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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나도 모르겠는 시누이에 대한 나의 마음

by 프라우지니 2019.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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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댁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며느리.

 

1남 1녀를 두신 (오스트리아) 시부모님과 

같은 마당을 쓰고 사는 시댁 살이.


처음에는 “가족”이라는 생각에 

“시부모님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음식 하나라도 하면 일부러 

시부모님께 갖다 드리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알았죠.


“입맛도 안 맞는 외국 음식”을 시시때때로 

받는 것도 당황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지금은 한국 음식을 퍼다 드리지도, 

일부러 해 드리지도 않습니다.


맛있게 드시며 다행이지만, 

안 그러실 때도 있으실 테니..

 

내가 느끼는 시댁 식구와의 관계는 “소, 닭“입니다.

서로 소, 닭 보듯이 멀뚱멀뚱.

 

처음에는 엄청 친한 척 했었는데, 

상대방이 “멀뚱”거리니 나도 덩달아 “멀뚱멀뚱”.


이렇게 몇 년 지내다 보니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는 조금 덜 친합니다.^^;

 

남편은 살을 맞대고 사는 사람이라 

“그어놓은 선”을 못 느끼고 살지만,


시부모님이나 시누이에게는 그들이 

“그어놓은 선” 느끼고 살죠.

 

남들이 볼 때는 엄청 친해 보이는데, 

실제로 본인들은 별로 친하다고 못 느끼는..


뭐 그런 느낌이죠.

 

가끔씩 집에 오는 시누이.


가끔 봐서 그런지 시누이와도

“멀뚱거리는 사이”.

 

시누이가 집에 와도 올케인 나에게 

“안녕”하는 인사 외에 말을 거는 경우는 없죠.


언제나 말을 거는 쪽은 저입니다.

 

내가 살갑게 한다고 해서 

시누이가 맞장구를 쳐주는 것도 아닌데..


저는 매번 친한 척, 반가운 척을 합니다.

 




이번에 왔던 시누이에게 내가 선보인 것 두 가지.

새콤쌉싸름한 탱자차와 매콤한 생강차.

 

탱자차가 뭐여?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해야 하실듯..


http://jinny1970.tistory.com/3107

여행에서 돌아와 내가 제일 먼저 한일

 

방에 있는 시누이를 불러다가 뜬금없이 한마디.

 

“이거 내가 만든 건데 여행가서 가지고 온 유기농 탱자(쓴 레몬)로 만들었어, 

다른 건 유기농 생강이랑 배 넣고 만든 생강차야. 

너 겨울에 감기 자주 걸리잖아. 

마셔보고 괜찮으면 가져 가!”

 

나의 이 뜬금없는 행동도 조금 웃기지만, 

내가 마시란다고 마시는 시누이.


시누이가 올 때마다 올케의 

호출로 가끔 주방에 오곤 합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꽤 자주 주방에 불려나오는 시누이.

 

“신 김치 맛보고 괜찮으면 가져가!”

 

“이거 무로 만든 김치(깍두기)인데 맛보고 괜찮으면 가져가!”

 

대부분은 그냥 맛보는 정도에 머물렀죠.


시누이가 가져갈 정도로 

맛이 있지는 않았나 봅니다.^^;

 

지난 번에는 한국서 가져온 겨자가루를 개서 

만들어 놨던 겨자소스.

 

“이거 약간 매콤한 겨자 소스인데 

약간 맛보고 괜찮으면 가져가서 샐러드 해 먹던가?”

 

내 이 말에 겨자 소스을 한 수저 떠먹었던 시누이.


그녀의 얼굴에서 “낭패”를 본 적도 있죠.

 

시누이는 한국인 올케를 믿는 것인지, 

맛보라고 하면 매번 맛을 봅니다.


그 맛이 어떨지 상상도 못하면서 말이죠. ^^;

 

이번에 맛 본 유기농차 두 가지.

탱자차가 시누이 입맛 저격이라 당첨!

 

자몽의 쓴맛을 좋아한다는 시누이 입맛에는 

“쓴 레몬”이라 불리는 탱자차가 딱!


생강차는 너무 매운맛이 세서 

자신에게는 조금 과하다고 사양!

 

 

 

생강청은 순전히 “유기농 생강이 헐값”이라 

싼 맛에 담았습니다.


나같이 단순한 아낙은 “반값”에 혹해서 

뭘 할지도 모르면서 일단 집어 들죠.

 

유기농 생강 150g이 평소의 반값인 1유로.


그래서 일단 한 팩을 덥석 집어 들었던 것이 

“생강청”의 시작이었죠.

 

내가 유튜브에서 찾은 가장 쉽고 

내가 할 수 있는 생강 청은 이렇게 만들죠.

 

생강, 배, 설탕.

준비물이 단출해서 더 쉽게 엄두를 낸 거 같습니다.^^

 

여기서 살 수 있는 배는 한국의 그 

“아삭아삭”한 배가 아닌 물렁한 윌리엄 배.


아삭이 배나 윌리엄 배나

 “배”는 배이니 이걸로 만들어 보기.

 

생강 껍질을 까고, 썰어서 믹서에 

윌리엄배 2개 넣고 갈았습니다.


거기에 생강과 동량의 설탕을 섞은 후에 

설탕이 녹으면 미리 준비 해 놓은 유리병에 담기.

 

시누이가 비엔나로 돌아갈 때 내가 증정한 탱자청 

한 단지는 까먹지 않고 가지고 갔습니다.

 

그날 저녁 내가 매번 

시누이에게 하는 행동을 돌아봤습니다.

 

나는 시누이랑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닌데,

매번 시누이가 오면 뭔가를 맛 보이고 주려고 합니다.

 

시누이가 나를 좋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나도 시누이를 좋아 하는 거 같지는 않은데..

 

시누이가 미운 것도, 그렇다고 예쁜 것도 아니고,


“오면 오나 부다” 하고, 

“가면 가나 부다”하죠.

 

사실 “오면 오나 부다”해도 

시누이가 오기 전 스트레스는 약간 받습니다.


대청소도 해야 하고, 시누이가 머무는 동안에 

나에게도 행동의 제약이 따르거든요.

 

주말에만 왔다 갈 때는 

주방에 있는 내 짐(노트북과 내 의자등등)이 그냥 두지만,


시누이가 조금 더 길게 머물 때는 

내 짐을 다 방에 내리는 번거로운 작업도 해야 하죠.

 

솔직히 시누이가 예쁠 때보다는

“진상”이라는 말이 튀어나올 때가 더 많은데..


나는 왜 매번 시누이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단지, 내 남편의 동생이고,

내 손아래 사람이니 챙겨야 한다고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인 것인지..

 

아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시누이를 조금 더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는 내 마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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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 11월에 갔었던 "샤프베르크 등산기 세번째"입니다.

눈이 쌓였던 11월의 가을등산기였죠.

 

지난 주말에도 샤프베르크 산을 다녀왔습니다.

오히려 12월에 더 눈이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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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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