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산품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에 으뜸은 수확량의 대부분을 중동으로 수출하는 “Kuebiskernoel 퀴어비스케언욀”
자, 이쯤해서 단어를 두세개 붙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독일어를 잠시 배워볼까요?
Kürbiskernöl (KuerbisKernoel)
3단어의 조합이지만..
일단 두 단어로 만들면..
KuerbisKern 퀴어비스케언(호박씨) oel 욀(오일)
더 단어를 쪼개보면..
Kuerbis 퀴어비스(호박) Kern 케언(씨) Oel 욀 (오일)
우리말로 하자면 “호박씨오일”.
우리가 전에 살던 Graz 그라츠가 포함된 Steirmark 슈타이어마크가,
바로 호박씨 오일의 주요 생산지입니다.
우리가 가끔 그라츠로 놀러 가면 남편이 사오는 것 중에 하나도 바로 호박씨 오일입니다.
오스트리아 전국에 퍼져있는 체인 슈퍼마켓이라고 해도, 지역 특산품은 그 지역의 슈퍼에서만 판매하는지라, 다른 지역 슈퍼에서는 구매할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라츠에 살 때는 ..
가을에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리다보면 누렇게 익어가던 호박밭들이 꽤 많았습니다.
가을이 조금 더 깊어지면 들판 여기저기서 밭에서 호박씨만을 추출하는 추수방법을 보면 참 많이 아깝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왜 아깝냐구요?
호박씨를 추수할 때는 고랑에 호박만 남기고, 밭에 있던 호박 넝쿨은 다 정리를 합니다.
그리고 나면 기계가 지나가면서 고랑에 있는 호박만 삼켜서는 과육은 다시 다 뱉어냅니다. 기계는 커다란 호박 안에 들어있는 호박씨만 챙기는 거죠.
우리나라 같으면 호박을 추수할 때 호박씨는 빼고 호박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이곳에서는 밭에 몇 알 안 되는 호박씨만 뺀 나머지 으깨진 호박과육을 그대로 버려집니다.
버려진 호박이 너무 아까워서 그걸 갖다가 호박스프라고 해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버려진 호박이 참 많이 아까운 호박밭 풍경이었는데...
지금 생각 해 보니 밭에 있는 모든 호박을 다 추수 해다가,
놓아둘 장소를 구하는 것도 쉽지않을거 같기는 합니다.
사실 필요한건 기름을 짤 호박씨뿐이니 말이죠
한국에서 판매중인 (오스트리아산)호박씨오일 팸플릿을 보니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서 호박 안에 씨를 긁어내는 작업을 하던데, 인건비 비싼 오스트리아에서 아줌마들이 파서 언제 기름을 짤 만큼이 모우나? 싶습니다.
호박씨는 기계로 빼지만, 홍보용으로 아줌마들이 호박씨를 직접 파는 거 같습니다.
자 오늘도 본론 전에 서론이 무진장 길었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호박씨를 부어먹는다는 것은 주변에서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조합인지라 시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먹어도 칼로리 빵빵한 아이스크림인데 거기에 기름을 부으라니요.
알아도 선뜻 해 먹어 볼 생각은 절대 안 했었는데..
TV 요리프로에 나왔던 스타요리사가 음식을 하면서 디저트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이것.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호박씨드레싱.
그래서 저도 한번 해봤습니다.
우리 집 냉장고 한구석에는 호박씨오일이 항상 자리하고 있거든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담고 그 위에 호박씨오일.
생각보다 맛은 근사한지라 금방 해치웠습니다.
칼로리 때문에 자주 먹기는 무서운 디저트지만,
또 먹고 싶은 맛은 분명합니다.
호박씨오일이 몸에 좋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몸에 아무리 좋다고 한들 내 입맛에 아니면 못 먹는 거죠.
호박씨오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엔진 오일 같다.”
맛도 호감이 안 가는데, 색도 초록색인지라 그렇게 보일수도 있지 싶습니다.
처음 호박씨오일을 접하셨다면 가볍게 적응하시기 바랍니다.
샐러드 위에 야주 약간 뿌려 드시던가 빵을 찍어먹는 식으로 말이죠.^^
제가 위에서 언급한 호박씨기름 수입국을 기억하시나요?
호박씨기름은 생산량중 80% 이상을 중동국가로 수출합니다.
중동국가에서 다른 기름에 비해 몇 배로 비싼 호박씨오일을 수입하는 이유는..
바로 호박씨오일이 남성들 “전립선”에 탁월한 효능을 보입니다.
아시죠? 중동국가의 남성들은 부인을 넷까지 둘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거느리고 있는 식구들이 많으니 남성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중인 오스트리아산 호박씨오일의 사용법을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야채볶음이나 무침 혹은 비빔밥에 같이 먹는다고 했는데..
요리나 샐러드위에 뿌려먹는 것도 좋지만 매일 한 수저씩 그냥 드셔도 좋습니다.
특히나 남성들에게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좋은 오일이니 말이죠.
호박씨오일의 생산지인 슈타이어마크의 레스토랑에서는 샐러드를 주문할 때,
호박씨오일을 추가 할 수 있습니다. 단, 5유로 이상의 추가요금을 내셔야 합니다.
호박씨오일을 추가하면 이미 만들어놓은 샐러드 위에 호박씨오일을 살짝 부어서 나오는데..
모든 업소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가끔은 호박씨 100%가 아닌 다른 기름이 섞어서 가격도 저렴한 제품을 쓰는 곳도 있으니,
정말 믿을만한 식당이 아니라면 호박씨오일 추가는 비추천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판매되는 100% 호박씨오일은 500ML기준으로 25~30유로상당입니다.
이 가격은 그라츠의 “주말 농부시장”에서나, 여러 수퍼이 거의 동일합니다.
저도 제 지인에게 몇 번 호박씨오일을 선물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호박씨오일이 생소해서 그런지 반응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오스트리아에 놀러왔다고, 호박씨오일 생산지인 슈타이어마크에 왔다고..
무조건 호박씨오일을 사기보다는 일단 맛을 보시고, 입맛에 맞으면 사시기 바랍니다.
요새는 오스트리아 산이 아닌 중국산 호박씨로 만드는 호박씨오일도 있다고 하니,
꼭 슈타이어마크에서 인증한 제품을 사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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