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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8-다시 떠나는 길

by 프라우지니 2017.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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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길 위에서 살 때 남편의 아침메뉴는 항상 빵, 버터, 쨈등이였습니다.

뮤슬리를 요거트 혹은 우유에 말아먹는 마눌과는 조금 다른 메뉴죠.

 

매번 두 가지를 차리는 것이 번거로워서 잔소리도 했었습니다.

 

“달랑 둘이 아침을 먹는데 꼭 그렇게 튀어야겠어? 그냥 마눌 먹는 거 같이 먹지?”

 

물론 빵을 안 좋아하는 마눌이지만, 뮤슬리가 없을 때는 빵을 먹듯이,

뮤슬리보다는 빵을 선호하는 남편이지만, 빵이 없을 때는 뮤슬리를 먹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먹는 빵은 웬만하면 안 떨어뜨리려 노력을 하죠.

 

여기서 말하는 뮤슬리란?

콘플레이크와는 다른 눌린 생 귀리에 마른 과일, 견과류,초코렛등 다양한 것이 들어있음.

 

요새는 한국에서도 마트에 가면 쉽게 만나 볼 수 있죠.^^

 

 

 

이날 아침 남편은 뮤슬리&우유를 먹고 2차로 빵을 먹은 듯 보입니다.

식탁 위에 잼이랑 버터가 보이니 말이죠.

 

이때는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뮤슬리 & 우유”로 먹는 아침은 절대 안 될 거 같은 남편 이였는데.. 일상을 살고 있는 요즘 남편은 “뮤슬리 & 요거트, 우유“를 부어서 아침을 먹습니다.

 

물론 뮤슬리도 마눌이 먹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입맛에 맞는 2가지를 사서 섞어 먹지만 말이죠.^^

 

 

 

오늘은 아히파라를 출발하는 날!

 

시간만 널널한 부부인지라, 일단 출발은 하는데 가면서 볼 거 봐가면서 천천히 내려갑니다.

 

Ahipara 아히파라, Herekino 헤레키노, Broadwood 브로드우드, Kohukohu 코후코후 를 지나서 배타고 Rawene 로인을 가서는.. 뭐 일정은 그렇습니다.

 

이길은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가는 길은 아니지만,

이 길도 풍경은 근사하다는 마크가 있으니 살짝 기대하면서 출발을 준비합니다.

 

가다가 풍경 근사하고, 저렴한 곳이 있음 또 하루를 묵어 갈수도 있고!

트랙킹 할 만한 곳이 있음 또 거기서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떠나지만, 이사 오듯이 짐을 싸서 휴가 오는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남편, 저기봐! 저 사람들은 대형 텐트를 치고 있어, 근디..냉장고도 가지고 왔다.

완전 이삿짐이야.”

 

휴가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3박 4일 개념이 아니고, 3~4주일 머물다보니,

완전 집에 있는 것을 다 싸가지고 오는 이삿짐입니다.

 

휴가라고 해도 캠핑카를 몰고 조금 여유 있게 오는 키위들도 있고,

난민용 텐트에 매트리스까지 가지고 오는 키위도 있습니다.

 

이때는 텐트 가지고 오는 키위들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부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캠핑카가 아닌 텐트여도 휴가철에 휴가를 갈 수 있는 정도라면 나름 살만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우리가 만났던 어르신들은 그들이 젊어서는 휴가철인데도 휴가 갈 여유(돈?) 없어서 혹은, 휴가 갈 기회조차 없었던지라 은퇴를 하고서야 평생을 걸려 장만한 집을 팔고, 낡은 버스를 개조해서 인생의 황혼기에 자신이 평생 살아온 뉴질랜드 전국일주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집처럼 편안했던 아히파라 홀리데리 파크를 떠나면서 주인장인 샌디와 그의 엄마께 인사를. 얌체 같은 독일인 커플 코라&알렉스한테도 인사를 하고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새로운 길을 달리는 건.. 운전을 싫어라 하는 남편에게는 스트레스겠지만,

창밖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마눌은 간만에 다시 길을 떠나니 즐겁습니다.

 

 

 

역사 속에나 등장하는 1,2차 세계대전의 흔적입니다.

 

호키앙가 아치에는 전쟁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망자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뉴질랜드의 변두리 작은 마을에서 1914~1918년 4년 동안에는 90명의 전사자가, 2차 세계대전에는 66명의 전사자가 있었던 것을 보니 영국여왕의 이름아래 꽤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나갔었나봅니다.

 

 

 

맹그로브 나무만 봐서 “꽃”은 어떤 모양일지 궁금했었는데..

여기서 그 궁금증을 풀고 갑니다.

 

맹그로브 나무는 실컷 봤는데..

꽃이 필 때쯤이면 우리가 맹그로브 나무가 없는 곳에 있게 되는지라..

맹그로브 꽃은 어떤 모양일지 상상만 했었거든요.

 

맹그로브 나무는 숲처럼 형성이 되는지라 꽃이 피는 시기에는 엄청 예쁠 거 같습니다.

향기까지 있다면 더 환상적일 거 같구요.^^

 

물론 이 꽃이 정말 맹그로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꽃은 못 봤습니다.

 

맹그로브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했었는데, 맹그로브 꽃은 노란색이라고 했었는데..

종류마다 다른 꽃이 피는 것인지.. 내가 본건 보라색입니다.

 

모르죠! 이것이 맹그로브 꽃이 아닐 수도!

