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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11-우리가 바다에서 얻어먹는 것들

by 프라우지니 201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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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살고 있는 저희부부는 이왕이면 저렴하게, 가능하면 공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낚시도 마눌이 보는 견해에서는 “생존”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마눌또한 어디서 과일나무라도 봤다 싶으면 절대 그냥 지나치니 못하고 따야합니다.

우리의 생존에 관계된 일이니 말이죠.(어째 과장이 쪼매 심한디???)

 

 

 

낚시를 하는 남편이 항상 뭔가를 잡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잡는 날이 더 많습니다.

이렇게 낚싯대에 뭔가가 묵직하게 ‘잡힌 거 같다.‘싶으면 뒤에서 구경하던 마눌도 신납니다.

 

이렇게 묵직하게 낚싯대가 늘어져야 남편 또한 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보는 것이니 남편에게도 좋은 일이고,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도 되는 것이니 마눌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오메가 3가 넘치는 고등어 사촌정도 되는 “카와이“라고 불리는 생선이 오늘 저희의 저녁메뉴입니다.

 

 

 

 

남편의 섬섬옥수같이 고왔던 손이 성할 날이 없었던 날들 이였습니다.

 

자기가 잡은 생선을 마눌에게 다듬으라고 하지 않고 스스로 다듬는 “기특함”을 보이는지라,

남편 뒤에 따라 다녀도 마눌은 손 하나 까닭 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잡은 생선을 배를 갈라서 중간에 내장, 뼈들은 다 버리고, 먹기 좋게 썰어서 담습니다.

이건 나중에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되고, 그나마도 남편이 다 하니 마눌은 먹고 나중에 설거지만 하면 됩니다.^^

 

 

 

하루 종일 서서 피곤하게 낚시한 남편은 지금 생선을 열심히 굽고 있습니다.

 

매운 고춧가루를 치고는 “케이준(매운 양념) 카와이(생선이름)”이라나요?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남편 손하나 까닥하지 않는 일상인지라..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다시 길 위에 살게 되면 볼 수 있는 풍경이지 싶습니다.

 

 

 

 

남편이 잡아서, 요리한 카와이(생선이름)은 이렇게 접시위에 올라왔습니다.

 

매콤한 양념이 의외로 맛이 있는지라, 양배추샐러드에 식빵까지 하니 근사한 한 끼입니다.

 

하. 지. 만.

오늘 저희의 밥상에 이것만 올라온 것은 아닙니다.

 

 

 

 

남편이 낚시 할 동안 뒤에서 열심히 주워 모은 고동인지, 소라인지, 골뱅이인지 모를 것들.

 

이름은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알고 있는 건 “먹을 수 있다는 것”

 

갖다버리라는 남편의 잔소리는 뒤로 하고 마눌이 열심히 삶아서 살을 발라냈습니다.

물론 이건 다 마눌용입니다.^^

 

 

 

 

요리법은 간단합니다. 깐 소라(맞나?)에 초장을 치면 요리끝!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소라이지만, 남편은 먹을 의지를 안 보이니...

이 맛있는 소라무침은 마눌이 다 먹어치웠습니다.^^

 

이날 우리가 먹은 것이 이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얻어 먹은 것도 있네요.

 

 

 

 

영국인이 트랙킹중에 만났다는 마오리 청년에게서 받았다는 파우아(뉴질랜드산 검은 전복) 6개.

 

사실 뉴질랜드에서 법적으로 허용하는 크기(보통은 12.5cm-성인 손가라 한뼘정도의 길이) 보다 작은지라 불법으로 채취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리가 안다고 해도 이걸 신고할 곳도 모르니 그냥 먹어야 하는 거죠!

 

"혹시 파우아 요리를 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이걸 다 가져가셔서 요리하시고 저에게는 반만 주세요.“

 

저는 파우아 패티(전복을 다져서 달걀과 섞어서 튀긴 것)를 못 만들어서 영국인의 주문을 들어줄 수가 없었지만, 그중에 한 개를 얻어서 회로 먹었습니다.

 

남편도 전에 만났던 한국인 가족에게서 파우아 회를 얻어 먹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아무런 저항(?)없이 잘 먹었습니다.

 

 

 

 

영국인의 “파우아 요리를 하시는 분”으로 당첨되신 키위 어르신께서 파우아 5개를 수거 해 가신 후 파우아 패티로 만들어서 돌려주신 모양인데...

 

그것이 영국인의 입맛에는 아니었나 봅니다.

어찌어찌 이것이 저희에게까지 왔습니다. 감사하게도 말이죠.^^

 

이건 뉴질랜드의 일반 “피쉬엔칩스” 가게에서 파는 “파우아 패티”랑은 비교가 안 되는 순도 100%를 자랑하는 파우아패티 인지라,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맛은 절대 아닙니다.

 

이날 제 일기장에 영국인은 이렇게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거 같다. 영국인은 마오리 청년에게 얻었다는 파우아 5개를 키위(뉴질랜드 사람) 할배한테 가서 ”요리 할 줄 아냐?“고 물어보고는 맡겼단다.

 

”하면 반만 달라고 하고!“ 정말로 손 안대고 코푸는 재주를 가진 거 같다.

그 덕에 우리까지 패티를 얻어먹었지만..”

 

여행 중에는 옆 사람한테 인사만 잘해도 얻어먹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가령 우리의 예를 들자면..

 

“우리가 먹기에는 많은 카와이 튀김을 남편은 우리 옆에 자리 잡은 3명의 독일청년들에게 주자고 했지만, 내가 싫다고 했다. 봐도 인사도 안하는 매너 없는 인간들에게는 주고 싶지 않아서!”

 

뻔히 우리부부가 독일어로 대화 하는걸 듣고, 자기네도 독일어로 대화를 하면서도 절대 우리랑 말 안 섞은 이런 싸가지 바가지인 인간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 마눌인지라, 조금 심술을 부렸습니다.^^

 

잊지 마세요!

 

여행 중에 옆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랑 인사만 잘하고, 웃기만 잘해도 얻어먹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얻어먹으려고 하는 인사는 아니지만 말이죠.^^

 

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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