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랑기에 머문 지 꽤 됐고, 이곳에서 토요일도 몇 번을 보냈습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오후 1시까지만 여는 도서관을 가느라 매번 시내에 갔었는데..
그때도 토요일에 주말시장이 열리는 건 전혀 몰랐습니다.
백패커 주인이 “투랑기 토요시장”을 알려온지라 간만의 볼거리라 챙겨서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만 이곳을 구경하러 온줄 알았었는데..
시장에 가보니 우리가 아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여행자인 우리가 아는 사람들이 어디있나구요?
우리가 머무는 백패커 주인(아빠, 엄마랑 1남2녀) 가족들은 물론이고,
백패커에 머무는 여행자들이 전부 이곳에 나온 듯 했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와서 외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오늘도 날씨는 흐리지만 마침 비가 그친지라 구경을 나섰습니다.
우리가 매일 다니던 작은 상점들이 있는 길가로 좌판들이 들어섰습니다.
이곳의 시장에는 뭐를 파는 것인지 한번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보통 주말(농부)시장에는 근처 농장에서 가꾼 야채/과일이 있는 법이니 말이죠.
일단 가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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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놀이공원”이나 “아이들용 이벤트”하는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페이스페인팅”.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해주는 걸로만 알았던 페이스페인팅.
여기서는 돈벌이가 됩니다.
페이스페인팅의 수준도 내가 한국에서 본 것보다 엄청 엉성하고 투박하구먼..
제일 저렴한 것이 2불부터 시작합니다.
파티 하는 곳에서는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이 아낙을 시간당으로 고용할 수도 있군요.
시간당 40불에 투랑기 밖으로 벗어나면 기름 값도 별도랍니다.
페이스페인팅 수준은 저질인데, 가격은 정말 고급입니다.^^;
이곳이 “제법 인기 있는 관광지”임을 알려주는 물건들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제법 멋진 제품들인지라, 혹~해서 한동안 봤었습니다.
이곳에 “송어낚시”로 유명한 통가리로 강이 있죠.
낚시꾼이라면 이곳에 왔었다는 기념으로 사갈만한 액자입니다.
이런 유리공예 아니 거울 공예는 처음입니다.
거울을 조각내서 모자이크처럼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그 외 뉴질랜드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새들도 있습니다.
절대 한 녀석이 운다고 믿어지지 않는 다양한 소리로 울어대는 새, 투이.
목에 하얀 방울같이 보이는 털도 달고 있어서 쉽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뉴질랜드 여행 중에 이 녀석을 한번 만나신다면..
아주 운이 좋으신 겁니다. 아무데서나 만날 수 있는 녀석이 아니거든요.^^
너무 뚱뚱해서 절대 못날 거 같은 산비둘기도 많이 봤는데..
부엉이만은 보지 못했습니다. 야행성 동물은 아무래도 만나기 쉽지 않죠.^^;
뉴질랜드의 숲에서 자주 만나는 새, 팬테일입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이 녀석이 꼬리를 부채같이 쫙 펴서는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하죠.
실제로 만나보면 작지만 꽤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처음에는 액자에 있는 새만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아주 멋진 유리공예입니다.
거울을 잘게 잘라서 모자이크 한 솜씨도 훌륭하고, 거실에 하나 걸어놔도 좋겠고..
이런 거울 공예는 어디서 배우는지 참 근사하다는 생각을 했던지라,
한두 푼으로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닌 거 같아서 가격은 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깨진 유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런 액자가 불운을 부르는 거 같아서..
“예쁘다, 잘 만들었다, 시간이 많이 걸렸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살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기념품과는 다른 꽤 수준 있는 물건들로 작품 같았습니다.
슈퍼에서 산 (봉투에 들어있는)젤리들을 빈병에 담으면 가격이 곱빼기가 되는 모양입니다.
봉투에서 꺼내는 순간, 유효기간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언제 병에 담았는지도 모르고,
병에 옮겨 담을 때 깨끗한 손으로 담았는지도 모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살짝 지나치는 곳입니다.
“저걸 누가 살까?” 하지만, 사는 사람이 있으니 저렇게 판매를 하는 것이겠지요.