하지만 나뭇잎은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맹그로브가 맞는 거 같습니다. (아닌가?^^;)

 

 

 

지나가는 길에 만난 마을(이라기는 너무 작은) 하나.

길가에 가게 몇 개이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갤러리, 카페, 생필품을 파는 조그만 가게.

차들이 여러 대 서있는걸 봐서는 이동네 사람들이 일을 보러 오는 곳인 거 같습니다.

 

뉴질랜드의 시골마을은 이런 식으로 길가에 가게 몇 개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

 

한 곳에서는 마을의 “도서관”에서 1920년의 마을 사진을 붙여놨는데,

지금과 별 차이가 없어서 놀라웠습니다.(거리 양쪽으로 가게 몇 개)

 

대부분의 뉴질랜드 사람들이 목축업을 하면서 서로 떨어져서 살고 있고,

가끔씩 필요한 생필품이나 필요한 것들을 사는 정도이니 사실 큰 슈퍼 같은 건 필요 없겠네요.

 



가끔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뜻밖의 풍경을 보기도 합니다.

 

아주 잘생긴 장 닭이 2마리 있나 부다.. 했었는데,

갑자기 이 녀석들이 싸움을 시작합니다.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지, “말로만 듣던 투계가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투계는 필리핀이 유명 하다는디..

뉴질랜드에서 투계를, 그것도 경기장에 아닌 시골길에서..

 

둘이 미친 듯이 싸워대는 것을 보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너희 필리핀처럼 발뒤꿈치에 칼 달고 싸웠음 둘 중 하나 죽었다.”

 

 

 

우리는 아히파라에서 65km 달려왔습니다.

 

길의 끝에 온지라..

여기서는 (Hockianga harbour 호키앙가 하버) 배를 타야 다시 달릴 수 있습니다.

 

여기는 Kohukohu 코후코후, 여기서 우리는 배를 타고 Rawene 로인 쪽으로 갑니다.

 

원래 배가 이렇게 시간마다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가 지나서 성수기여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반대편까지는 차는 20불(1인 포함), 사람은 2불, 총 22불을 냈습니다.

따로 차표를 사는 곳은 없습니다. 배안에서 요금을 내죠.

 

차도 5회권으로 사면 30불이고, 사람도 10회권은 10불이지만,

관광객인 저희는 이곳을 딱 한번만 지나가면 되니 편도요금을 냈습니다.

 

배는 시간마다 있고, 저희는 바쁠 것도 없는지라,

코후코후 에서 배를 타기 전에 이 동네 구경을 갔었습니다.

 

 

 

배를 타는 곳을 지나서 계속 달려가면 막다른 길이 나오고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뭘 보겠다는 기대보다는 다음 배까지 시간이 남는지라 갔었습니다.

 

the Church of Our Lady of the Assumption

성모마리아 승천교회(한마디로 성당이죠.)

 

1910년에 오픈한 이 교회는 지역의 마오리 공동체의 경제적인 지원으로만 지어진 교회라고 합니다. 물론 건물도 이근처의 거주민인 마오리들이 (건축가의 주문대로) 지었지 싶습니다.

 

지금의 건물은 몇 번의 재건축을 거친 상태의 건물로서,

실내는 성당 같은 느낌은 절대 안 드는 곳입니다.

 

 

 

보통의 천주교 성당은 대리석에 기본으로 깔려있고, 금박이 번쩍거리는 실내장식에 마리아상도 커다란 것이 있고, 한마디로 블링블링한데, 이곳은 조금 다릅니다.

 

건물 안도 대리석이 아닌 나무이고, 눈레 띄게 커다란 마리아상도 없습니다.

이곳의 이름이 “마리아 승천교회”라는 걸 몰랐다면 그냥 개신교 교회인줄 알거 같습니다.

 

아! 자세히 보면 뒤로 커다랗게 보이는 사진이 예수님이 아닌 마리아입니다.

 

 

 

다시 배를 타러 와보니 차들이 몇 대 서있습니다.

이중에 관광객은 우리뿐 이였습니다.

 

저희를 빼고는 다 이 동네 사는 마오리 주민들이였죠.

 

 

 

차들을 위한 배편인지, 차들이 들어가는 공간만 널널합니다.

 

배의 좌측으로 있는 곳에 승객을 위한 객실이 마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다 차 옆,

혹은 차안에서 시간을 보내는지라, 객실에는 저희부부만 있었습니다.

 

사실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도 10여분 남짓인지라 굳이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기는 했습니다만,

이런 배는 처음인지라 신기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우리만 빼고는 다 현지인. 배를 타고 세탁기를 수리하러 가는 마오리 아저씨가 (친분이 있어 보이는) 차장 아저씨랑 수다를 떨어주십니다.

 

오렌지색 옷을 입은 차장아저씨는 요금을 받는 일보다는 사람들이랑 수다를 떠시느라 정신이 없으셨습니다. 동네가 작으니 다들 이웃사촌인 모양입니다.

 

 

 

배가 도착한 곳, Rawene 로인

 

배에서 내리면 만나는 건물들입니다.

복덕방, 정비소 앞에 있는 주유 기계.

 

관광객이 필요한 식품들도 살 수 있고, 레스토랑, 카페등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곳입니다.^^

 

배에서 내려서 슬슬 내려가다가 풍경이 근사한 곳을 만나서 운 좋게 하룻밤 묵어갈 수 있게 됐고,

남편 몸도 아직 시원치 않는지라 오후에 멋진 바다를 보면서 낮잠도 자고, 산책도 하고,

그렇게 조금은 편안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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