 평수까지 고른 이 집은 아직 공사 중입니다. 좋은 위치나 자리는 이미 다 분양이 끝났고, 방향이나 위치가 안 좋은 집 몇 채만 남아있는 상태죠.

 

우리가 평수까지 고르고, 층수까지 골랐다고 그 집이 우리 집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보다 빨리 결정을 하고 돈을 낸 사람에게 돌아가겠죠.

 

우리가 지금이 아닌 나중에 집을 산다고 해도 아주 작은 집을 사지 싶습니다.

세를 들어가도 마찬가지 일거 같아요. 침실하고 거실이 있는 정도!

 

다른 이들에게는 “너무 좁아터진 집”으로 보일수도 있는 크기의 집이지만,

좁은 차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우리부부의 의견은 같습니다.

 

간만에 본 우리부부의 의견일치는 집.

하지만 우리가 정말 이집으로 사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영상을 퍼오는 데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아래 주소만 가져왔습니다.

비엔나 시청앞의 신년음악회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I1tqP29QFY&feature=youtu.be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