이곳에서도 찾았습니다. 이 근처 농부들이 들고 온 농산물.
여느 농부시장과 마찬가지로 겁나 비싼 과일들이 나왔습니다.
사과가 kg당 3불이면 슈퍼에서 파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는 가격이네요.
슈퍼는 가끔 세일도 해서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농부시장에서 세일은 없습니다.^^;
꿀벌제품이 다양하게 여러 제품들이 나왔습니다.
마누카 꿀로 만든 립밤에, 통증 부위에 바를 수 있는 크림도 있고,
그 외 대용량으로 나온 밀랍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곳에서 팔리는 제품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소량으로 만들어내는 제품들이라 제품을 만든 날과 유료기간이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이죠.
림밥이 2개에 20불이나 하는지라, “겁나 비싸다.”하고는 그냥 지나칩니다.
투랑기 토요시장은 벼룩시장 기능도 있었나 봅니다.
슈퍼맨과 원더우먼이 집에서 쓰던 중고물품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모든 중고가 그렇듯이 다 허접해보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는 하는 모양입니다.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는걸 보면 말이죠.
타일에 입체적으로 그린 그려서 구운 그림입니다.
타일가격치고는 비싼 65불이지만, 작품으로 본다면 나름 합당한 가격인거 같습니다.
나한테는 필요 없는 “관광지 풍경”제품이지만 예쁘기는 합니다.^^
이런 제품들이 볼 때는 혹~해서 사지만 나중에는 처치 곤란 해지는 단점이 있죠.^^;
이 동네에서 나는 다양한 치즈들도 슈퍼보다 몇 배 더 비싼 가격명찰을 달고 나왔습니다.
여행자들이 “다양하다고 칭찬하는 뉴질랜드 치즈.”
하지만 유럽에서 온 여행자들은 만족 못하는 것이 뉴질랜드 치즈이기도 합니다.
나름 고급스럽게 한다고 다양한 허브와 양념을 넣어서 만들었지만, 고열로 우유를 가공해서 만드는 것만 가능한 뉴질랜드 치즈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합니다.
(유럽출신 이주민들은 만나면 뉴질랜드 치즈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이야기하죠.^^;)
뉴질랜드 해변에 가면 널려있는 자갈로 만든 매트입니다.
매트에 붙일 수 있는 자갈은 아주 납작한 것만 가능한데..
이런 자갈이 뉴질랜드 전국 어디서나 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런 자갈이 있는 해변을 만난 것이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니..
희귀성은 있는 제품입니다.
이곳에서 “유기농 피자”를 만났습니다.
“유기농 피자”라니.. 아마도 유기농 밀가루를 썼다는 이야기겠죠?
피자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다 유기농일수도 있고 말이죠.
유기농이라고 일반피자의 2개 가격인 10불입니다.
여기서 농약을 치지 않는 피조아도 5kg에 10불에 판매중입니다.
우리가 피조아를 본 곳은 뉴질랜드 남섬의 최북단이었고, 북섬의 최북단이었던지라,
겨울에도 다른 지역보다 온화한 지역의 농장에서만 나는 줄 알았었는데..
북섬의 중간지점인 투랑기에도 피조아가 난다니,
“정말일까?”하고는 그냥 스쳐지나갑니다.
작은 화덕까지 갖춘 유기농 피자.
피자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담겨있는 것은 플라스틱 아이스크림 통.
그리 위생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높은 온도에 구우면 괜찮겠죠?
비싸서 안 사는 것인지, 아님 피자집 아주머니가 얼굴에도 문신을 한지라 무서워서?
이곳에서 피자를 주문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에 장사 나온 마오리 원주민들이 이곳에 꽤 많았습니다.
구경나온 사람이 별로 없어서 돈벌이는 안 될 거 같은데..
시장의 한쪽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아저씨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에 물건을 팔러 온 것은 아니고 홍보차원에서 나오신 거 같은데..
일부러 연출하려고 저러시는 것인지, 아님 근무 중에 투잡을 뛰시는 것인지..
사람들이 오거나 말거나, 관심을 갖거나 말거나, 앉아서 묵묵히 림프를 만드십니다.
