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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의 이유 있는 반항

by 프라우지니 2019.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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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매일 자정에 새글이 올라갈 수 있게 예약을 걸지만..

가끔 여러분이 자정에 제 블로그를 방문하셔도 글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글이 올라가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죠.

제가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서 글을 안 쓴 경우도 있고!

 

가끔은 쓰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글 쓰는 것이 재미가 없어졌다는 이야기죠.

 

10년째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제가 아직까지 즐기는 것 하나는 바로 "댓글 다는 재미“.

“댓글이 없다?” 이렇게 되면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없어집니다.

(지금 댓글 달라고 협박하는 중임^^;)

 

가끔은 내 본의가 아니게 글을 못 올릴 때가 있습니다.

써놓은 글도 있고, 올릴 열의도 있는데 인터넷 연결이 안 되면 불가능하죠.

 

지금 제 글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에는 글을 부지런히 써서 며칠씩 예약으로 올려놓기도 했었는데...

올해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은 영상편집 하느라 정신을 팔고 있습니다.

 

시작한지 몇 달인데 구독자수는 이제 백 명이 조금 넘은 상황.

거기에 영상 편집이라는 것이 글 쓰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영상 올리는 작업은 글 쓰는 작업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몇 배 더 필요하죠.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자막 단 후에 영상 파일로 만든 후에 유튜브에 올리게 되는데..

아주 짧은 영상이라고 해도 시간이 꽤 필요합니다.

 

영상이 올라가면 매 영상마다 꾸준히 댓글을 달아주시는 두어 분 때문에 영상을 올리고 있죠. 그나마 댓글도 안 달리면 얼마 안 가서 때려치우지 싶습니다.^^;

 

남들은 두어 달에 구독자수 몇 백 명이 금방 된 다고 했었는데.. 내 영상은 허접하고, 별로 흥미로운 내용도 아닌지라, 구독자 수가 안 늘어나는 모양입니다.^^;

 

오늘 글 제목은 “이유 있는 반항”이라더니... “지금 이 아낙이 블로그 구독자들에게 반항하는 건가?”싶으신가요?

 

그건 아니구요.

지금 남편에게 반항중입니다. 인터넷 때문에 말이죠.^^;

(이번에 글이 올라가지 못한 이유죠.^^;)

 

저녁에 퇴근하는 남편은 우리 집에 있는 무선인터넷을 주관합니다.

본인이 원할 때 마눌의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인터넷 연결을 끊어버리죠.

 

저녁에 인터넷 접속이 안 좋을 때도 있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이번에는 뉴질랜드 대사관에 마눌의 비자서류를 온라인 접수하느라 끊었던 모양입니다.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 그럼 마눌은 묻습니다.

 

“남편, 내 인터넷 끊었어?”

“.....”

“지금 화내는 것이 아니라 묻는 거야.

당신이 끊었는지 아님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인지 알아야 하니.”

“....”

 

끊기 전에 말을 해달라고 했는데도 시시때때로 경고 없이 인터넷을 끊어버리는 독재자 남편.

 

 

 

남편이 전날 저녁에 인터넷을 끊었다가 다시 연결하지 않고 출근해서 마눌은 인터넷 없는 하루를 보내야했습니다. 블로그에 글도 올려야 했는데, 접속이 불가능해 올리지 못했죠.

 

남편도 까먹고 연결하지 않은 거죠.

그러니 “미안”하다는 말을 했을 테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퇴근하면 바로 인터넷 연결을 해줄 줄 알았었는데..

 

늦은 오후에 예약했던 안과에 갔다가 집에 오니 이미 저녁6시가 넘은 시간!

마눌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얼른 수영복을 입으라는 남편.

 

 

 

그렇게 우리는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트라운 강에서 카약을 탔습니다.

카약을 타도 마눌이 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끔 노를 젓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앞에 앉아있는 거죠.

