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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받아온 답례선물

by 프라우지니 201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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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남편이 마눌 앞에 뭔가를 내밀면서 하는 말.

 

“이거 당신 갖다 주래!”

“누가?”

“슈테판 알지?”

“뉴질랜드 갔었던?”

“응, 이거 당신한테 전해주래.”

“아니, 왜 나한테 이런 걸 갖다 주래?”

“당신 것을 빌려 줬었거든.”

“뭘 빌려줬는데?”

“.....”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33

남편 동료의 늦은 반응

 

남편의 직장동료,슈테판이 뉴질랜드에 여행 간다고 해서 우리가 그 집에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한 적이 있었죠.

 

이건 양쪽에서 이야기하는 입장이 다릅니다.

초대한 측에서는 “저녁초대”를 했다고 생각을 할 테고..

 

별로 맛있는 음식을 먹은 기억이 없는 저에게는,

“여행정보를 알려주러 우리가 직접 찾아갔던 서비스”였죠.^^;

 



남편이 슈테판에게 받아온 선물입니다.

 

뭘 2통씩이나 받아왔나 했는데..

통에는 케이크가 2개씩 담겨있었습니다.

 

건강에는 좋은지 모르겠지만, 맛이랑은 담을 쌓은 음식.

그 집 아낙의 음식솜씨를 아는지라 처음부터 저는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가져온 컵케잌 4개는 매일 출근하는 남편의 도시락에 담아서 보냈습니다.

그렇게 며칠 하니 내가 굳이 먹을 필요는 없더라고요.^^

 

 

 

케이크와 함께 남편의 가방에서 나온 것들.

남편이 말하는 “내 것”이 이거였나 봅니다.

 

이건 뉴질랜드 “그레이트 워크”의 안내 팸플릿입니다.

 

“밀포트 트랙”, “루트번트랙”,“히피트랙”,‘아벨타스만트랙“은 남섬에 있는 것들이고..

“왕가누이 (보트)저니”, “와이카레모아나 호수”는 북섬.

 

라키우라 트랙은 아직 우리가 가보지 못한 뉴질랜드 남쪽에 있는 작은 섬에 있죠.

아마도 이번에 가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챙긴다고 챙겼는데 빠진 것들이 있었네요.

남섬의 “케플러 트랙”과, 북섬의 “통가리로 노던서킷 트랙”.

 

이런 안내책자에는 어떤 정보가 들어있냐구요?

2박3일 혹은 3박4일 걷게 될 여정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벨타스만 트랙”을 보자면..

 

출발지와 도착지에 이어지는 여정에 어디에 캠핑장/산장이 있고,  각각의 캠핑장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되며, 몇 시간을 걸으면 되고, 구간중의 높낮이까지 나와 있는 꽤 상세한 정보들입니다.

 

아벨타스만과 몇 개의 트랙들은 걸을 때 해변을 질러야 해서 밀물/썰물 때를 잘 맞춰야 하죠. 해변에 물이 빠지고 있거나 들어오고 있을 때래야 건널 수 있거든요.

 

출발 전에 한번 보면서 미리 살짝 공부(?)하고 가면 엄청 도움이 되는 정보입니다.

물론 이런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면 말이죠.

 



이것들과 함께 남편이 가져온 것은 예전에 안디에게 받았던 선물.

 

예전에 안디가 우리가 있는 뉴질랜드 남섬에 오면서 사들고 왔던 등산안내책.

뉴질랜드 전국의 65개 등산로에 대한 안내가 나와 있죠.

 

“뭘 이런 걸 사왔냐?” 싶었지만..

 

이 책자에 나온 트랙 중에 몇 개는 우리가 직접 걸었습니다.

이 책자가 없었다면 전혀 몰랐을 그런 트랙들을 말이죠.

 

책을 빌려줬으니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인데..

어찌 책을 돌려받는 시기가 참 거시기 합니다.

 

우리가 슈테판네 초대를 받아 갔을 때가 눈 오는 겨울이었고,

슈테판이 뉴질랜드 여행을 간다는 시기는 꽃피는 삼월이었는데..

 

빌려줬던 책을 돌려받는 건 여름인 7월!

 

성질 급한 사람은 빌려준 책 기다리다 목이 길게 늘어졌을 시간입니다.

 

원래 이 나라 사람들은 뭘 빌려주면 그냥 “줬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남의 책을 빌려갔으면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돌려주는 것이 아닌가요?

 

이건 성질 급한 나만의 생각인 것인지..^^;

 

이 글을 쓰다 보니 나도 빌려주고 받기를 포기한 물건이 하나 떠오릅니다.

내가 작년에 시누이 빌려주고 아직도 못 받고 있는 것이 있죠.

 

 

 

 

작년에 저녁에 독일어 강의를 다녔던 린츠 중앙역 앞의 시민대학. 강의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가서 도서관이 문 닫는 6시까지 도서관 안을 어슬렁거리곤 했었죠.

 

도서관에서는 가끔 그 곳에서 대여하던 책이나 DVD등을 판매하는데..

한 DVD에 내가 아는듯한 사람의 얼굴이 보여서 얼른 집어 들었었죠.

 

한국 영화 “하녀”입니다.

한국어책 하나 없는 이 도서관에 한국 영화가 있었군요.

 

판매가격도 달랑 1유로 하길레 얼른 업어왔었죠.

독일어 자막도 되고, 독일어도 되니 “독일어공부“를 할 목적으로 말이죠.

 

그렇게 영화를 한번 보고 시누이가 왔길레 “볼래?”하고 내밀었습니다.

그렇게 시누이가 챙겨간 내 DVD.

 

시누이는 내게 받은 DVD를 주방 옆 자기 거실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리곤 지금까지 봤는지 안 봤는지 줄 생각을 안 하죠.

 

내가 “너 줄까?”하지 않았으니 빌려준 것임을 알텐데..

왜 1년이 지나도 줄 생각을 안 하는 것인지!

 

여기 사람들이 원래 남의 물건에 대해서 이렇게 태평한 것인지..

슈테판은 몇 달이 지나서 돌려줬으니 그래도 다행이지만..

시누이에게 간 내 DVD는 아직 돌아올 기약이 없습니다.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빌려줄 생각은 안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준다”는 생각이면 상관이 없지만...

 

다시 받을 생각 했다가는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목이 길어지는)신체적 불균형이 올수도 있고,  울화통 때문에 명이 짧아질 수도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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