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어릴 때는 빨리 나이가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20대에 만났던 한 지인에게 이런 충고도 들었었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네가 생각하는 거 보다 시간은 금방 가!”
그 당시 30살을 바라보고 있던 그분은 20대 초반의 내 모습이 안타까웠던 모양입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맞게 그 시기를 즐기면서 보내라고 했었죠.
그분이 말이 맞았습니다.
시간은 참으로 빨리 가더이다.
이제 중년이 된 나.
나의 행동을 돌아봐야 하는 나이죠.
나는 적어도 “늙은 여우”라고 불리지는 않기로 했습니다.중년을 넘어 말년으로 넘어가면서도 생각 없이 아니, 얍삽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거든요.
우리가 흔하게 보는 단어 “노약자 우대“.
나이가 드신 분들을 존경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대 정도는 해야 하는 사회입니다.
물론 연세가 드신분들중에 충분히 존경을 받으시는 행동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실제로는 안 그러신 분들을 더 자주 만나죠.
“지하철/버스등의 노약자 좌석”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등 신체적으로 약한 사람들을 위한 좌석이죠.
노약자용 좌석이니 평소에는 그냥 비워두는 것이 맞을 수도 있지만..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삶은 피곤합니다.
어차피 비어있는 좌석이니 잠시 앉아갈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잠시 앉았다가 그 좌석의 임자가 나타나면 일어나도 되니 말이죠.
하지만 노약자를 보고 일어날 시간이 필요함에도 즉시 안 일어났다고 역정을 내는 사람들.
나이를 먹었다고 좌석의 임자가 되는 건 사실 아닌데..
“당연한 내 좌석인데, 왜 젊디 젋은 네가 앉아서 비키지 않느냐!”
이런 경우는 정말 존경이 아닌 경멸을 받을 수 있는 노인인거죠.
오늘 내가 하려던 수다에서 너무 멀리 가버렸습니다.
빨리 궤도를 수정해서...^^
내 나이 중년,
“늙은 여우”라는 유쾌하지 않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 나이.
내가 봐도 꼴불견인 모습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야말로 "늙은 여우짓"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도 꽤 있습니다.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도 이런 종류의 늙은 여우를 볼 수가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낮잠을 주무실 수 있게 방으로 모시고 갑니다.
침대에 눕혀드리기 전에 화장실에 들러서 볼일을 볼 시간을 드린 후에,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침대에 눕혀드리죠.
직원들이 이 작업을 끝내고 쉬는 오후1시~2시, 1시간의 점심시간.
늦은 출근을 한 직원은 이 시간에 점심 근무를 합니다.
낮잠을 주무시지 않는 분들은 커피와 디저트를 드리기도 하고,
먹여드려야 하는 분들은 미리 디저트를 먹여드리기도 하고,
또 이 시간에 호출 벨이 울리는 방에 찾아가는 서비스도 하는 시간이죠.
점심이 지난 후에 침대에 눕혀드릴 때는 기본적으로 화장실에 들렀다가 눕혀드리는 것이 보통인데.. 유난이 뺀질거리는 직원은 이런 과정을 그냥 건너뛰죠.
침대에 눕혀드리고 3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호출 벨이 울리는 방은 바로 뺀질이가 갔던 방.
누우신지 3분 되신 어르신이 볼일을 보러 가시겠다고 호출 벨을 누르신 거죠.
침대에 눕혀드리기 전에 화장실 변기 위에 잠시 앉으실 시간을 드리고 밖에서 잠시 기다렸다면 어르신이 볼일을 보실 시간이 충분했을 텐데..
그냥 방에 가서는 침대에 던져버리고 온 거죠.
그 방에 가서 어르신이 원하시는 대로 화장실에 모시고 갔다가 다시 침대에 눕혀드렸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뺀질이 직원이 씩 웃으면서 하는 말.
"왜 호출을 한거래?"
"화장실에 가시겠다고.."
