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Langitaiki River 랑기타이키 강에서 낚시를 하려고 무루파라까지 왔다고 하니,
캠핑장 사장님이 낚시에 관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키위지도의 일부입니다.
특히나 강이 이어지는 Kaingaroa Forest 카잉가로아 포레스트(숲)는 사유지인지라,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인지 남편이 문의를 하니..
"낚시를 위해서 들어가는 건 괜찮고, 또 남편이 낚시허가증이 있으니 만약 누군가를 만나면 그것을 보여주면 된다" 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가끔은 가이드책보다 현지인의 조언이 더 정확하고, 딱 들어맞을 때가 있기도 합니다.
욕심이 과한 남편이 일단 제일 멀리 있는 지점에서부터 낚시를 하려고 숲길을 달리다가,
더 이상 직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다시 후진중입니다.
내리막길인데 비가 와서 군데군데 파인지라 4WD가 아닌 우리 차로는 불가능한 도로였죠.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차 지킴이 마눌에게 맡기고 걸어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한 거죠.
차는 갓길에 세우고 남편이 낚시를 하러 갑니다.
저렇게 걸어가면 언제 올지 모릅니다.
강이 어디쯤인지도 모르겠고, 또 와야 오는 것이니..
마눌은 차 옆에서 마음을 비우고 혼자 잘 놀고 있다 보면 남편이 오지요.^^
이곳에는 정말 인적이 없습니다. 통나무를 실어 나르는 트럭이 다니는 길이기는 하지만,
나무를 매일 베어내는 것도 아닌지라 트럭이 볼 수 있는 때는 정해진 기간뿐입니다.
마눌이 혼자 있다가 누군가(특히나 장정)를 만나도 무서운 곳입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차 가까운데 있는 것이 좋죠.
여차하면 크락션이라도 울려서 경고를 해야 하니 말이죠.^^;
낚시간 남편은 낚시에 정신이 팔리면 점심도 저녁도 안 먹지만,
차만 지키고 있는 마눌은 배꼽시계가 울리면 뭔가를 찾아서 먹습니다.
오늘 점심은 캠핑장에서 어제 저녁 요리할 때 더 해 구었던 송어구이와 샐러드.
송어구이가 차갑기는 하지만, 보온병에 가지고 온 차를 마시면 나름 괜찮은 한 끼입니다.^^
지도 없이 숲길에 들어섰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란 “Fish&Game" 사인이 강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니 말이죠.
이곳은 낮 동안만 일반인의 통행을 허락하는 곳입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남편이 마눌이 머무는 차 근처에서 낚시를 하면,
마눌이 낚시하는 남편을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럼 낚시하던 남편이 무지하게 행복한 표정을 짓습니다.
마눌이 옆에 있다고 별다른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뉴질랜드의 1월은 여름이라고 해도 해 안 뜨면 겨울입니다.
남편의 옷차림을 보시고 대충 체감온도를 짐작하시기 바랍니다.
날씨도 추운데 물속을 헤매고 다니셨나봅니다.
무릎 아래로는 젖었습니다.
“날씨 추울 때는 물에 들어가지 말라 그랬지!”
마눌이 잔소리를 해봐도 그냥 웃기만 하는 낚시꾼 남편입니다.
그렇게 남편은 숲의 길을 따라서 랑기타이키 강의 이곳, 저곳에서 7시간 낚시만 했습니다.
그래서 캠핑장에 들어온 시간은 어두운 저녁입니다.
첫날은 긴 낚시시간에도 아무것도 잡지 못했죠.
이날 남편은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기는 낚시꾼의 천국이야, 천국!”
뭘 잡아놓고 이런 말을 하면 이해가 가겠는데..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뭔 천국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오늘은 잡지 못했지만 저장 해 놨던 송어는 있었던지라..
저녁 10시가 다 되서야 남편은 저녁을 준비해서 먹고 있습니다.
낚시만 하면 매번 저녁이 늦는지라 조금 더 빨리 먹어보자고 이야기를 했지만..
해가 질 때까지 고기를 찾아다니는 남편인지라 앞이 안 보일 때까지 낚시를 하고나면,
항상 10시가 남편의 저녁시간입니다.^^;
그렇게 남편은 무루파라에서의 첫 날밤을 행복하게 마무리 합니다.
내일 또 ‘낚시꾼의 천국인 랑기타이키 강으로 낚시 갈 꿈“을 꾸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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