림프가 워낙 작아서 어떻게 만드나 했었는데...
저렇게 돋보기를 놓고 정교하게 만드는 거였군요.
뉴질랜드 낚시꾼들은 플라이 낚시(제물낚시) 미끼인 작은 벌레 모양의 림프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
사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이 더 저렴하기도 한 것도 있겠고..
남편도 키위 낚시꾼들의 직접 만든 것을 선물로 받았었는데,
그 지역의 송어들에게 잘 먹히는 종류를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준 것이라 낚시에도 그만이죠.^^
인터넷서 캡처
“거, 당신이 말하는 림프가 뭐요?”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실제 파리, 모기 크기거나 그보다 더 작은 사이즈로, 한손에 잡기도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걸 만드는 다양한 재료들이 낚시점에 판매되고 있는 건 알았었는데..
님프를 이런 돋보기를 사용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이 시장의 한쪽에서는 원주민. 마오리들이 파는 음식들도 있었습니다.
Kina 키나는 홍합이요.
Paua 파우아는 뉴질랜드에서만 나는 까만 전복이죠.
거기에 날 생선을 판다고 했지만,
날 것이라고 해도 회로 먹을 수 있는 종류는 아니겠죠.
여기는 잡아서 바로 가져올 바다도 근처에 없으니 말이죠.
위사진에 이어지는 풍경입니다.
마오리 아가씨들이 직접 만든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캐러멜팝콘에 머핀까지.
요리에 관심이 없는 아낙이 봐도 참 엉성하고 비위생적으로 보이는 음식이지만,
배가 고픈 사람들에게는 그런 건 안 보이겠죠?
이곳에서 판다는 총천연색의 소프트드링크.
아무리 그래도 제대로 된 제품을 팔 것이지, 싸구려 염료가 들어간 음료는 아무리 저렴해도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거 같지만..팔리니 저렇게 진열해 놓은 것이겠지요?
이곳에서 판다는 파우아 (까만 전복) 패티(햄버거 패티같은..) 가 한쪽에서 구워지고 있습니다.
까무잡잡한 색을 보니 제법 파우아가 꽤 함유된 거 같습니다.
우리는 예전에 제대로 된 파우아 패티를 먹어봤던지라 맛은 아니 그냥 패스.
뜨거운 것도 먹어보고 너무 많아서 나중에 식은 것도 먹어본지라,
더 이상 먹고 싶은 생각은 없는 메뉴입니다. 파우아 회라면 또 모르지만 말이죠.^^
우리가 어디쯤에서 이런 걸 먹었더라??
더듬어 보다가 찾았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741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11-우리가 바다에서 얻어먹는 것들.
생각해보니 우리는 길 위에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아주 많은 것들을 얻어먹었네요.
참 감사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칩니다.^^
시장의 한쪽에 직접 만든 쨈들과 케이크들을 가지고 나오신 마오리 할매들도 계십니다.
포장도 엉성하고 가격 또한 싸지 않은지라, 우리는 그냥 지나치는 코너입니다만, 이 시장에 장사 나온 원주민, 마오리들의 옷차림을 보니 역시나 살기 힘든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에 조금 안쓰럽습니다.
이들도 백인 이주민들처럼 제대로 교육받고 제대로 밥벌이를 하면서 살면 좋겠지만, 복지금으로 겨우 살면서 마약, 술까지 한다던 이야기를 들었었고, 또 우리 눈으로 살기 힘든 그들의 현실을 보기도 했었죠. 그들이 뉴질랜드의 “범죄”가 아닌 다른 쪽으로 두각을 나타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투랑기의 짧은 시장투어는 이렇게 마칩니다.
아! 우리는 시장구경만 하고 아무것도 사지 않았냐구요?
이곳에서 나름 색감이 맘에 드는 옥 목걸이를 2개 샀습니다.
1개 20불짜리로 말이죠.
디자인이 들어갔다면 가격에 몇 배로 비싸겠지만,
단순한 문양을 골라서 가격도 저렴하고 옥의 색이 더 돋보이는 제품으로 말이죠.
뉴질랜드 옥이 중국등에서 나는 옥과는 달라 기념품으로 하나쯤 챙기면 좋은 품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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