"아니, 나랑 갔을 때는 볼일을 안 보더니만 왜 나중에 그러는 거야??"
그 직원의 행실을 아는 직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나 혼자 속으로 궁시렁 거렸죠.
"야, 이 늙은 여우야~ 그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고 싶냐?
네가 어르신 화장실에 안 모시고 간 거 다 알거든!!!"
늙은 여우는 남들이 다 자기가 하는 말을 곧이듣는다고 생각할까요?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의 존경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닮고 싶은 직원이 되면 좋을 텐데..
이런 뺀질이 짓을 하는 늙은 여우를 보면서 젊은 직원들이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동네 슈퍼에서 장을 보다가도 종종 늙은 여우를 만납니다.
이곳에서는 "백발여우"를 만나는 군요.
늙은 여우는 중년이라 칭한다면, 백발여우는 할매죠.
유럽의 슈퍼마켓에서 만나게 되는 생뚱맞은 양보가 있습니다.
어떤 양보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786
현지인이 해 주는 양보
슈퍼마켓 카운터에 유난히 길이 긴 날이 있습니다.
줄이 너무 길면 내가 산 물건을 그냥 놓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날은 별로 바쁜 일도 없고 해서 긴 카트가 놓인 계산줄에 서 있었습니다.
내가 사는 물건이 달랑 하나라고 해도 앞에 사람이 양보를 해주겠다고 하면 고맙게 받지만,
내가 먼저 굳이 말해서 양보를 받을 필요는 없어서 그냥 줄에 서 있었죠.
다들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등장한 할매 한분!
계산대와 가까운 곳에 서서는 당신이 산 물건 서너 개를 가슴에 안고 계십니다.
상황을 보아하니 긴 줄의 끝에 서기는 싫고,
적당히 양보를 받아서 얼른 계산하려고 그러셨던 거죠.
할매가 자기와 너무 가깝게 서있으니 눈치가 보였는지..
카트에서 계산대에 물건을 내리고 있던 아낙이 할매께 먼저 계산하라고 눈짓을 합니다.
그랬더니만 할매는 기다렸다는 듯이 가슴에 물건을 계산대에 내려놓습니다.
할매의 행동을 보고 있자니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말 "늙은 여우"
양보도 내가 해주는 것과 내 앞의 사람이 나의 의견도 묻지 않고,
중간에 사람 하나를 껴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죠.
길게 늘어선 사람들 중에는 이 할매의 행동을 "늙은여우짓"이라 생각한사람도 있을 겁니다.
너무 얍삽하게 보였던 행동이니 말이죠.
정말로 바쁜 일이 있었다면 줄에 늘어선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양보를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급한 일은 없지만 일부러 늘어지게 긴 줄에 서기는 싫었던 모양입니다.
빨리 계산을 하고 나가고 싶은데, 긴 줄 끝에 서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고!
제일 빨리 나가는 방법이 바로 계산대 옆에 하는 새치기죠.
할매옆의 아낙은 "양보"라고 해줬을 수도 있지만..
뒤에 길게 서있던 사람들에게 할매의 행동은 "새치기"였습니다.
(내가 해 준) 양보가 아닌, (타인이 내가 선 긴 줄에 넣어준) 새치기죠.
하필 내가 같은 날 목격한 두 마리의 여우였습니다.
뺀질이, 늙은 여우랑 해서 내 몸이 더 피곤했던 날!
퇴근하면서 들린 슈퍼에서는 백발여우를 만난거죠.
그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늙은여우"는 되지 말아야지.
남에게 "폐"라고 표현되지는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리 곱게 볼 수 있는 행동 또한 아니니 말이죠.
나이 값을 하면서 늙어간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일까요?
나는 늙어서도 동물(늙은 여우?) 이 아닌 인간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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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업어온 영상은 드디어 "제가 만드는 수제버거 불고기 패티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제가 버거 패티만 만듭니다. 영상 앞의 완성된 버거는 다음번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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