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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내가 알고 있는 오스트리아 AMS노동청 노하우

by 프라우지니 201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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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료 중에 한명이 최근에 며느리를 맞았습니다.

 

필리핀 보라카이에 관광업을 하고 있는 삼촌을 몇 년에 한 번씩 방문한다고 했었는데..

아마도 그곳에서 아들이 필리핀 여자를 만났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다가 이번에 결혼을 하면서 필리핀 며느리를 보게 된 거죠.

 

필리핀 며느리 나이가 20대 초반인지라 너무 어린 것이 아닌 가 했었는데..

아들도 20대 후반이라니 제 나이에 결혼을 한 커플입니다.

(물론 한국사회에서 보자면 조금은 이른 나이의 결혼이지만 말이죠.)

 

직원들이 잠시 쉬는 오전휴식시간 15분.

그 짧은 시간에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사이에...

 

 

인터넷에서 캡처

 

드디어 며느리가 입국해서 며칠 전에 시청 결혼식을 했는데..

 

며느리의 친인척이 유럽에 다 퍼져있었던지라, 스웨덴, 독일 등지에서도 오고, 오스트리아 사는 친척도 몇이 참석한지라 꽤 큰 규모였던 모양입니다.

 

결혼식 잘하고 이제 신접살림을 차린 아들과 필리핀 며느리 이야기를 하면서 최근에 며느리가 다니고 있는 독일어코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독일어코스가 한 달에 500유로씩이나 한다니깐..”

 

사실 찾아보면 더 저렴한 곳도 많고, 그녀가 말하는 곳도 할인을 받으면 170유로정도 라는 걸 알지만, 조금 과장해서 말하는 그녀에게 딴죽을 걸 필요는 없으니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실제로 정부관청에 나온 린츠지역의 독일어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정도 레벨이 있는 경우 배울만한 곳은 많지는 않지만..

초보라면 저렴한 가격에 오래 가르치는 곳도 나는 알지만 묻지 않으니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다녀봤던 Arcobaleno 아르코발레노도 괜찮고,

Maiz 마이스 라는 곳도 저렴하게 초보 독일어를 뗄 수 있을만한 곳이죠.

 

두 곳 다 100유로 이내에 일주일에 두어 번/ 두어 달 동안 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두 곳은 난민신청자들이나 현지인들이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사회소외계층(외국인)이 다니는 곳인지라, “내 외국인 마눌을 그런 곳에 보내고 싶지 않아.“ 할 수도 있으니 패스~

 

그녀가 모르는 것 같아서 딱 한마디 했습니다.

 

"AMS(노동청)을 통하면 무료로 독일어코스를 받을 수 있고,

독일어를 배우는 동안 돈도 받아.“

“그래? 어떻게 하면 되는데??”

 

한 달에 500유로씩이나 낸다는 독일어코스가 무료에 돈도 받는다니..

귀가 번쩍 뜨인 모양입니다.

 

“노동청에 가면 담당자가 지정이 되거든, 그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해야지.”

“그냥 만나서 독일어코스에 넣어달라고 하면 돼?”

“아니지, 노동청의 담당자는 취업을 시키는 목적이야.

그러니 넣어달라고 다 해 주지는 않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해?”

“나는 왜 독일어코스가 필요한지를 설명해야지.”

“어떻게 해?”

“오스트리아 남자랑 결혼해서 이제 반평생 여기서 살아야 하는데, 독일어 안 된다고 평생 청소 일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일단 말이라도 터야 뭐라도 하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설득시켜야지.”

“그래?”

“한 번에 원하는 걸 얻을 수는 없으니 담당자에게 이왕이면 예쁘게 보여 놓으면 좋지.”

 

노동청 직원이 사실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여러 종류의 인간(=실업자)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얼굴에 짜증이 잔뜩 담겨있습니다.

 

말도 어눌한 외국인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고운 눈으로 보는 것도 힘들고,

외국인 아낙의 손을 잡고 온 현지인 남편도 그리 좋은 대우는 받지 못합니다.

 

“독일어코스가 안 되면 어떡하지?”

“첫 번에 안됐다고 좌절하면 안 되지. 다음 기회를 또 노려야지.”

 

한번 시작하니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달고 나옵니다.

“그럼 지금 다니는 독일어코스는 어떡하지?”

“지금은 왕초보 일 테니 거기를 다니다가 노동청 독일어코스가 되면 다니면 되지.”

그리고 독일어코스같이 천유로 이내의 코스는 담당자의 권한이라 잘 보이면 될 거야.”

“정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전에 노동청 직원한테 들었어. 상담 직원들은 각자 천유로 이내에서는 스스로 결정을 할 수가 있어서 독일어코스 같은 건 담당자에게 잘 보이면 받을 수도 있지.”

“그래?”

“노동청에서 제공하는 독일어코스는 2번까지 받을 수 있으니, 꼭 받고 싶은 의지를 보이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면 한 번 정도는 받게 해 주지 않을까?”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노동청 담당자는 복불복입니다.

