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겠다고 사직서를 내고 2주가 지났습니다.

 

내가 그만둔다는 뉴스를 듣고 나에게 반응하는 직원은 제각각입니다.

나를 좋아하는 직원들은 나를 보자마자 꼭 안아줍니다.

 

아무 말 하지는 않지만,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네 소식 들었어, 아쉽게도 그만 둔다고..”

 

우리병동의 책임자가 휴가를 가 있는 기간에 사직서를 제출했었는데..

 

휴가에서 돌아와서는 근무 들어간 나를 꼭 앉아줬습니다.

물론 저도 그녀를 보고는 큰소리로 “마마(엄마)”하면서 안겼죠.

 

실습생 시절 나에게는 다 선생님이고, 엄마 같았던 동료직원들.

 

그래서 농담처럼 그녀들을 “마마”라고 불렀었는데..

아직도 “마마”라고 부르면 나를 꼭 안아주는 직원 중에 한명이 바로 우리병동 책임자죠.^^

 

나와 친한 직원들은 나를 안아주면서 나의 퇴직을 아쉬워했고,

나와 그다지 친하지 않는 직원들은 나를 보면 질문을 합니다.

 

“너, Deutschland 도이칠란트(독일)간다며?”

“나 Neuzeeland 노이질란드(뉴질랜드)가는데?”
“엉? Neuzeeland 노이질란드?”

“Deutschland도이칠란트나 Neuzeeland 노이질란트(드)나 같은 ”Land란트(땅)“인데 뭐!”

 

이런 식으로 대화를 정리하기도 합니다.

 

근무 중에 시간이 조금 나는 오후라면 마주서서 수다를 떨겠지만,

시간이 빠듯한 오전에는 마주서서 잡담할 시간이 없거든요.

 

시간이 나는 오후에 직원들이 앉아서 조금 쉴 때는 질문꾸러미를 받습니다.

 

 

 

“뉴질랜드는 왜 가?”

“남편이 5달 휴직을 했거든. 그래서..”

“거기가면 뭐해?”
“남편은 낚시를 하겠지.”

“그럼 너는 뭐해?”

“나는 차를 지키겠지.”

“왜 차를 지켜?”

“외진 곳으로 가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 차만 놔두면 털어가거든.”

“뉴질랜드가 그래?”

“지역에 따라서 그런 동네가 조금 있지.”

 

그렇게 한 직원과의 대화를 정리하면 또 다른 직원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럼 너는 차만 지켜.”

“남편이 낚시를 가면 언제 올지 모르지 차 안에서 기다리지.”

“그럼 책 읽을 시간은 많겠네.”

“그렇지, (근디 책 읽는 시간보다 글 쓰는 시간이 더 많은디..)”

 

사실 직장 때려치우고 뉴질랜드로 긴 여행을 간다니..

시샘의 눈으로 쳐다보는 직원도 있습니다.

 

“나보다 모든 것이 모자라 보이는 외국인인데,

나는 못 가본 뉴질랜드로 장기 여행을 간다니..”

 

뉴질랜드에 들어가서, 물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행도 하겠지만.. 남편이 낚시를 가면, 그곳에서 하루 종일 낚시하는 남편의 궁디를 쳐다보거나 차를 지키는 일도 하죠.

 

그리고 사실 “차 지킴이”일을 하는 것은 100% 맞는 말이니,

상대방이 하고 있을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환상을 확 깨주는 거죠.^^

 

뉴질랜드까지 가서 오지의 짱 박혀서 하루 종일 차를 지키고 있는 다니, 조금 불쌍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안됐다는 눈길로 쳐다보기까지 하는걸 보면 말이죠.

 

물론 뉴질랜드 남,북섬의 변두리까지 다 가봐서 이제는 다 알고 있으니,

어디에 쳐 박혀서 지내고 별로 억울하지 않는 뉴질랜드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실화냐?”싶으신 분들은 시간이 나실 때..

 

“뉴질랜드 길위의 생활기 2012, 2013,2014”를 정주행 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그런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되지 싶으니 말이죠.

 

또 다른 직원은 언제 다시 돌아오게 되는지를 묻습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것이 돌아올 시기.

 

“남편이 일단 5개월 휴직을 했는데, 아마도 연장하지 싶어.”

“연장이 돼?”

“모르지, 연장이 안 되면 퇴직을 하겠지.”

“그럼 안 돌아와?”

“아니 돌아오겠지, 짧으면 5개월 일수도 있고, 아니면 1년 혹은 2년이 될 수도 있지.”

 

물론 남편이 완전히 퇴직을 해 버리면 돌아오는 기간이 더 길어질지 모르지만..

그건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는 이야기이니 살짝 접어 두시고!

 

 

나의 여행과, 퇴직을 묻는 사람들에게 저는 같은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 나는 다시 돌아올 거야.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요양원 잘 지키고 있어, 꼭 다시 올꺼니깐!“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요양원 원장에게도 했었습니다.

 

“다시 돌아온다”고, “그때 직원을 구하고 있으면 날 써달 라”고도 했습니다. 이 말은 저의 진심이니 말이죠.

