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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올여름 우리가 즐긴 야외영화 2편

by 프라우지니 2019.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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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가 간만에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시원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말이죠.

 

해마다 있는 여름 저녁의 무료 야외영화 상영.

한 달에 한 편 꼴로 상영을 해서 여름동안 3편 정도는 볼 수 있죠.

 

작년에는 남편이랑 한 편을 같이 봤었고, 한 편은 나 혼자 가서 봤습니다.

 

마눌이 원하는 걸 할 때마다 삐딱선을 타는 남편.

자기는 보러 가기 싫은데 마눌이 원해서 가는 것처럼 아주 뻣뻣하게 행동하죠.

 

열 받아서 남편을 버리고 혼자 자전거를 출발했는데...

따라올 줄 알았던 남편은 오지 않았었죠.

 

혼자서도 잘 다니는 아낙이라 혼자 가서 영화 잘 보고 자정이 다된 한밤중에 집에 돌아왔던 작년이었죠.^^

 

 

 

사실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여름날 야외에서 무료로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더 즐거운 일이니 말이죠.^^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 알아도 일부러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지 않습니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이 영화를 접하는 것이 더 재밌거든요.

 

영화의 제목을 봐서는 정글로 휴가 간 코미디 영화.

한국에는 “베이비시팅 2”로 개봉된 프랑스 영화입니다.

 

 

 

이날 근무가 6시에 끝나는 날이라 영화 상영은 9시인데 일찌감치 영화가 상영되는 호숫가로 갔습니다.

 

전날부터 준비 해 놨던 라들러(레몬 맥주)에 여러 종류의 칩(감자칩,팝콘칩) 가방에 가득.

저녁바람을 맞으며 영화 볼 생각에 한껏 신이 난 하루였죠.

 

근무시간 중 잠시 휴식시간에는 동료들에게 같이 영화 보러 가자고 했었습니다.

준비해온 라들러(4캔)에 칩까지 넉넉하니 같이 앉아서 나눠먹으면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호숫가에서 영화를 한다는 정보를 직원들에게 알려주다가 저도 엄청 신나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내일 저녁은 옆 동네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한다네요.

 

한국에 잠시 다니러 갔을 때 엄청 인기가 있다고 들었던 영화인데..

내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영화를 챙겨보겠다고 혼자서 다짐까지 했었다는!^^

 

 

 

나는 먹을 거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는데..

이곳의 무료영화 상영을 주최하는 단체에서도 소소한 간식거리를 파네요.

 

커다란 팝콘은 2,50유로, 작은 건 1,50유로

그 외 소소하게 먹을 만한 가격도 극장에 비하면 저렴한 편!

 

공짜로 영화를 보니 이곳에서 쪼맨한거 하나쯤은 사줘야 하는디..

이날 들고 온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매상을 올려주지는 못했고!

 

내가 가지고 온 칩을 꺼내놓고 먹기가 살짝 미안해서는...

배낭 안에 넣어놓고 두어 개씩 살짝 꺼내서 먹었습니다.

 

두어 시간이나 일찍 온 내가 나중에 올 남편의 자리를 맡아놓겠다고 하니..

남편은 “없는 사람 자리를 맡아 놓는 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럽에도 의자에 수건하나 올려두는 걸로 자리를 예약(?)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었고, 남편도 생각보다는 일찍 도착해서 부부가 나란히 앞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봤습니다.

 

프랑스판 “행 오버”라고 소개했던 이 영화는 정말 배꼽 빠지게 웃겼습니다.

영화가 생각보다 길지는 않아서 우리부부는 저녁 11시가 되기 전에 집에 도착했죠.^^

 

 

그리고 다음날 하는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

이건 보고 싶었던 영화여서 어떤 일이 있어도 봐야하는거죠.

 

집에서 자전거 타고 20분은 넘게 달려야 나오는 옆 동네지만..

남편이 안 간다고 하면 혼자서 갈 생각이었습니다.

 

마침 이날 근무가 저녁8시에 끝나고,

내 일터에서는 10분 남짓만 달리면 되니 근무 끝나고 영화 보기는 딱이죠.

 

남편도 이 영화가 보고 싶어서인지, 아님 한밤중에 마눌 혼자 자전거타고 다니는 것이 위험해서 따라나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퇴근하는 마눌이랑 같이 가려고 요양원 앞에서 퇴근하는 마눌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옆 도시(라고 쓰고 동네라고 생각하시라~)의 야외영화 상영장. 여기는 가끔 콘서트도 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무대도 있는 운동장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8시 40여분경.

영화상영 20분전이여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차로 이동을 하면 우리도 캠핑의자를 챙겨왔겠지만..

자전거타고 온 우리가 챙겨온 것은 바닥에 깔고 앉을 담요 두어 장.

 

 

 

바닥에 앉을 거라 우리는 나름 앞쪽으로 왔습니다.

캠핑 의자들 사이에 비어있는 공간에 우리 담요를 깔고 자리를 잡았죠.

 

내가 배낭에 담아온것은 어제 먹다가 남았던 것들.

라들러(레몬맥주)한 캔과 어제 먹던 칩들.

 

남편이 먹겠다고 하면 하나쯤 더 사려고 했는데..

항상 “나는 안 먹어”하는 남편.

 

그래놓고 마눌꺼 뺏아먹을때가 더 많지만..

안 먹을 때도 있어서 더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도 하죠.^^;

 

그래서 라들러 한 캔과 나머지 칩을 둘이서 나눠먹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빗방울이 굵어져서 담요중 하나를 머리에 써야했고,

영화가 끝난 후 집으로 갈 때로 빗방울이 굵어지기는 했지만 즐거운 나들이었습니다.

 

야외에서 한 영화여서 사람들이 옆 사람 눈치안보고 영화 속의 노래를 같이 따라 불렀습니다. 저도 두 손을 높이 들고 “위 아더 챔피언, 마이 프렌드~~” 했었네요.

 

우리가 사는 곳이 큰 도시였다면 여름 저녁마다 하는 이런저런 행사(영화/콘서트)를 많이 다녔을 테지만, 변두리에 살아서 나름 만족스러운 여름 행사들입니다.

 

우리 동네(는 사실 아닌)에서 한 달에 한 번이라  옆 동네로  다른 행사를 보러 가면 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여름밤도 꽤 즐거운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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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를 제대로 즐기시려면 아래 영상을 클릭하세요.

우리가 영화를 보러 다녀온 두 곳의 분위기를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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