네, 강에서 풍경을 보며 유람을 하죠.^^

 

남편은 이번에 장만한 카약 이동장비를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일명 “카약 리어카”.

 

카약 앞에 장착 해 놓으니 대포를 장착한 카약이 됐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위협적으로 보였는지 강에서 유유히 물위는 노닐던 백조가 날아가버리더라구요. 물 위의 백조가 날아가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구먼..^^;

 

 

 

강에 보트를 띄운 시간이 저녁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약간 늦은 시간이다 생각을 했지만, 카약을 운전(?)할 남편이 가겠다고 하면 가는 거죠.

 

그렇게 2시간 노를 젓는 동안에 해는 지고, 강 위에 노을이 졌습니다.

우리의 목적지에는 9시 10분에 도착,

 

아빠가 우리를 데리려 오신 시간은 저녁 9시 30분.

주변이 어둑해진 후에야 차를 타고 집으로 왔죠.

 

그렇게 집에 왔음 제일 먼저 인터넷을 연결 해 줘야 하는데..

 

아니, 마눌은 집에 없지만 퇴근과 동시의 마눌에게 인터넷을 연결 해 줘야 하는 것이 맞았죠. 하지만 집에 도착한 남편은 커다란 고깃덩이를 양념한다고 분주합니다.

 

“내일은 강의 상류 쪽으로 가자!”

 

내일은 휴무를 낸 거죠.

집에서 고기를 굽고, 강에서 보트타고!

 

정말 좋은 계획입니다.

 

그. 런. 데

아직 내 인터넷은 불통.

 

남편이 고기 양념한다고 주방에서 난리칠 때 저는 침대에 누워서 잤습니다.

 

남편과 주방에 같이 있으면 시키는 잔심부름이 많아서 속편하게 피해버립니다.

혼자서 알아서 하라고 말이죠.

 

남편이 방에 온 시간은 자정이 다 된 시간.

남편이 방에 오자마자 내가 한 말은..

 

“인터넷은?”

“내일 연결해 줄께!”

 

그렇게 되면 내 글은 또 못 올라가는 거죠.

 

“지금 연결해! 글 올려야 하니 적어도 30분은 연결이 되어있어야 해!”

“내일 해줄게, 아침에 하면 되잖아.”

“아니, 지금 해!”

“내일 해 준다니까, 나 피곤해!”

“지금 연결 안 하면 나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어디 가버린다!”

“.....”

 

남편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셨습니다. 이때 마눌의 인터넷을 연결했었다면 다음날 남편은 계획한대로 편안한 휴일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인터넷 불통에 대한 마눌의 보복조치는 다음날 바로 진행했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죠.

 

마눌이 나갈 준비를 하니 남편이 하는 말.

“집에 있어, 내가 그냥 출근할게!”

 

그리고 남편은 일어나서 빵을 꺼내면서 아침 준비를 합니다.

 

오늘 휴무라고 하면서..

고기 굽겠다고 엊저녁에 양념 해 놨고,

보트도 오늘 또 탄다고 어제 제대로 닦지 않고 차 안에 실려 있는 상태.

 

직장에 “나 내일 쉴 거야!” 해 놓고 다시 출근한다는 이야기죠.

 

쉬겠다고 했다가 날씨가 안 좋아서 출근한 적이 몇 번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늘) 출근을 하겠다고 뻥치고 안 할 수도 있으니 믿으면 안 되죠.

 

“마눌이 한 말은 지킨다“는 걸 보여줘야 하니 일단 나는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노트북도 가방에 담았죠.

(어디 가서 인터넷을 하겠다고 배터리도 없는 노트북을 챙긴 것인지..^^;)

 

남편이 출근한다니 아침도 챙겨주고 도시락도 싸줘야 하지만..

지금 보복조치를 강행하는 마눌이 할 일은 “나간다”고 한 말을 이행하는 것!

 

솔직히 새벽 6시 30분에 갈 곳은 없습니다.