 

“너 없이 어떻게 근무를 해. 나 3년 후에 정년퇴직하는데 그때까지 있어.”

“걱정 마, 나 2년 후에 다시 돌아올 거야, 그럼 1년은 같이 근무 할 수 있으니...”

 

 

내가 2년 후에 돌아온다고 해도, 요양원에서 저를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필요한 직원이 다 충원된 상태라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 거죠.

 

하지만 제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직원들이 조금 덜 섭섭할 수 있게 이야기 합니다.

 

“나 다시 돌아 올 거야, 그때까지 근무 잘 하고 있어.”

 

정말로 돌아오게 되고, 다시 취직을 해야 한다면..

나를 좋아 해 주고, 기다려주겠다는 사람들 옆으로 다시 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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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뉴질랜드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한 곳.

뉴질랜드 남섬 최북단의 푸퐁가, 와라리키 비치.

 

아직도 그곳의 아기물개들은 그 곳에 오는 관광객들과 장난을 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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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31 00:00
  • 별빛속에 2019.07.31 00:16 ADDR EDIT/DEL REPLY

    경치좋고 호수많은 고국서 하는 낚시랑 휴직까지 하며 먼 타국서 하는 낚시랑 다른가봐요
    울 나라처럼 밤늦게까지 회사일에 치이며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인데 휴직, 퇴직까지 불사하면서 먼 곳에서 낚시한다니 먼가 이해가 안가는듯하면서도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부럽기도하고 그러네요
    물론 표면적 이유외에 글에 적지 않은 다른이유도 있으시겠지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31 01:31 신고 EDIT/DEL

      뉴질랜드 1년짜리 낚시허가증이 오스트리아의 허가증의 1/5가격이죠. 오스트리아는 낚시허가증이 있어도 강의 100미터내에서 낚시를 해야하고, 1주일에 3마리 이상은 잡으면 안되고 등등등. 조건도 까다롭고 강에서 잡히는 송어도 어린 치어를 키워서 방류한걸 잡는답니다. 반면에 뉴질랜드는 자연산 송어들의 천국이죠. 낚시만을 위해서 가는건 아니지만 뉴질랜드에서의 낚시를 남편이 즐기는건 사실입니다. 남편은 오스트리아에서는 낚시를 안한답니다.

  • 2019.07.31 02:49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31 03:36 신고 EDIT/DEL

      이번에는 남편이 태양열로 전기도 사용할수 있게 할 모양이라..저는 내 배터리 없는 노트북 들고가지 싶습니다.ㅋㅋㅋㅋ

  • 2019.07.31 08:09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31 20:26 신고 EDIT/DEL

      미짱님 내가 갖지 못한걸 갖고 계시단걸 기억하세요. 저희는 아직 집이 없답니다.^^ 저도 미짱님처럼 집 가지고 계신분 부럽습니다.^^

  •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19.07.31 09:06 신고 ADDR EDIT/DEL REPLY

    지니씨 이야기는 늘 잔잔한 감동이 있네요. 잘 보고 이런 삶도 있다는걸 체험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31 20:26 신고 EDIT/DEL

      감동까지 받으신다니 제가 다 감동스럽습니다. 데보라님은 아라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거 맞죠?^^

  • Favicon of https://jigbbangbbang.tistory.com BlogIcon 직빵 2019.07.31 10:45 신고 ADDR EDIT/DEL REPLY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07.31 20:48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윌백~!@! 이렇게 좋은 직원인데 아마도 돌아온다면 두팔 벌려 환영일거에요 ^^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7.31 22:45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이번에 가는 뉴질랜드는 예전과 얼마나 변하였는지 알게 되겠네요. 프라우지니님 가시는지금은 겨울이고 오지라서 그런지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네요. 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01 00:17 신고 EDIT/DEL

      아마도 10월중순쯤(아직까지는 대충 예상입니다. 확실하게 티켓을 사지 않아서 들어가는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늦어도 성수기전에는 들어가겠지요.) 에 들어가기 싶은데..일단 밴을 사서 캠핑카를 만드는 작업을 하게될테니 집을 얻던가, 아님 전에 알던 캠핑장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캠핑카를 만들지 싶습니다.

  • 호호맘 2019.08.01 22:10 ADDR EDIT/DEL REPLY

    자의로는 사직서를 던질 용기가 없는 전 차라리 직장이 망해버려 전체 직원이
    다 같이 관두게 되길 바란적도 있답니다ㅎ
    남편과 긴 뉴질랜드 유랑생활을 위해 사직서를 던질수 있는 지니님이 진짜 부러워요

    동영상속 돌고래가 엄청 귀엽네요
    길들인 애완동물 느낌까지 들고
    지니님 남편분도 동물을 많이 좋아하시는거 같아요
    돌고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03 07:05 신고 EDIT/DEL

      그러게요. 나랑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한 직원들이 자꾸 나에게 묻더라구요. 그래서 적당히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도 1년씩이나 여행을 하며 산다는 그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더라구요. 제일 많이 물어본 말은.."그렇게 여행할 돈은 있어?" 경제적인 면에 가장 부러운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