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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6-나이든 사람이 사귀기 더 쉽다,

by 프라우지니 201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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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인지, 아님 선입견이 무뎌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은 사람보다 더 나이 드신 분들이 더 쉽게 마음의 문을 여시는 거 같습니다.

 

아니 더 말을 걸기가 쉽다고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옆에서 누군가가 대화를 하면 한동안 듣고 계시는 듯이 조용하시다가 바로 그 대화에 참가(?)하십니다.

 

아히파라 홀리데이파크에 크리스마스& 새해 휴가를 온 키위(뉴질랜드 사람) 들.

키위라고 해서 전부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우리 집(=차) 앞, 뒤, 옆 모두 다 독일계 키위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 주위뿐 아니라 주방을 가도 다 독일어만 들립니다.

 

우리나라 사람도 그렇지만, 외국에 살아도 내 모국어가 젤 사용하기 편한 언어죠.^^

아무리 뉴질랜드에서 오래 살아도, 키위라고 불려도 그들은 독일인이죠.

 

남편과 마눌이 평상시에 쓰는 언어가 독일어이다 보니,

주변에 우리부부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주방에 요리를 하러 들어간 남편이 안 와서 가보면,

요리하다 말고 옆에 아주머니랑 수다를 떨고 계십니다.

 

남편과 해변을 산책하러 나가면 캠핑장에서 우리를 봤던 독일계 사람들이 또 말을 걸어옵니다.

그래서 산책하러 간 해변인데, 서서 수다만 30분 떨다가 들어오는 날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 주어들은 뉴질랜드 이야기가 꽤 됩니다.

 

뉴질랜드에 1970년 이전에 와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현재는 집 한두 채 정도는 기본적으로 갖고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1980년대 이후에 온 사람들은 지금까지 집 한 채 마련하는 것도 힘들고, 여행객들은 모를 뉴질랜드의 경제이야기도 해 주십니다.

 

그분들의 이민초기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인데,

그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분들의 뉴질랜드 사랑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독일 사람들만 아니라 미국사람도 만났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은퇴자 메리를 통해서는 미국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한 메리는 미국에서는 은퇴자도 의료보험을 내야하는지라,

공무원 연금임에도 살아가는데 빠듯하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메리는 부모님께 받은 유산이 있는지라, 1년에 6개월은 미국 집에서 살고,

나머지 6개월은 커다란 트럭 캠핑카로 다른 주를 여행을 다니면서 사는데,

 

이번에는 뉴질랜드에 와서 렌터카로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공무원 연금이면 꽤 될테데, 그 걸로도 생활이 빠듯하다니..

가보지도 않는 미국생활이 절대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스위스에서 온 한스&모니카에게서는 그들의 인생사도 들었습니다.

 

둘 다 재혼으로 만난 한스&모니카 부부.

 

모니카에게는 딸이 셋 있고, 이제는 봐줘야할 손자까지 있고, 한스는 첫 번째 결혼생활 중에 “전생의 연인”인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서 이혼을 했는데, 그 전생의 인연과는 딱 3달 후 헤어졌다는 참 황당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3달이면 지나가는 바람 이였구먼, 뭔“전생의 연인”이라고!!^^;

 

멋진 할아버지인 한스는 너무도 자상하신지라,

연세가 있으심에도 조금은 위험한(?) 타입이셨습니다.

그런 남자분이 있죠. 늙어도 멋진!

 

인종과 문화를 떠나서 역시 사람사귀기는 나이 드신 분들이 왔다! 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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