 

정말 좋은 담당자를 만나면 내가 먼저 요구하기 전에 “일단 독일어부터 배워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실업자들을 취업시키는 실적을 중요시 하는 담당자를 만난다면 독일어코스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거나,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면서 “구인광고” 몇 장을 건네받을 수도 있죠.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서비스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이들의 불친절은 내,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에 만났던 독일어선생님도 실업상태가 되어서 노동청에 간적이 있었는데,

그곳의 담당자가 얼마나 불친절한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는 곳으로 노동청을 꼽았습니다.

 

(내가 만났던 독일어 선생님중 몇은 대학 졸업 후, 실업상태 중에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교육 2년짜리 직업교육”을 받아서 독일어 선생님이 된 경우가 몇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노동청의 심볼입니다.

 

Arbeits(아르바이트) Markt(마켓) Service(서비스)

풀어 이야기하자면 ..."노동(력)시장 (알선)서비스입니다.

 

외국인 며느리 들여놓고 시어머니 노릇 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말 안 통하는 나라에 와서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며느리도 한동안은 힘들 겁니다.

 

왕초보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 며느리를 가진 초보 시어머니한테

제가 알고 있는 노동청 정보를 다 풀었습니다.

 

사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들은 웬만한 현지인들도 모르는 꽤 값진 것들입니다.

여기저기서 주어 듣고, 내가 직접 물어 보고, 경험하면서 알게 된 정보거든요.

 

“일단 독일어 어느 정도 되면 취직을 하라고 해.”

 

하긴, 나는 독일어도 안 되면서 취직을 했었네요.^^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68

독일어 반벙어리 취업하기!

 

지금 생각 해 보면 그때 남편의 결정이 옳았던 거 같습니다.

 

언어가 안 되니 친구도 없고, 하루 종일 집안에 짱 박혀서 있었다면..

우울증 같은 병이나 키우기 시작했겠지요.^^

 

“취직을 해서 한 1년 정도 일을 해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니,

독일어코스를 못 받았다고 해서 담당자를 다시 안볼 사람처럼 대하면 안 돼!”

“직업교육?”

“나도 요양보호사 교육 2년 동안 다 노동청 지원으로 직업교육 받은 거잖아.”

‘그래?“

“일단 오스트리아에서 1년 이상 일하면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어떤 직업교육을 받을 것인가도 알아서 찾아봐야지. 그리고 노동청에 실업신고하고 담당자랑 상담을 할 때 내가 받고 싶은 직업교육을 상담자에게 설명을 해야지.”

“그럼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어?”

“아니지, 직업교육을 받고 싶다고 다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럼 어떻게 해?”

“노동청 취업상담사는 천유로 이내에서는 각자가 결정권한을 갖지만 금액이 올라가고, 기간이 길어지는 직업교육 같은 경우는 그 위에 상사에게 결재를 받아야 해. 그러니 일단은 상담사에게 내가 왜 이 직업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설득시켜야지.”

“그것이 쉽남?”

“절대 쉽지 않지. 그러니 노력을 해야지. 내가 얻고 싶은 것이 그렇게 쉽게 얻어지남? 그리고 한사람 장기 직업교육 들어가면 노동청에서 보조하는 돈이 1~2만유로 정도 들어가는데,  그걸 달란다고 아무나 주겠어?”

“....”

 

여기서 잠깐!

 

직업교육에 들어가면 노동청에서는 한 달에 7~800유로를 매달 지급합니다.

 

거기에 노동청에서 나의 직업교육 수강료도 지불을 하게 되니,

한사람이 2년짜리 직업교육을 시작하면 대체로 2~3만유로 이상이 들지 않나 싶습니다.

 

“나 같은 경우는 오스트리아를 2년 정도 나갔다가 다시 온지라 “독일어코스”를 받고 싶다고 했는데, 담당자가 거절을 했어.

 

그럼 “직업교육”을 받겠다고 내가 받고 싶은 코스의 정보들을 다 가지고 가서 보여주고, 시작하는 날짜까지 알려주니 “올해는 예산이 부족해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직업교육은 힘드니, 일단 독일어코스부터 시작하자.”고 해서 일단 독일어코스를 먼저 듣고 직업교육을 받았지.“

 

남들이 듣기에는 한 번에 이루어진 속성코스 같지만 사실 이것도 중간에 사연이 많습니다.

 

노동청에서는 웬만하면 직업교육보다는 취업을 시키는 걸 중점으로 하니 말이죠.

 

“나 같은 경우는 중간에 비어있는 시간에도 노동청 상담사에게 내가 직업교육 과정을 위해서 어느 학원에 시험을 봤으며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시시때때로 이메일로 알려줬어.”

노동청에서는 매년 정해진 예산이 있는지라 되도록 적은 인원에게 직업교육을 주려고 합니다. “왜 나에게 직업교육을 줘야 하는지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설명은 이렇게 대충 정리가 됐습니다.

 

나는 이렇게 길게 한 설명이지만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오스트리아의 AMS(=노동청)에서는 외국인들에게는 무료 독일어코스를 제공하고, 1~2년짜리 여러 종류의 직업교육도 무료로 제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번이라도 들어보면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에 말을 해줬는데..

정말 그녀가 내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려드린 오스트리아 노동청 제대로 이용하는 법은..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정보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합법적인 비자를 받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AMS(=노동청)은 피해갈수 없는 곳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니... 이왕에 가는 오스트리아 노동청을 조금 알고 가면 도움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이번 포스팅을 준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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