출근하는 날이면 요양원으로 가면 되지만, 출근하는 날도 아니고..

 

그래도 일단 집을 나왔습니다.

가방에는 “노트북”까지 챙겨서 말이죠.

 

“슈퍼마켓은 아침 7시 40분에 열고, 쇼핑몰에 있는 가게들도 대부분은 9~10시에 여는디...IKEA 이케아에 가서 아침을 먹을까?”

 

머릿속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오락가락 합니다.

이케아도 8시 30분에 아침메뉴를 시작하니 어디를 가기에도 이른 시간.

 

일단 자전거를 타고 이케아 방향으로 가다가 갑자기 든 생각 하나!

 

엊그제 부모님이랑 저녁에 마을 한 바퀴 자전거로 돌다가 봤던 대마초”

 

콩밭인데 콩 사이로 삐죽하게 나있던 꽤 많은 잡초들.

‘저거 대마초 같아.“

 

엄마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로 잎의 모양이 인터넷이나 TV에서 봤던 대마초 비주얼입니다.

자전거 세우고 구경하고 싶었지만, 앞에 아빠, 엄마를 앞세우고 달리는 중이라 그냥 지나쳤었죠.

 

시간나면 거기를 다시 가보려고 했었습니다.

가서 정말로 “대마초”인지 실물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만져볼 생각이었거든요.

 

가게들이 문 열기 이른 시간이니 기억을 더듬어 그 대마초 밭을 찾으러 갔습니다.

열심히 그 주변까지는 갔는데 정확히 어디인지 몰라서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밭을 헤매고 다니다가 살짝 집 쪽으로 와보니 남편의 차가 없습니다.

"출근한다"더니 했네요.

 

남편이 없으니 다시 집으로 복귀.

저는 아침 8시 30분경에 다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제 문제는 아직 남은 오늘 하루!

마눌이 화내니 출근은 했지만 이른 오후에 퇴근할 가능성이 농후한 남편.

 

 

남편에게는 “나 저녁 8시에 귀가 할 거야.”라고 뻥을 쳤지만,

남편이 늦게 퇴근하라는 보장은 없죠.

 

오전에는 이 글을 쓰다가 끝내지 못하고..

점심을 해 먹고는 그냥 잤습니다. 자다가 일어나 TV를 보고, 또 자고..

(뭘 할 의욕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낮에 잠을 잤다는 이야기는..)

 

오후 4~5시면 퇴근하는 남편이 오늘은 퇴근이 늦어지고, 저녁때까지 침대에 누워서 삐치고 있는데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남편이 전화를 했습니다.

 

“어디야? 도서관이야? 내가 데리러 갈까?”

 

마눌이 노트북을 메고 나섰으니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마눌은 아침 일찍 돌아와서 하루 종일 잠자면서 보내고 있었구먼..

 

마눌이 저녁 8시에 돌아온다고 하니 남편도 그 시간에 맞춰오려고 일을 한 것인지...

아니면 할 일이 많아서 그 시간까지 일을 한 것인지는 모르죠.

 

그리고 늦은 퇴근을 한 남편은 잠옷입고 잠자고 있는 마눌을 마주했습니다.

마눌이 화내면 남편은 항상 “쑤그리(=저자세) 모드”

 

오자마자 반갑다고 아는 체하고, 뽀뽀하고, 걱정했다고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렇게 살살 마눌을 달래려고 남편이 작전 수행중인거죠.

 

결론은... 마눌의 한마디로 잘 해결이 됐습니다.

“그러게 마눌이 저녁에 글 하나 올리게 인터넷 연결 해 달라고 했을 때 했음,

오늘 하루 기분 좋게 고기도 굽고, 보트도 타러 갈수 있었잖아.“

 

마눌의 끝맺음은 항상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잘해!”

 

다음번에 또 보복조치가 들어갈 일은 또 생길 테지만..

그래도 다음번을 기대해 봅니다. 남편이 조금 더 현명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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