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욕 나오는 동네 행사, 유료 노천극장,

by 프라우지니 2019. 8. 31.
반응형

 

 

큰 도시에는 매일 저녁마다 있는 오스트리아의 여름 행사,

매일 저녁 영화나 콘서트 혹은 다른 종류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죠.

 

변두리라 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우리 동네 여름 행사, 야외 노천극장.

우리 동네에는 한 달에 한번이라 옆 마을의 행사까지 눈을 돌려야 합니다.

 

우리 동네서 하는 행사에 옆 동네 행사까지 포함해서 올해 봤던 두 번의 노천극장.

 

행정상 우리주소가 속한 동네에서도 노천극장 행사가 있다는 걸

화장실에 앉아서 신문을 읽다가 발견했습니다.

 

신문의 한 귀퉁이에 나온 쪼맨한 기사 하나!

“우리 앞 동네에서 노천극장 행사가 있는데 바로 오늘 저녁“

 

급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영화를 보는 장소가 호숫가처럼 잔디밭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참가를 해야 하는 거죠.

 

우리 동네에서 하는 노천극장은 정당에서 주관하는 거였네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아낙이지만 이번 기회에 정치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겠네요.

 

집에서 거리가 있는 호숫가에서 하는 노천극장은 우리부부만 갔었는데..

앞 동네는 달랑 1km정도의 거리이니 걸어가도 부담이 없는 곳.

 

시부모님께 저녁에 영화를 보러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빠는 관심을 보이시지 않는데,

시어머니는 관심이 있으셨는지 나중에 따로 물어오셨습니다.

 

“몇 시에 행사가 있다고?”
“8시에 시작이니까 집에서 7시30분쯤 가면 될거 같아요.”

“가까우니 걸어가자”

 

그렇게 시어머니와 약속을 잡고 시간이 돼서 앞동네로 갔습니다.

 

 

 

인터넷에서 이미 봤듯이 행사 장소는 교회 앞마당인 자갈밭.

 

호숫가에서 봤던 노천극장보다는 화면이 조금 작기는 하지만..

시원한 여름바람을 맞으면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중요하니 패스~

 

캠핑의자를 챙겨오지 않아서 준비해간 담요를 제일 앞에 살짝 깔았는데..

시어머니는 저처럼 양반다리를 못 하시죠^^;

 

차로 가면 캠핑의자 준비가 가능한데, 걸어서 가거나 자전거로 갈 때는 캠핑의자 챙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의자가 무게도 있고 휴대가 간편한 것도 아니어서...^^;

 

바닥에 앉지 못하시는 시어머니는 옆에 있는 벤치에 앉으셨습니다.

가지고간 담요 중에 얇은 것을 시어머니가 깔고 앉으시라고 드렸습니다.

 

이제 영화 볼 준비는 다 했고!

 

집에서 팝콘까지 튀겨가지고 갔으니 음료만 있으면 될 거 같아서 입장할 때 사람들이 줄서있던 곳으로 갔습니다. 음료수 한 잔 사려고 말이죠.

 

 

 

라들러(레몬레이드이나 다른 탄산 혼합 맥주) 한잔 사려고 가서야 알게 된 사실하나.

이곳의 노천극장은 유료행사라고 합니다.

 

입장료를 내려고 서있는 사람들을 난 음료수나 다른 거 사려고 서있는줄 알았던 거죠.

얼떨결에 입장료를 내게 됐습니다.

 

극장도 아닌데 이곳에서 받는 입장료는 6,50유로.

 

극장에서 할인 행사하는 월요일에는 5,50유로면 볼 수 있는 영화인데..

의자도 없이 바닥에서 앉아서 불편하게 보는 영화가 극장보다 비싸다.^^;

 

20유로를 내고 입장료와 라들러 한잔을 주문하니 1명이라고 생각한 아낙이 1명분의 입장료만 게산한후에 잔돈을 돌려줍니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왔는데 시어머니 입장권을 안사면 안 되죠.

두 명분의 돈을 내니 표 4장을 줍니다.

 

팝콘 쿠폰 2장에 “컨트롤용 티켓 2장”

나중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표 검사를 한다는 이야기죠.

 

바닥에 불편한 자세로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내가 지불한 돈은 2명분 13유로.

거기에 라들러 한잔 추가하니 총 16유로.

 

갑자기 총맞는 느낌이 파악~

 

이렇게 비싼 행사인줄 알면 안왔을 것을...

시어머니를 모시고 온지라 다시 돌아가기 뭐해서 일단 입장료를 내기는 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되돌아본 행사장

 

어쩐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주변으로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줄을 쳐놨더라니..

돈 내고 입장할 수 있게 표나 음료수를 파는 쪽만 열어 놓은 거죠.

 

다른 노천극장처럼 공짜인줄 알고 ..

이곳에 줄서서 표를 사던 사람들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던 나.

 

눈에 띄는 외국인이 입장권도 안사고 행사장 안에 그냥 들어와서는 제일 앞에 담요를 깔았으니.. 사람들이 말은 안 해도 뒤에서 손가락질하고 남을만한 사건입니다.

 

다행이 음료 사러가서 입장료를 내야한다는 걸 알았고, 입장권에 포함된 무료 팝콘쿠폰으로 팝콘 2봉지를 받아서는 엄마께 한 봉지 드렸습니다.

 

사람들이 먹던 팝콘은 입장권을 낸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것이니..

팝콘봉투를 들고 있는 사람=돈 낸 사람

 

얼떨결에 돈은 낸 것이 조금은 어이가 없어서 남편에게 전화를!

 

“남편, 여기 완전 웃겨, 노천극장인데 입장료를 받는다.”

“얼마나?”

“1인당 6,50유로, 극장보다 더 비싸!”

“....”

“나 2인 입장이랑 라들러 샀더니 16유로 들었어. 당신이 낼래?”

“알았어.”

 

 

엄마를 모시고 와서 입장료 내야한다고 다시 돌아가는 것도, 특히나 부모님에 관한 지출은 항상 남편이 책임지고 있으니 내가 맞은 총은 남편에게 밀어주는 걸로^^

 

돈까지 받는 유료행사인데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영화 초반에는 정말 욕 나왔습니다.

“그냥 환불 받아서 갈까?”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죠.

 

음향 조절은 왜 그리 못하는 것인지 음악은 크고 영화 속 목소리는 작고!

 

몇 번의 수정을 하면서 영화의 앞부분을 몇번이나 반복해서 봐야했고,

그렇게 수정을 했지만  여전히 잘 안 들리는 영화 속 대화.

 

결국 밑에 자막이 나오게 한 후에야 영화 상영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내가 총 맞았던 유료 노천극장의 행사포스터를 우리 동네에서 봤습니다.

 

어제 인터넷에서는 못 봤던 가격이었는데..

포스터에는 입장료 6,50유로가 써있었네요.

 

유튜브 채널에서 보니 이 영화는 3,99유로 하던데..

 

4유로면 집에서는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3배의 가격을 주고는 불편한 마당에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봤으니..

 

오스트리아의 정치인들은 주민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주민들 등을 치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DVD 하나로 도대체 몇 배의 장사를 하는 것인지..

 

이러면서 선거 때가 되면 자기네 정당에게 표를 달라고 하겠죠?

 

동네어귀에 붙어있던 이 유료 노천극장 포스터를 미리 봤다면 절대 안 갔을 행사.

 

시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영화를 보면서 한 지출을 남편에게 고스란히 넘겨줬지만..

그래도 여전히 울화가 치밀고, 욕 나오는 우리 동네 유료행사였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